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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사람 이야기(1)

#타겟 #마케팅원리 #마케팅디자이너

by 잔상

드디어 사람 이야기이다.

커뮤니케이션도 사람 간에 하는 것이고 구매 결정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사람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긴하다. 그럼에도 플랫폼 이야기를 먼저 꺼냈던 이유는 사람은 플랫폼보다 더 복잡하기 때문이다. 성향을 살피는 MBTI 유형만 하더라도 총 16가지이고 다양한 감정들과 구매 결정을 이끌 트리거의 변수까지 섞이게 되면 얼마나 더 복잡해 지겠는가?


마케팅에서는 이 사람을 '타겟'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모든 사람이 아닌,


(해당 제품에 대한) 니즈가 있는 특정 고객을 대상

으로 하기 때문이다.


우선, 타겟을 바라보는 관점의 접근은 다양하겠지만


1.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사 브랜드 혹은 브랜드에 상응하는 니즈가 있는 사람들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뜬금없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국정원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영화의 영향도 컸지만 실제 내가 근무했던 군부대도 그런 비슷한 카테고리에서 근무이력이 있다보니 군대 전역을 하고 학교 복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표를 갖게 된 것이다. 신분을 위장하고, 미션을 달성하는 꿈을 가졌지만 애석하게도 3년 준비 끝에 난 꿈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렇게 취업을 하고 난,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마케터가 되면서 생각지도 못하게 국정원의 신원은 아니지만 꿈꿨던 비슷한 유형의 일들을 하게 되었다.

시장조사를 위해 경쟁사에서 가장 손님으로 위장하여 세부적인 상담 내용과 가격 정책을 알아오는 것이었다.

워낙에 이러한 위장 상담이 많았고 그것을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눈치를 챈 직원들은 세부적인 상담은 하지 않고 애둘러 말하고 끝내기 때문에 보다 완벽한 경쟁사의 '타겟'으로의 위장이 필요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완벽한 타겟으로의 위장을 위해서는 눈독들일 만한 니즈를 갖은 고객 설정이 필요하였다. 교육계 경력으로서의 예시를 들어보면, 우선, 주연 섭외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두고, 활자 책은 멀리하고 디지털 기기에 어느정도 빠져있는 가장 보편적인 아이를 섭외한다. (임직원의 자녀나 조카 등을 섭외하였다) 그리고, 맘카페나 켜뮤니티에서 자주 나오는 대화의 주제와 말투를 미리 학습을 한다.(일반적인 부모들의 말투와 질문이 아니면 의심을 사기 쉽다.) 끝으로 어느정도 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경쟁사 제품에 대해 스터디를 해서(이건 마케터가 아니더라도 당연히 경쟁사 분석을 위해 하는 것이 맞지만) 어느 정도 관심의 깊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방문시, 모든 제품에 대해 물어보고 싶겠지만 실제 부모들은 자녀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범위에서만 집중해서 묻기 때문에 내려놓아라. 또한 우리도 마케팅을 위해 우리의 모든 제품을 미는 것이 아니라 메인 상품에 집중을 하니 그에 상응하는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 설사 위장 노출이 안되었더라도 범위가 너무 넓으면 세부 상담내용을 놓칠 수 있다.)


이러한 '타겟' 위장을 하고 들어갈 때면 늘 심장이 쿵쾅 거렸다. 이 정도도 심장이 떨리는 데, 진짜 국정원이 되었으면 심장이 터졌을 지도...


아무튼 이런 역할극을 하면서 느끼게 된 것은 해당 브랜드에 니즈가 있는 고객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1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무엇보다 이러한 타겟 분석을 마케팅 제 1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고객을 특정 타겟으로 특정하는 실무적인 부분은 '06. 현실 마케팅; 타겟분류 1단계'에서 다뤘으니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경쟁사 방문에 대한 말이 나온 김에 마케팅 이론책에 나오지 않는 용어를 하나 말해주겠다. 시장조사 목적이 아닌 경쟁사에서 자사 제품을 근거없이 비방을 하는지 조사하기 위해 위장방문하는 것을 '마타도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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