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이는 나에게 건네는 말

익숙함 너머, 낯선 대화로 나아간 작은 용기의 기록

by 새벽의숲

온라인에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임을 나는 오랫동안 망설여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독서모임 신청 버튼을 몇 번이나 열었다 닫았다. 처음은 아니다. 좋은 기억도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쉽지는 않다.


그때를 떠올린다. 그 시절의 나는, 모임이라는 단어 자체를 어색해했다.

누군가의 소개 없이 낯선 사람들 사이에 스스로 들어간다는 것이,

마치 준비되지 않은 나를 세상에 던지는 일처럼 느껴졌으니까.

더 큰 이유는, 그런 자리에 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나만의 편견 때문이었다.

너무 적극적일 것 같고, 나와는 어딘가 맞지 않을 것 같았다.

나 자신이 그 범주에 포함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불편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편견을 핑계 삼아 조용히 선을 긋고 있었던 거다.


그러던 어느 날, 익숙한 대화들 속에서 문득 허기를 느꼈다.

말은 오가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관계들, 편안하지만 얕은 이야기들.

조금은 낯선 깊이를 만나고 싶어졌다.

그때 마침, 책을 매개로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독서모임.

수차례 페이지를 넘기며 주저하다가 결국 신청 버튼을 눌렀다.


처음 참석한 모임은 예상과 달랐다.

책은 하나였지만, 거기서 뻗어나가는 이야기는 제각각이었다.

같은 문장을 읽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 사람들.

공감도 있었고, 충돌도 있었지만, 그 모두가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나만 그런 줄 알았던 조심스러움이 그 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더 나은 대화를 원하고, 진심을 나누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이었다.


그 기억이 남아 있다. 그 따뜻함이, 지금의 망설임 앞에서 나를 조금씩 밀어준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조심스럽다.

누군가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대화 중 침묵이 길어지면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닌지 생각한다.

그게 내 방식이라는 걸 받아들이면서도, 때로는 피곤해진다.


하지만 아마도, 나는 앞으로도 그렇게 조심스럽게 나아갈 것이다.

그 문을 열 때마다 여전히 망설이겠지만, 이전보다 조금 덜 겁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작은 용기가 또 다른 누군가의 망설임을 덜어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문은 생각보다 작고, 문 너머는 생각보다 따뜻하다.

그러니 망설이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도, 이 말을 남겨두고 싶다.

"이번에도, 괜찮을 거야."

keyword
이전 02화스쳐가는 인연을 붙잡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