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을 드러내는 연습

글로 조금씩 나를 꺼내보는 이유

by 새벽의숲

우연히 본 사진 속 한 사람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

회색 카디건에 검은 티셔츠,

특별할 것 없는 옷차림이었지만 묘하게 시선이 갔다.

포즈를 취한 것도, 얼굴이 보인 것도 아니었는데

어딘가 자연스럽고 매력적이었다.

그 사람만의 분위기, 어울림이 있었다.


글도 비슷하다.

완벽하게 다듬어진 문장인데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 글이 있다.

반면에 약간 서툴더라도 오래 머물게 되는 글이 있다.

단어 하나, 말투 하나에 그 사람의 마음이 느껴져서.


아마 글에도 옷처럼 '어울림'의 감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어울림은 스타일이 아니라, '자기다움'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자기다운 글, 자기다운 옷차림, 자기다운 말투.

이 모든 건 겉으로 드러나지만 결국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다.

억지로 흉내 낼 수 없고,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에게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렇다.

'이상하게 보이면 어떡하지?'

'괜히 튀는 건 아닐까?'

'너무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진 않을까?'

이런 생각에 머뭇거리다 보면, 어느새 나를 감추게 된다.


안전한 선택만 하고, 무난한 말만 하게 되고,

튀지 않기 위해 조심하다 보면,

조금씩 내 색이 옅어진다.

내 목소리는 작아지고, 결국 나는 평범한 사람 속에 묻힌다.

안전하지만 밋밋한, 무해하지만 재미없는 사람이 되어간다.


그래서 요즘은 나를 드러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말로는 아직 어렵지만, 글을 통해서라면 조금은 용기를 낼 수 있다.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

완벽하지 않아도 솔직하게 남기는 문장들.


자기다움이란 그런 거창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냥 나답게 있는 것.

내 마음을 조금씩 꺼내 보이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진정성 있게 표현하는 것.


그런 작은 용기들이 쌓이고 쌓여, 언젠가는 나만의 색깔이 될 것이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기고, 내 글에 머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회색 카디건을 입은 그 사람처럼,

특별할 것 없어 보여도 누군가의 마음에는 오래 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조금씩, 천천히.

나를 잃어가는 대신 나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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