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한 대가 알려준 일상의 새로운 시선
사진과 에세이는 닮았다.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과 풍경이 담긴다.
그 평범함이 사진 혹은 글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지는 순간,
특별함이 그곳에 깃든다.
나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일상이
어떤 이의 글에서는 특별함이 되고,
나에게는 너무나 평범한 풍경이
어떤 이의 사진에서는 특별함이 된다.
그런 이들이 바라보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나도 그런 눈을 갖고 싶은 마음 때문일까,
주기적으로 카메라를 사고 싶다는 욕망이 찾아오곤 한다.
이 욕망은 단순히 소유하고 싶은 마음일까,
아니면 정말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일까.
밤마다 침대에서 뒤척이며 카메라 후기를 읽었다.
가격과 성능 사이에서 저울질했고,
정말 오래 쓸 수 있을지 자문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카메라를 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시간이 지나면 이 흥미도 사라지지 않을까?'
'결국 서랍 속에서 먼지만 쌓이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들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그렇게 몇 달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용기를 내어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
카메라를 산 그 주말,
나는 근처 공원을 산책했다.
자주 방문하던 공원,
달라진 것은 손에 든 카메라 하나였다.
평소 산책 시간은 나의 내면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거나.
그런데 카메라를 손에 쥐고 나니,
내면이 아닌 외부의 세상을 의식하게 되었다.
녹색으로 가득 찬 나무와 풀,
그 사이로 비치는 햇빛의 각도가 눈에 들어왔다.
녹색 사이사이로 분홍과 노랑으로 존재감을 뽐내던 꽃들이
어떤 구도에서 가장 아름다울지 생각하게 되었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그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지만 기억에는 남겨두고 싶은 순간이라는 걸
깨달았다.
공원은 변한 게 없었는데,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달라졌다.
셔터를 누를 때마다,
그동안 지나쳐왔던 작은 아름다움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카메라를 산 것만으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확 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조금씩 모인다면,
언젠가는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카메라를 손에 쥐고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려 한다.
특별함은 어쩌면 새로운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