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주재원 아내의 커리어 유형

커리어 전환

by 미미

여기서 본 주재원 와이프들의 커리어 유형은 여럿이었다.


1. 커리어 휴직형

주로 교사로 마음껏 휴직과 복직을 반복한다. 걱정 없이 해외생활 누리는 장점. 교사가 이렇게 좋은 직업인줄은 결혼 한 후에 주변 교사들을 보고서야 알게되었다.


2. 커리어 메뚜기형

전문분야가 있기에, 쉬었다가 원할 때 지원해서 일한다. 결혼 전 분야를 이어서 계속 할 수 있다는 게 장점. 전문분야가 애초에 있어야한다는 게 함정.


한 친구가 이런 케이스였는데, 종전 JPO였던(jpo는 국가 지원으로 쥬니어 레벨을 국제기구에 파견해주는 제도로 굉장히 선별적인 제도) 이 친구는 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해오다 남편과 결혼하고 아이를 돌보며 따라다니는 주재원 와이프의 삶을 살았다. 그런데 남편이 건강의 이유로 크게 아픈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남편이 쉬고, 이 친구는 바로 자국 개발협력기관에서 일을 시작했다. 이는 그녀가 개발협력 전문가 풀에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원할 때 언제든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내게 설명하였다.


3. 퇴사형

그야말로 퇴사 후 전업주부로 산다. 가장 흔함.

ㅇㅇ 대사 와이프는 아예 애초부터 자신의 커리어를 접어버리는 경우를 보았는데, 매번 동행해야하기 때문에 커리어 유지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대학 강사의 자리에서, 교수자리를 바라보다가도 그만 두고 남편의 내조를 하는 친구를 보았다.


4. 커리어 전환형

아예 다른 커리어를 모색한다.

국제기구 직원이었다가 필라테스 자격증 따고, 남편 따라다니며 강사로 전환한 케이스. 이 곳에 유일한 리포머 보유자로 소문 나 있다. 자기 집에서 수업을 하기에 그 많은 필라테스 기구들이 방 두 곳을 차지하고 있다. 시간 당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꽤 비싼 강의료를 받고 일한다.


국제 NGO단체 직원이었다가 GIA 감정사 따고, 쥬얼리 브랜드 런칭한 친구. 근무하던 아프리카 ㅇㅇ에도 쥬얼리 샵을 열었으며, 이후 이주한 태국에는 여전히 쥬얼리 샵이 있으며, 원격으로 관리한다. sns로도 유명하여 인플루언서이다. 자신의 sns에서 쥬얼리도 판매한다.


ㅇㅇ 대사 부인은 남편을 따라다니며 커리어를 포기했지만, 마침 호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그 곳에서 테솔 공부를 하였다. 이후 자국민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는데, 초보적인 수준을 가르쳤던 터라 지루했다고 그래서 더 이상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제 경제적으로도 여유로운 마당에 더 이상 이 직업을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위 사례들을 보며 점점 드는 생각은 주재원 와이프가 커리어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자격증 취득 위주의 커리어로 전환을 시도해야된다는 점이다.


경력이 단절된 마당에, 해외에서 경력을 쌓긴 어렵고, 자격증 공부를 해서 자기만의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1인 사업가로 일하는 게 가장 여러 면에서 괜찮아보인다. 9-6 직장을 잡지 않아도 되며, 누구 밑에 들어가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조건.


나도 커리어 전환 케이스인데, 파견 온 이 곳에서 처음 정착하면서 할 일이 없어 방황하던 내가 근 일 년간 준비해 온 것도 ㅇㅇㅇ 자격증이다. 앞으로 시험만 보면 된다는...가장 큰 허들이 남아있다.


5. 신앙 전도형

주재원의 와이프 중 개신교 신자로 해외에 나오면 꽤 흔한 유형이기도 한데, 남편은 파견와서 일하고, 와이프는 선교사 타이틀을 달고 생활하고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커리어는 아니지만, 어짜피 돈 버는 직장생활을 할 수 없는 마당에, 아예 다른 종류의 삶을 모색하는 사람들이다.


keyword
이전 12화주재원 아내와 재택근무(퇴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