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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이 Oct 18. 2022

재미있는 게 좋아

[18/100] 도전 : 1일 1글쓰기 - 프로젝트 '좋아해'

재미에는 여러 가지 장르가 있다. 한국인을 정의하는 수많은 것 중에 대표적인 음주가무형 재미, 말장난으로 사람들을 들었다 놓는 말장난형 재미, 우스꽝스러운 몸짓의 슬랩스틱 코미디, 한 가지를 깊게 파고드는 탐독형 재미, 은밀한 것을 들춰보는 관음적 재미, 돈을 써서 원하는 것을 얻는 소비형 재미, 몸을 움직여 땀 흘리는 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운동형 재미. 당신의 취향은 어느 것인가. 유혹에 약한 편인 나는 이 모든 재미를 골고루 사랑하지만 그중에서 언어유희에 가장 약하다. 


말주변이 없고 소극적이라 말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껴온 나는 그래서 말을 재미있게 잘하는 사람이 좋다. 매사 모든 것이 장난인 개그 프로그램도 좋아하지만, 예상치 못한 순간에 툭 놓아지는 말들에서 재미를 찾는 것이 좋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장난을 꼽으라면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과 '스페인 하숙'에서 보여진 유해진 식 농담. 새끼 오리가 다 크면 흰색이 된다는 말에 '아니지! 오리가 다 크면 검정이지'라고 한다든가, 스페인은 갑오징어가 비싸다는 말에 '그럼 갑오징어 말고 을오징어로 해요!' 하는 식의 개그. 대충 만든 듯하지만 기발한 가구에는 '이케요'라는 이름으로 재치와 유쾌함을 더한다. 


말장난은 유치하지만 단어와 문장을 아주 잘 가지고 놀아야 한다. 사회의 흐름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당히 풍자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필요한 순간, 망설임 없이 상황에 툭 던져놓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남을 깎아내리거나 희롱하지 않아서 더 좋다. 머릿속에서 어떤 나래가 펼쳐져 있는지 신기하고, 궁금하다. 평소에 주변 상황에 얼마나 관심이 많고 관찰하는지 고스란히 담긴 다정한 농담. 고된 하루하루에 찡그린 마음을 환기시키는 언어유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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