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이 아닌 도시를 건설해 갈 뷰를 가졌는가
회사를 짧게라도 운영해 보면 안다.
큰 그림을 그려야 하고 개성 있는 공든 탑을 올려야 한다. 운영이란 측면에서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생각해야 하고, 선한 가치를 잘 펼쳐가고자 어떻게 운영해 갈 것인지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
월급을 받는 편집자로 살 때에는 그저 에펠탑을 잘 짓는 것을 소망한다. 하지만 대표가 되어 회사 전체의 그림을 고민하다 보면 파리라는 도시가 없는 에펠탑은 무의미하다는 시야가 열린다. 도로도 깔아야 하고 하수도도 만들어야 하고 가로수와 공원도 필요하다.
그런 도시적 기반과 공원을 만들어 가면서 에펠탑을 만들어 올려야 랜드마크적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 작업이 성공하면 루브르 박물관 설립에도 도전하고 로뎅 미술관도 만들어 가지만, 직원 마인드에선 대부분 에펠탑 하나 달랑 생각하다. 곧 이도 저도 아닌 회사가 되어 열정 없는 곳이 된다.
편집과 미술에서 작품을 만들어 가더라도 이를 지원해 주는 경영과 영업, 총무가 없으면, 결코 파리라는 도시는 세워지지 않는다. 각 업무의 누구나 중요하고 제 역할의 가치를 지닌다.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일하는 자기 영역에서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분위기도 중요하고, 실무자 또한 내가 나무도 심고 하수도도 만들고 전등도 켜는 일에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야 한다. 서로의 일을 격려하고 누군가가 미흡한 점이 있으면 내가 도울 수 있는 영역을 생각해 가는 회사는 발전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사장 마인드를 얼마나 많은 직원이 열정적으로 공유하느냐다. 비전을 제시받고 전체가 그 비전에 공감하고 달려가는 회사, 내가 가진 꿈을 회사 안에서 실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고 일하는 회사,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뚫고 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 자기 파괴의 실패를 딛고 선 전투력, 오늘 내 할 일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업무 속에 내 일을 생각하는 안목, 시장의 벽을 넘고 침투해 들어가는 기획력 등이 사장 마인드에 들어 있는 요소다.
1인 출판사를 창업한 뒤에야 나는 사장 마인드를 배우고 내 실적을 빛나게 하는 에펠탑'만' 쌓으려던 생각을 버렸다. 도시를 짓고 그 속에 다양한 건축물을 세워가며 함께 만들어 가는 작품이 가능하도록 코디하는 역할에 대한 많은 수업을 받았다.
황량한 사막에 세우는 에펠탑이 아닌 파리라는 도시를 설계해 가는 회사가 되도록 비전을 세우고 나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