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재경 Jul 03. 2019

백만 명이 찾아오는 꽃 축제, 쾨켄호프

네덜란드 영감여행

KLM 항공

  암스테르담 행 KLM 항공편은 밤에 출발해 새벽에 도착하는 스케줄이라,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KLM 항공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이용하는데, 감사하게도 샤워실이 무료예요. 비행기 탑승 전에 몸을 씻었습니다. 씻고, 잘 준비를 하니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프라이어티 패스 카드로 입장이 가능한 SPC라운지가 음식이 참 좋았는데, 10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어 안타까웠습니다.

  11시간 비행 후 스키폴 공항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 다섯 시 정도. 공항 내 커피숍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습니다. 커피 두 잔과 아들을 위한 민트 티를 주문했는데, 티백이 아니라 생 민트를 실로 묶어 따뜻한 물에 툭 담가줍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민트 티를 생 잎으로 마신다고 합니다. 저는 평소에도 민트 티를 물처럼 마실만큼 좋아해서, 생 민트 를 보니  ‘WELCOME!’이라 말거는 듯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KLM 항공은 처음 이용했습니다. 기내 디자인에서 주고 싶은 메시지를 계속 반복해서 노출하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로고는 네덜란드 델프트 도자기의 블루 색상을 기본색으로 씁니다. 비상 탈출 안내 영상에서는 델프트 도자기로 네모 타일로 배경을 만들고, 그 위에 파란색 라인으로 그린 애니메이션을 활용합니다. 물병엔 ‘TASTE BLUE’라 적혀 있어요. 반복해서 도자기의 블루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내리기 전,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있다는 홍보 영상을 보니 노력이 굉장합니다. 모든 쓰레기는 정확하게 재료 별로 분리 수거해 재활용합니다. 기내식 용 플레이트와 카트도 다시 디자인 해, 부피와 무게를 줄여 연료를 절약합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말하고 있어요. 이렇게 집요한 사람들을 보면 존경의 마음이 배어나오면서, 한편으로는 신기합니다.

부엌의 작은 정원, 첫 스케줄, 쾨켄  호프


  오늘 바로 쾨켄 호프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쾨켄 호프는 ‘부엌의 작은 정원’이라는 의미로, 일 년에 8주만 진행하는 네덜란드의 플라워 축제예요. 날씨 상황에 따라 매해 날짜는 조금씩 달라집니다. 올해는 3월 23일부터 5월 21일까지 열렸어요. 가까스로 볼 수 있었습니다. 해마다 백 만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그 중 80%가 외국인입니다. 공원의 면적은 32에이커로 129,500 제곱미터(약 3만 9천 평) 정도입니다. 700만 송이의 꽃을 40명의 정원사가 심습니다. 정원사가 튤립 구근 심는 걸 봤는데 손으로 꽃삽 세 번에 구근을 심으셨어요.

  거기 들어가는 꽃은 100명 이상의 생산자가 공급하고, 500명 이상의 생산자가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실제 정원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다고 홍보합니다. 스키폴 공항에서는 858번 직행 버스로 이동하고, 시간은 20분~25분 정도 걸립니다. 짐은 공항 보관소에 맡기거나, 매표소 앞에도 보관소가 있습니다.

  저는 전 세계 사람들을 백만 명이나 모으는 이 비즈니스의 매력이 궁금했습니다. 직접 보니, 대단히 세련되지는 않았어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요. 꽃을 주제로 한 전시관이나, 꽃을 싱싱하게 관리하는 기술 같은 걸 예로 들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품종 개발에 정말로 열심입니다. 네덜란드는 농업 강국이에요. 세계 농업 대학 랭킹 1위 와게닝겐 대학교가 있는데, 농업에 대한 강의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네덜란드 화훼 회사들이 각자의 컨셉으로 출품하고, 전시하는 기획관도 있었습니다. 저는 일년 가까이 꽃을 배우고 있는데, 처음 보는 꽃들이 종종 보일 만큼 꽃의 종류가 다양했습니다. 숱 쳐낸 식물들의 가지는 꽃과 통 사이에 장식해 활용합니다. 쾨켄호프를 볼 수는 있지만, 꽃의 상태가 거의 끝 물에 가까워 아쉬웠어요. 그래도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인파가 어마어마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의 선물! 제가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어디서나 잘 자라고 생명력 이 긴, 노루오줌의 서양 버전, 아스틸베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핑크 꽃을 피우고, 그늘에서도 잘 자랍니다. 저는 여러가지 아스틸베 중에서도 네덜란드 산 밝은 핑크 색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http://modernmother.kr

http://brunch.co.kr/@modernmother

http://instagram.com/jaekyung.jeong

이전 02화 영감여행 네덜란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