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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토카 매거진 Mar 06. 2022

스크래치 빌드 모형의 달인

모터링 아트 11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의 던컨 맥라렌(Duncan McLaren)은 어려서부터 모형 만드는 걸 즐겼다. 하지만 규격화된 모형을 만드는 것은 전혀 재미가 없었다. 그는 “모형이 정확하지 않으면 잘라내거나 디테일을 더하는 등 개조했다”라고 말했다. 


품질 좋은 선박 모형은 언제나 인기 있었다. 그는 결국 존 브라운사(社)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게 됐다. “나는 그곳에서 데이비드 휴스턴으로부터 일을 배웠다. 뛰어난 모형제작자였던 그는 ‘나무와 놋쇠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그건 제대로 된 모형이라고 할 수 없다’는 신조가 있었다.” 맥라렌의 말이다.


열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연 모습
놀랄 만큼 멋진 변속기와 페달
칠을 마치고 조립하기 전의 모습



그는 유리섬유를 다루면서 주말이면 포뮬러 포드 일을 도왔다. 그러다가 결국엔 팀을 운영하는 데 관여하게 됐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서 드라이버들이 그들의 차를 모형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묻기 시작했다. 처음 만든 차는 쉐브론 B16이었다. 처음 1대였던 것이 10대로 주문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C-타입과 D-타입 등 재규어에 대한 문의도 있었다. 다음에는 프레이저 내시 르망 레플리카였다.”


꼼꼼한 작업방식 덕분에 맥라렌은 히스토릭 레이싱 전문회사 홀&홀을 돕는 꿈같은 일을 하기에 이르렀다. 


구리로 된 8C의 차체는 직접 거푸집을 제작해 손으로 만든 것이다


“BRM은 내게 특별한 존재다. 1971년 몬차에서 우승한 타입 160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되다니 믿을 수 없었다. 내가 알파로메오 모형 제작 주문을 처음 받은 것은 밀레 밀리아에서였다. 6C-1750의 주인이 모형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 물은 것이다.” 


그때 이후로 맥라렌은 GP 티포 B와 오스카 V12를 포함해 여러 이탈리아 차를 복잡한 스크래치 빌드(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든 부품으로 모형을 제작하는 방식)로 만들었다.


맥라렌은 평소 1:16 스케일 모형을 선호하지만, 지난해 1:8 8C-2300 제작 의뢰를 받았다. 12개월 후, 완성된 아름다운 모형이 실제 차를 가지고 있는 오너에게 배달됐다. 


“나는 스티어링 박스부터 만드는 걸 좋아한다. 안에 들어간 기어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만들 때면 쉽게 흥분해 열중하곤 한다. 8C를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엔진 패턴, 72 스포크 와이어 휠, 보닛을 만드는 일이었다.”


만약 그에게 오직 자신만을 위한 모형 하나를 만들 시간이 주어진다면, 1956년 르망 24시에서 우승한 재규어 D-타입 XKD 406이 될 것이다. 


“론 프록하트는 내가 어릴 때부터 영웅이었다. 나는 그가 BRM P25를 타고 경주하는 모습을 보러 에인트리 경마장에 가곤 했다. 어느 날 그는 나를 들어 올려 피트 카운터에 앉히고 말을 건넸는데, 나는 그 순간을 절대 잊을 수 없다. 얼마나 멋진 슈퍼스타인가.” 


8C의 섀시
놀랄 만큼 디테일한 엔진룸


2015년 6월호 @autocarkorea I classic & sports c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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