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치앙마이 7
차량을 랜트한 둘째날. 첫째날 예약한 시간은 8시였고, 둘째날 차량 도착을 부탁한 날은 9시였다. 참 잘한것 같다. 첫째날은 여행이 설레서 일찍 일어나서 빨리 움직일수 있었지만,
둘째날은 아무래도 2시간밖에 안된다고는 하나 시차가 있고, 첫째날 신나서 돌아다닌거 때문에 피곤할것이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_-;
우선 출발전에 한국에서 입고 온 옷들이랑 첫째날 입고 다녔던 옷들까지 해서 세탁물이 좀 모였길래 호텔앞 빨래방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세탁소도 9시에 문을 열어서 기사님께는 15분 정도 있다가 출발하겠다고 말씀 드리고 빨래방에 다녀왔다.
이곳은 킬로그램당 50바트로 세탁을 해주는 곳이고,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라고 했다. 아침 9시에 빨래를 맡기면 다음날 6시에는 세탁후 잘 말려진 빨래가 예쁘게 개켜주시기까지 했다.
둘째날 첫번째로 갔던곳은 '트위촐 보타닉 가든' 이라는 작은 정원이었다. 보통 치앙마이 관광으로 처음 가는 관광객들은 '퀸 시리킷 보타닉 가든' 을 방문하는것이 코스라고 하는데, 관광객들이 우글우글하는 장소에는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았고.... 차량 대절을 요청한 것에 추가로 지불해야 하는 입장료가 비쌌다.
이것 말고도 다른 식물원이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도 왕립 식물원이고, 온실에서 키우는 난꽃들이 볼만 하다고는하나 입장료가 시리킷 식물원보다 더 비싸고, 현재 공사중으로 파헤쳐지고 관리가 잘 되지 않다는 구글 장소 리뷰가 있었고.... 그렇다면 입장료가 아까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왕립 어쩌구라고 되어 있는곳들은 현지인과 외국인의 입장료가 다르다는것도 알고 있었고,
그렇게 입장료 다른거 감수해줄만한 곳은 인타논 산(한라산보다 높으니) 한군데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이사켓 지역에 있는 오래된 리조트 (호라이즌 리조트) 에서 관리하는 식물원 구경이나 하러 가기로 했다.
마침 방문했던 시간대에 어린이 친구들이 소풍 목적으로 단체방문해 와 있었고, 외국 어린이들과 함께(...)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무료 셔틀을 탑승하고 정원을 한바퀴 돌 수 있었다. 도이사켓 트위촐 보타닉 가든에는 토피어리 조형이 잘 되어 있는데, 토피어리 동물들에 죄다 눈을 달아놓은게 재밌었다 ㅋㅋ
트위촐 보타닉 가든은 입장객에게 정규 트램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지만 그보다 자전거를 타고 한바퀴 돌아보는 관광객들이 더 많은것 같다. 물론 투숙객에게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되겠다만, 리조트 자체가 낡아서....
그러나 자전거를 대절하기에 태국의 태양은 잔혹하리만치 따갑다 -_-. 정원에 일부 그늘진 곳들이 있기도 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구간들 (중간중간 자전거 입장이 안되는 곳에 세워놓고 산책하면서 정원 구경을 하는식) 은 따가운 태양볕을 그대로 내리 쬐면서 달려야 하는 구간들이 많다.
(원래 자전거 타고 산책하려다가 태양광이 너무 세서 한큐에 포기함)
도이사켓 인근까지 왔는데 생각보다 실망스런 -_- 구경을 마치고 점심전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님만해민 지역이었다. 치앙마이 북서쪽에 위한 님만해민은 한국으로 치면 압구정에 준하는 지역으로, 땅값도 비싸고 세련된 가게들이 많아서 한국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치앙마이를 다녀왔던 친구도 숙소가 이쪽이었다고 했고, 이곳의 관광지로는 '원님만' 이라는 쇼핑몰과 '마야몰' 이라는 종합 쇼핑몰이 있다고 했다.
원님만은 약간 인사동 쌈지길 느낌으로 조성되어 있는 쇼핑몰이었고.... 물건의 품질들이 시장보다는 확실히 나았다 (물론 가격도 비쌈) 흔히 동남아 여행가면 물가가 싸서 편히 돈쓰고 다닌다고 한다만, 세계 어디든 비싼건 비싸고 좋은건 좋다. 동남아니까 싸야 된다는 법은 없으니 걍 여행지 기본화폐인 US달러 (뭐요) 쓴다고 생각하고 그정도 가격이면 이정도 품질이 나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는게 속편한....... 그런곳이 원님만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쌈 us달라가 너무 비싸서 ㅋㅋㅋ)
현지식 간식은 도저히 먹을 용기가 안났고, 젤라또 파는게 있길래 사다먹어봤다. 그나마 좀 신선한 도전해본다고 리치맛 아이스크림을 먹어봤고, 맛은 좋았음.
밀크티도 마셔봤다. 태국 밀크티는 색상이 굉장히 주황색인게 신기했었는데 평범하게 맛은 밀크티인것이 신기했음.
이 매장 앞에 린넨 소재의 귀여운 옷을 파는 작은 매장이 하나 있었는데 이곳에서 옷을 위아래 두벌 구매했다. 바지는 약간 큰편이었지만 마음에 드는거라 한국가서 줄여입어야지, 하고 무리해서 걍 사왔고, 여행중에 잘 입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망해버린 사업장도 많았는데, 다시 관광객들이 방문해서 그런가 새로 개업한 가게들도 꽤 있었고, 새로 가게 개업한 기념으로 축복해주시는 승려님도 봤다.
여행전에 봤던 치앙마이 가이드북에서 가보라고 추천한 가게들은 구글맵에서만 뒤져봐도 폐점한 곳들이 많았고, 님만해민 지역에 있었던 큰 호텔도 코로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망해버렸다고 했다. 그래도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예전처럼 활동하고 싶어하고... 그런 흐름을 따라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는구나 싶었다.
원님만 쇼핑몰들은 관광객에게 소비욕구를 불러일으키게 제품 디스플레이를 잘 해놓은 공간이었다. 분명히 어제 저녁 시장에서 보면서 하찮아 보여서 스쳐나왔던 물건들인데 매장에 예쁘게 진열된 물건들은 왠지 선물하고 싶은 느낌이 들게 설레게 잘 진열되어 있었다.
하하. 이게 오프라인 쇼핑이 주는 매력이지 싶었다.
태국 북부는 꿀이 괜찮다는건 어렴풋이 들었는데, 그래서 테이스팅 코너에 무슨 꿀이 4종류나 놓여 있는걸 보면서 기가막혔다 ㅋㅋㅋ.
몽땅 맛을 보라고 하길래 뭔 큰차이가 있것어, 싶었는데 전부 맛이 달랐다! 베스트셀러라는 꿀이야 뭐 당연히 한국의 잡꿀 맛이었고, 와일드 플라워 허니는 꽃향들이 잔잔히 은은하게 나는게 아카시아 꿀이랑은 좀 다른 느낌이라 구매하기로 했고
스페셜 플레이버 라는 리치 허니는 꿀인데 묘하게 좀 매운맛이 났다. 그런데도 달콤한게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었고.... 가장 왼쪽의 희귀한 맛이라는 꿀은 전량 커피꽃에서 채취하는 꿀이라고 했다. 이후 알게된것인데, 커피꽃은 10~11월 짧게 피었다가 지고 12월부터 열매를 맺기에 귀하게 얻는 꿀이라고 했고,
섬세한 맛에 커피용 꿀로 쓰면 참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매하기로 했다.
원님만 2층에는 패션소품이나 옷들을 많이 팔고 있었고, 산책하다보면 저녁 나이트마켓이 개최되는 공간을 위에서 내려다 볼수 있는데 (원님만 화이트 마켓? 이라고 부르나 봄)
어디든 길거리음식 이란게 비슷비슷한갑다.... 하고 말았음(...)
이렇게 원님만 산책을 마치고 마야몰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 걸어서 10분컷?
마야몰 앞에는 think park 란 쇼핑몰? 비슷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는데 무척 혼란스러웠다 ㅋㅋ. 한국식 가게, 일본식 가게가 섞여 있는 테마 파크 비슷한 공간인데 치앙마이까지 와서 이런데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다가 어디나 젊은 애들한테는 이런 엔터테인 공간이 먹히는가 싶어서 기가 막히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마야몰은 입구부터 도어맨이 계시더라.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옛날 옛적에 사라져버린 도어맨이 계신게 참 같은 아시아권이어도 문화가 서로 다른게 신기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고... 인건비가 싸서 아직도 이런걸 직업으로 유지할수 있는가 싶어서 묘한 기분도 들었다.
더불어.... 남국에서도 크리스마스라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수많은 트리장식이나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볼 수 있었던것도 재미있었다.
쇼핑몰이야 뭐 거기서 거기고... 하남 스타필드(....) 느낌이었다. 신기했던건 3층?에 헬스장이 있었던거였는데 통창으로 만들어놔서 사람들한테 운동하는 자신을 과시할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간인가 싶어서 좀 기가차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관이 있었는데 영화값이 싸! 한국의 ½ 비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니!
지하에는 푸드코트와 슈퍼마켓(림핑 슈퍼마켓)이 하나 있었는데, 애프터눈 티를 마시러 가려고 했던 포시즌스 리조트에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해야 해서 얼른 지하 매장에서 밥만 먹고 나왔다.
지하 푸드코트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팔고 있는데, 마늘 볶음밥에 올라간 까이양(구이닭)이 크게 비싸지도 않고 맛도 좋았다. 외국인 관광객 진짜 많은가 아예 한국말로 메뉴가 적어져 있어(...
여기까지 1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