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운동장, 세상보다 더 활기찬.
관중석이 빈 운동장에서 리그를 치르는 건 아마 2020년 운동장을 기억하는데 가장 특별한 기억일 것이다.
-물론, 이 기억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프로리그부터 소소한 주말에 사람들끼리 모여 펼치는 동호회 체육까지, 어디든 응원의 함성은 적절한 풍경.
그만큼 올 시즌의 풍경은 낯설다. 관중의 응원이 뜨거운 곳이 말 그대로 적절한 운동장의 풍경이라는 거.
관중의 함성이라는 부분은 스포츠를 구성하는 3대 요소 가운데 하나라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다.
선수들의 수준 넘치는 플레이와 멋진 경기장, 그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요소? 이 모든 것은 조화가 필요하다.
운동장에서 스포츠를 관중으로 즐기는 것, 우리에겐 어쩌면 아주 익숙하고 오랜 기억의 경험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모두가 대표 선수가 될 수 없던 운동회부터 시작해 반대항, 학교대항의 여러 무수한 경기들까지.
그 기억들과 함께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갔던 야구장이, 축구장이, 체육관이 우리를 관중으로 만들었다.
관중으로 경기를 보는 건 매우 수동적이고 철저한 관찰자적인 입장으로 보이기 쉽다. 그런 요소도 많고.
하지만, 과연 그것만이 전부일까? 우리가 관중석에 앉아 함께하는 경기는 정말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걸까?
선수들에게 직접 듣는 관중의 응원 효과는 매우 미묘한 특색들이 있다. 의식적으로 프로가 될 수 있는 지점,
돈을 내고 경기를 보러 온 사람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역할과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분은 분명 작지 않다.
아울러, 그 순간에 대한 가치를 좀 더 높이는 것과 동시에 하나하나의 플레이에 대한 책임도 커진다.
물론 그렇지 못한 행동에 대해선 야유와 비난을 받고, 이런 요소들은 선수들에게 갈수록 커지는 부담이다.
-경기장에서 직접 보지 않더라도, 실시간 중계에 온라인 응원과 많은 SNS 매체는 이런 기능을 수행한다.-
과거엔 오로지 훈련의 시간, 관중이 없던 경기로 치러지던 전지훈련의 운동장조차 최근에는 관중이 찾는다.
-물론, 과거와 같은 해외 전지훈련 캠프가 언제쯤 다시 부활될지는 확신하기 힘든 노릇이기도 하다.-
관중이라는 요소와 그들이 외치는 함성, 스포츠의 요소로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자 가치로 자리한다.
나아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익숙지 않은 구단들의 자생 수단, 스포츠단 운영의 내일도 역시 여기서 시작한다.
경기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그 경기를 보는 팬들과 그들이 함께하는 공간인 운동장이 진정한 스포츠의 의미,
아직까지 우리에겐 낯선 부분이 더 많은 이 같은 변화는 지금 우리 스포츠의 틀에서 빠르게 자리하고 있다.
고요한 관중석의 시대를 마감하는 즈음, 그 역할에 대해 최근 없어도 그만 아니었던가를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관중은 중요하고, 그 함성은 운동장의 필수 요소다. 지금의 스포츠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아가 앞으로의 스포츠, 스포츠의 내일을 위해서도. 팬들이 없는 스포츠는 스포츠라 할 수 없다.
여러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런 의미에서 다시 관중이 찾는 경기장의 의미, 결코 작게 볼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