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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쫑 Nov 10. 2019

시엠립의 밤, 시엠립

화려했던 앙코르 제국


  

  시엠립은 연간 수백만명의 외국인이 찾는 관광명소다. 캄보디아 북서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앙코르왓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엠'은 태국의 샴족에서 나온 말로 시엠립의 도시 지명은 ’샴족을 물리치다’라는 뜻이다. 앙코르왓으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이곳은 시골이었다. 앙코르 유적이 세상에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도시가 되었다. 시엠립 시내에는 약 15만 명이 거주하며 관광이 주 수입원이다.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외국인을 위해 호텔 등 숙박시설이 넘쳐나고 크메르 음식 외에도 세계 각국의 음식이 다 있다. 외국인 입맛에 맞춘 퓨전 음식도 많다. 한마디로 먹고 자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시엠립 시가지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시엠립에서 100km 떨어진 작은 도시, 시소폰. 한국 식료품을 사러 가거나 앙코르 유적을 조사하러 가면서 시엠립을 이웃집 드나들듯이 갔던 나는 시엠립 시내가 이웃동네 같이 정겹다. 시엠립 중심가에 스타벅스가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일부러 시엠립 나들이한 적도 있다. 시엠립에는 키몰, 앙코르마트 같은 대형 쇼핑몰이 있어 쇼핑을 하기에 좋다. 특히 작년에 오픈한 앙코르 마트 2는 한국의 대형마트보다 크고 그 안에는 종류별 컵라면은 물론 고추장, 된장, 김 등 한국 식료품도 많이 진열되어 있다. 킴마트, 진로마트는 한국 상품만 취급하는 곳으로 시엠립에 올 때 먹을 걸 한국에서 가져 올 필요가 없다. 한국 식당도 많아 캄보디아 음식이 맞지 않아도 크게 걱정할 게 없다

  앙코르 유적을 돌아다니다 보면 더위에 힘들고 지쳐 저녁에 그냥 쉬고 싶다. 하지만 저녁에는 팝스트리트에 가야 한다. 팝스트리트는 저녁이 되면 세계인들이 몰려들어 말 그대로 small world가 된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나도 가끔은 팝스트리트에 가서 무리에 끼여 젊음을 느끼곤 한다. 펍에 들어가 맥주도 한잔 하고. 안젤리나 졸리가 들러서 유명해진 ‘레드 피아노’는 매일 사람이 넘쳐난다. 2층에 올라가 팝스트리트를 내려다보면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내가 마치 그녀의 상대 배우가 된 느낌이다. 팝스트리트는 밤이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한 번쯤은 그 무리에 섞여 정신 줄을 놓는 것도 좋다. 긴장의 연속에서 살았던 나는 그래서 팝스트리트의 모습을 부러워한다.   

팝스트리트
앙코르 박물관

  시엠립 오면 앙코르 박물관을 먼저 가보는 것도 좋다. 앙코르 박물관에서 크메르의 역사나 앙코르 유적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한다면 유적 방문이 더욱 뜻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앙코르 박물관은 외관도 멋있다. 면세점과 1층 통로가 이어져있는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조금 이상하긴 한데 외관은 두 개가 전혀 이질적이지 않게 잘 어울린다.     

 





 

  시엠립 또 다른 박물관, 민속박물관은 캄보디아 전국을 다니기 힘든 여행객에게 캄보디아를 소개하고 있다. 시내에서 가까워 잠깐 시간만 내면 된다. 소수민족의 마을을 꾸며놨고 공연 시간에는 캄보디아 전통 혼례도 공연한다. 외국인은 쉽게 보지 못할 광경이다. 나는 이곳에서 주달관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주달관은 원나라 사신으로 앙코르 제국을 방문한 후 ‘진랍풍토기‘를 남겼다. 이것은 앙코르 제국의 유일한 기록이다. 이곳에 있는 주달관의 밀랍을 보면 8백 년 전 그의 모습이 되살아날 것 같다. 중국에서 이 먼 곳까지 사신이 왔다 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전쟁박물관

  새로운 것을 얻으려는 인간의 욕심은 때론 전쟁을 낳는다. 민속촌에서 맞은편 가까이에 전쟁박물관이 있다. 녹슨 전차와 야포, 헬기, 비행기까지 캄보디아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야외에 녹슨 채 그대로 놓여 있고 관리도 부실하여 오히려 전쟁의 참화를 현장에서 보는 느낌이다. 인류 역사에서는 인간이 인간을 죽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던 때가 너무나 많다. 앙코르왓 사원을 만들기 위해서도 많은 전쟁 포로들이 동원되었다. 역사의 반복, 앙코르 제국과 캄보디아 전쟁이 오버랩된다. 특히 나는 인도차이나 전쟁이나 폴포트의 캄보디아 내전의 상처를 시엠립에서 볼 때 맘이 무겁다.

 

  화려했던 역사를 안고 있는 시엠립, 팝스트리트는 그 화려함을 다른 색깔로 뽐내는 곳이다. 나이트마켓, 올드마켓과  붙어 있어 팝스트리트를 걷다가 시장 구경해도 다. 시장에서는 선물을 사기 위해 흥정을 잘하면 반값에도 산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흥이 절로 난다. 서너 시간이 금방 간다. 이곳의 밤은 앙코르 제국이 다시 부활하는 시간이다. 자정이 넘기며 앙코르 제국의 네온이 꺼지면 팝스트리트는 다시 캄보디아의 왕국으로 돌아온다. 매일 밤 팝스트리트는 이렇게 앙코르 제국과 캄보디아 왕국을 반복한다.

나이트마켓 입구와 내부 모습
시엠립 시내 지도


●  sightseeing          


▲   앙코르 유적군

 앙코르 유적 글 참조    


▲   돈레삽

 돈레삽 글 참조    


  전쟁박물관

 캄보디아 전쟁시기의 무기가 전시되어 있다. 총, 야포, 탱크는 물론 헬리콥터, 전투기까지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의 무기가 야외에 그대로 방치되어 녹슬고 망가져 오히려 전쟁의 참상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2001년에 개관하였으며 시내에서 공항 가는 길 중간 우측에 있다.

개방시간  07:30~17:30

입장료 5$     


  앙코르 박물관

 2007년 개관하였으며 8개의 갤러리로 구성되었다. 비디오 상영관에서 크메르 역사 및 앙코르 유적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많은 앙코르 유적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것 중 일부는 복제품도 있다. 시내 중심가에 있있어 쉽게 걸어갈 수 있으며 면세점 건물과 붙어 있다.

개방시간   08:30~18:30

입장료 12$     


  압사라 춤 공연

 '앙코르의 미소(Smile of Angkor)' 공연장이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한국어 자막도 제공한다.

공연시간 : 19:30~20:40

입장료 : 20~40$

이곳 외에도 쏘카 호텔,  앙코르 빌리지 호텔, 쿨렌 레스토랑 등 여러 곳에서 식사를 겸해 소규모로 공연을 한다. 뷔페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가격 12~25$     


  민속촌

 캄보디아 전통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시내에서 가까이 있다. 공항 쪽으로 가다 보면 좌측에 있다. 데이트하기에 알맞은 장소라고 할 만큼 잘 꾸며져 있다. 호수 및 소수민족 전통 마을 등이 있으며 다 돌아보는데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시간대별 공연 계획이 있는데 소수민족의 전통춤 공연 외에도 전통 혼례, 공작새 공연도 있다.

개방시간  08:30~17:30

입장료 15$ (여행사에서 구매하면 10$)    


  팝스트리트

 이곳은 저녁부터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외국인들이 모여든다. 펍과 레스토랑, 바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황홀한 네온이 거리를 밝힌다. 크메르 음식은 물론 퓨전 음식, 맥주와 음료를 맛볼 수 있다. 길거리 먹거리도 풍부하여 구경하며 먹는 재미도 좋다. 대체로 가격은 비싼 편이다. 나이트마켓과 올드마켓이 바로 붙어 있어쇼핑하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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