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배지를 들고 다니지만 눈에 띄는 신체 변화가 없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인으로 보이는 임신초기이다. 그렇지만 나는 몸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첫 번째로 배보다 먼저 가슴이 달라졌다. 생리 때 가슴이 커지는 것처럼 임신초기부터 슬슬 가슴이 커지기 시작했다. 드라마틱하게 커지진 않지만 속옷이 약간 불편할 정도로 커져서 편안한 것으로 바꿨다. 배는 안 나오고, 가슴만 커져서 기분이 좋았다. 이후에는 이상하게 아랫배부터 조금씩 살이 붙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그 배는 나의 것이지, 아기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바지도 조금씩 불편하고, 배가 나오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잠이 정말 많아졌다.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잠이 많아서, 출근하고 집에 오면 과일 조금 먹고 바로 잤다. 평소에는 잠을 잘 못 잤는데, 이 시기에는 덕분에 정말 잘 잤다. 생각해 보니 임신 초기에 잠을 많이 잘 수 있는 환경에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제일 신기한 신체 변화는 향에 민감해졌다는 것이다. 바디워시, 샴푸부터 모든 향 나는 것을 무향 제품으로 바꿨고, 남편의 냄새도 다르게 느껴져서 옆에 오지 말라고 했다. 심지어 길에서 지나가는 강아지의 냄새도 바람을 타고 느껴져서 산책을 하다가 중간에 멈춰서 강아지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렸다. 이렇게 모든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이 신기했다.
입덧이 생기고, 몸의 변화가 생기고 나면 감정의 변화가 올 차례다. 솔직히 감정변화가 크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한번 눈물이 나면 멈추기 힘들었다. 재미있는 건 잠을 많이 자서 그런가 스트레스는 많이 받지 않았다. 나의 경우에는 임신보다 출산 이후에 감정의 변화가 더 심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