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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기 #5] 첫 태동

by Mono

임신하기 전 까지는 매체에서 접하는 태동이 너무 징그럽게 느껴져서 자세히 보지 못했다. 나의 뱃속에 나의 의지로 움직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니, 상상만으로는 도저히 감이 안 왔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태동이 궁금했다.


임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갈 쯤에는 입덧이 없어지진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고, 몸의 변화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서 컨디션이 좋은 날이 종종 있었다. 이럴 때면 아기가 잘 있는 것이 맞나 걱정이 되어 심장 박동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기계를 살까 고민했다.


첫 태동은 태동인지 몰랐다. 뱃속에서 공기가 터지는 느낌이라고 해도 이 느낌이 가스가 찬 것인지, 태동인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뭔가 뽀글해서 태동 같다!라고 했지만 사실 그것도 태동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정확히 언제 태동을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며칠 동안 비슷한 움직임이 느껴져서 태동임을 알았다. 태동이 느껴지고 나서는 임신에 대한 불안감이 더 줄었다. 징그럽게 느껴졌던 태동은, 래곤이가 잘 자라고 있다는 증거가 되어 오히려 더 반갑고 고마웠다. 태동에 대한 감정이 바뀌니, 이렇게 엄마가 될 준비를 하는구나 싶었다.


애기가 커지면 태동이 눈으로 보인다. 옛날에 아기의 발이나 손이 육안으로 보이는 태동 사진을 본 적이 있지만, 그런 순간은 본 적이 없다. 대신 임신 후기에는 애기가 발을 움직이는지 손이 움직이는지 어느 정도 느껴지고, 애기와 태동으로 소통을 할 수 있다. 배 한 곳을 톡톡 치면 가끔 귀찮다고 크게 움직여준다. 그러면 얼마나 반가운지.. 그런 반응 하나하나도 너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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