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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기 #6] 태교 여행

by Mono

임신 중기가 되면 컨디션이 좋아져서 태교여행을 많이 간다. 임신 전에는 나도 괌이나 가까운 제주도라도 태교여행을 꼭 갈 거라 다짐했었다. 친한 친구는 태교 여행으로 유럽을 길게 다녀왔기에 임신하면 태교 여행을 필수 단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정말 임신을 해본 적 없었기에 가능한 생각이었다.


입덧이 너무 심해서 입덧약을 최대로 복용해도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으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을 기다렸다. 임신 중기가 되어도 입덧은 나아지지 않았고, 차를 30분 이상 타면 멀미가 나서 회사를 갈 때는 무조건 택시만 탔고 지하철이나 버스는 절대 못 탔다. 그래서 3시간 거리에 있는 시댁도 찾아뵙지 못했다. 태교 여행도 몸 컨디션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라 나는 바로 포기했다.


태교 여행을 다녀온 친구들은 못 가는 나의 상황을 이해하면서도 아쉬워했다. 아기를 낳고 나면 남편과 둘이 여행을 가는 일이 쉽지 않으니 꼭 가라고 추천했지만, 걱정도 많은 사람인지라 그냥 편하게 집에서 쉬는 것이 내 정신건강에는 더 좋았다.


임신 중기지만, 나는 이때부터 숨을 쉬는 것이 조금씩 어려워졌다. 심장이 유독 빨리 뛰기도 하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너무 찼다. 진짜 천천히 5분만 걸어도 숨이 너무 차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날도 있었다. 배는 많이 안 나왔지만 뱃속에서 애기는 꾸준히 커지고 있어서 그런지 장기들이 밀려서 숨 쉬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여행 생각이 없었다.


번외로, 지금 아기를 낳은 시점에 태교 여행을 안 간 것이 아쉽냐고 물어본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오히려 임신 전에 장거리 여행을 더 많이 다니지 못한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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