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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험을전하는남자 Oct 05. 2021

'너는 나의 봄.'은 컬러로 드라마의 감성을 표현한다.

기교가 없는 기본에 충실한 드라마는 언제나 묵직하다..

[너는 나의 봄]는 서로에게 ‘마음의 봄’이 되는 강다정과 주영도. 두 인물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누군가의 봄이 되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시청자들에게 던진다. 제목처럼 [너는 나의 봄]가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서로의 상처와 결핍을 채우는 건 결국 사람이다'

모든 드라마는 그 안에서 여러 장르가 혼재되어있으며, 그 안에서 장르가 자연스럽게 섞여있다. 액션 드라마라도 그 안에서 멜로가 있다. 하지만 그 멜로가 '액션'을 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너는 나의 봄]는 이걸 의도적으로 나눈다. 이야기는 크게 두 축이다. 첫째는 서로의 결핍을 서로 채우는 [강다정과 주영도]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로맨스물이다. 둘째는 서로의 결핍을 채우지 못한 [이안 체이스와 최정민]의 이야기. 이 이야기는 스릴러다. 스릴러와 로맨스를 오가는 두 가지의 큰 이야기 팽팽히 대칭을 이루면서 드라마가 전개된다. 동시에 커다란 두 가지 이야기는 [너는 나의 봄]의 주제를 부각한다.

드라마 자체가 '로맨스'라는 큰 축에서 스릴러가 펼쳐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로맨스와 스릴러 간 장르가 수시로 바뀐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이 [너는 나의 봄]를 보면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을 이해하면 그 독특함이 [너는 나의 봄]에 출현하는] 배우들에게 차분하면서도 '감정의 변곡점'을 오가는 연기를 필요로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즉, [너는 나의 봄]는 내력과 외력이 강하게 나눠져 있기에, 배우들에게 매우 견고한 편집력을 필요로 한다. 서현진배우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연기가 여기에서 출발한다.


[너는 나의 봄]은 로맨틱 장르이면서도 스릴러이기에 배우들이 맡은 이러한 복합적인 장르에 대한 연기를 잘 살려야 한다. 드라마 주축을 이끄는 인물을 연기하는 서현진, 김동욱, 윤박, 남규리 배우는 각기 다른 입장에서 드라마의 내력을 지탱해야 한다. 배우들만의 색채가 드라마에서 드러나면 안 된다.

서현진배우 같은 경우는 드라마의 주제를 반영하는 강한 축이다. 이 드라마는 서현진 배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서현진배우의 전작인 '블랙독'처럼 교과과정 일정에 따라 시간이 움직이는 게 않는다. 무엇보다 서현진배우가 연기하는 ‘강다정’은 드라마의 주제를 드러내야 하는 캐릭터다. 서현진배우가 가진 아우라는 철저히 강다정에게 묻혀야 한다. 서현진 배우는 이런 강다정이 가진 특징을 훌륭하게 처리한다. 서현진의 아우라는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서현진 배우가 작품에 스며드는 연기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블랙독은 '기간제교사 고하늘'이 우선순위다.
[너는 나의 봄]에서는 호텔 컨시어저 매니저 강다정보다는 '인간 강다정'이 먼저다.


이는 전작인 블랙독에서도 고하늘을 통해 ‘기간제 교사’와 홀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를 보여준 모습과 맥락이 유사하다. 블랙독에서는 ‘기간제 교사 고하늘’이 우선이었고,’ 인간 고하늘은 ’ 후순위였다. 반면에 ‘너는 나의 봄’에서 ‘인간 강다정’이 우선이고, ‘호텔 컨 시어저 매니저 강다정’은 후순위다. 그렇기에 [블랙독]과 다르게 [너는 나의 봄]에서 서현진 배우는 ‘우리 누군가는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를 대변할 수 있는 누군가의 ‘감성’을 표현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야기의 주제를 드러내는 강다정을 맡은 서현진배우가 매우 탄탄하게 강다정을 묘사하기 때문에 [너는 나의 봄]가 가진 서사구조와 배우들의 내력은 흔들리지 않는다. [블랙독]에서 서현진 배우가 연기파로서의 면모, 그에 따른 편집력을 보여주었다면? [너는 나의 봄 이디.]에서는 편집력이 뒷받침된 서현진의 뛰어난 구조 이해력을 볼 수 있다.

주영도는 드라마의 주제를 설명하고, 드러내고, 적용하는 모든 걸 대변한다.

주영도 [김동욱 배우분]는 [너는 나의 봄]에서 자기 자신도 사건에 휘말려있으면서도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을 설명하는 역할도 겸한다. 그는 강다정과 자기 자신을 포함해 사람들을 정신건강학적으로 해석한다. 동시에 솔직하지 못한 우리 개개인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한다.

안가영은 주영도가 가진 약점을 시청자들에게 부드럽게 표출시킨다. 독특한 캐릭터라고 보이기 쉽지만 사실 매우 섬세한 캐릭터가 안가영이다.

강다정을 통해 우리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마음의 상처가 나온다면? 우리는 주영도를 통해 '누군가가 가진 상처를 어떻게 서로가 보듬어들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가 서로를 채워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해결책을 전하는 주영도도 정작 본인에게 솔직하지 못하다. 이를 위해서 안가영[남규리 분]이 등장한다. 안가영은 드라마에서 출연 비중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안가영은 주영도가 가진 문제점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안가영을 통해 우리는 주영도가 어떤 사람인지 관찰할 수 있다. 그 역시 누군가가 ‘봄’이 돼주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다. 결국 우리가 서로를 보듬어 주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마음을 솔직해져야 한다는 것. [안가영&주영도]는 이를 위한 장치다.

윤박 배우가 맡은 '최정민'은 전혀 다르다. 오히려 스릴러물에서의 비중이 더 높은 윤박 배우는 ‘너는 나의 봄’가 말하는 주제.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다. 이를 위해 윤박 배우는 다른 배우들과 전혀 다른 연기를 해야 한다. 섬뜩한 눈빛, 부드러운 미소, 차분한 어조를 오가면서도 차가움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윤박 배우는 드라마 안에서 감정선을 가장 잘 유지해야 하는 배우다.

감정의 결이 나눠는 [너는 나의 봄]에서 배우들은 매우 촘촘한 편집력을 가지고 인물들을 묘사해야 한다. 단 한 명도 그 자신의 아우라를 통해 드라마에 하중을 가해서는 안된다. 모든 배우들은 철저히 드라마의 내력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야기가 가진 감정의 농도와 결은 무뎌진다. 하지만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탄탄히 연기를 해주고, 그에 따라 이를 구현하는 영상도 힘을 받는다.


[드라마의 내력을 단단하게 만드는 컬러.]


모든 드라마는 여러 장르가 혼재되어있다. [너는 나의 봄] 같은 경우 스릴러와 멜로가 섞여있다. 물론 주 장르는 로맨스다. 로맨틱 코미디는 결코 아니다. 스릴러와 멜로가 분리된 구조이지만, 스릴러물에서 나오는 '감정'선만 고스란히 끌아와 ‘너는 나의 봄’에서 필요한 주제를 강조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다.

스릴러장르의 컬러는 대체로 어둡고 축축하다.

[너는 나의 봄]는 이야기 전개를 위한 의도적인 장르 구분. 드라마 안의 작은 장르인’ 스릴러’를 극대화하면서 드라마 구조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영상 대비가 심하다. 최정민이 나오는 사건들은 대체로 색이 차갑다. 채도도 진하다. 반면에 강다정과 주영도를 비롯한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나오면 영상 색감은 부드럽고 차분하게 변한다. 같은 검은색이라고 최정민이 나오는 장면 속 검은색은 날카롭다. 긴장감이 가득한다.


로맨스장르로 넘어가면 밝은 파스텔톤 색들이 상대적으로 강하다.


반면에 주영도와 강다정이 나오는 부분에서의 검은색은 차분하면서도 부드럽다. 또한 로맨스 장르에서 '스릴러'로 변하는 경우 긴장감이 강한 음악이 흐른다. 음악이 나오지 않는다면? 영상 대비, 채도, 선명도가 올라간다. 동시에 장르 변화를 의미하는 '소품'을 클로즈업해 시청자들에게 신호를 분다. 마치 안내원이 "지금부터는 스릴러와 같은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준비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너는 나의 봄]에서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 변화 혹은 관계가 선명해지는 '뉘앙스'가 있을 시에는  영상에 채도를 넣어 힘을 준다. 등장인물들 간 서로 유대감이 강해 지거나 약해지는 순간. 새롭게 누군가 등장해 '낯섦'이 존재하는 순간에도 색채도와 대비 조절해 영상 흐름을 조절한다. 예를 들어 서하늘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1화에서 철도, 은하, 영도, 다정히 만났을 때와 채도와 대비가 비슷하다. 즉, [너는 나의 봄]에서 영상 채도와 색 대비의 강도는 인물들의 관계, 이야기 서사의 진행 강도와 비례한다.

극 초반 강다정과 주영도간의 관계의 어색함과 서먹함은 영상속 대비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친밀함이 강한 사람과의 대화장면 혹은 친밀함이 일시적으로 커질때 영상 컬러와 대비가 높다,

1회에는 다소 흐릿하고 대비가 적은 영상이 대부분이다. 또한 극 초반에는 주영도와 강다정이 서로를 막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극 초반에 두 사람이 일시적으로  가까워질 때만 색이 진해진다. 그렇지 않을 때는 상대적으로 색 대비가 약하다. 이야기가 진행되고, 주영도와 강다정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대비'와 채도는 진해진다. 특히 서로 간의 감정을 확인할수록, 사랑의 촉, 공감 깊이도 더 늘어갈수록 색은 더더욱 진해진다. 사랑이 보다 진해지듯이 말이다.

두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색이 더 선명해진다.

그렇다고 이것을 주영도와 강다정에게만 사용하는 건 아니다. [너는 나의 봄]은 관계에 따른 친밀도의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색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전한다. 주영도와 강다정, 안가영과 페트릭 등 인물과 인물이 감정적으로 가까워지지 않았을 때는 언제나 대비를 줄이고 채도를 줄여 ‘불분명한’ 화면을 의도적으로 만든다. 마치 ‘이 감정이 아직 맞을까? 무엇일까?’라는 고민같이 말이다.


[소품을 활용한 감정 전달]

[너는 나의 봄]에서 나오는 많은 소품들은 익스크림 클로즈업샷을 통해 사람 간의 관계, 사람 간의 관계, 사건의 진행방향, 사건이 담고 있는 의미, 감정선을 간접적으로 전달한다. 익스트림 클로드 업에 강한 아웃포커싱 샷을 통해 제스처 등에도 의미를 부여해 극이 원하고자 하는 장면을 만든다. 이를 통래 드라마의 내력을 차곡차곡 강화해간다.

'너는 나의 봄'은 인물들의 감정, 심리상태를 암시하는 소품을 많이 사용한다.

드라마에서 소품은 분위기, 이야기, 복선, 인물 성격,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도구다. [너는 나의 봄]에서는 이러한 도구들이 무척 많이 나온다. 소품들은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해 영상에 힘을 더란다. 배우의 연기에도 힘을 더한다. 특히 초반에 등장하는 여러 가지 소품들은 강다정이라는 인물을 설명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이를 연기하는 서현진 배우는 이 소품 속에 담긴 의미들을 실제 강다정에게 넣어 연기한다. 예를 들어 3화에서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으로 잡은 '물컵'과 '떨리는 손'은 강다정이 처한 감정상태를 고스란히 전한다.

물컵과 익스트림 클로즈업 샷을 통해 강다정의 감정상태를 세밀하게 전한다.

[드라마에서 '영상'은 이야기를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한 도구다.]


드라마 영상은 드라마가 지향하는 방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령 드라마가 스릴러일 경우, 화면은 차갑고 녹색, 파란색톤이 영상의 중심을 이룬다. 색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다르게 로맨틱 코미디 장르 장르는 '샤방샤방'한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선명한 색체 밝은 톤을 색을 많이 사용한다. 특히 대사의 연속인 드라마에서 촬영은 ‘대사’ 속 대사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만든다. 이 대사에 나오는 매 순간들. 그 순간에 맞는 컬러는 당연히 드라마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끼친다.

추리가 밑바탕인 홈타운의 컬러는 대비가 아주 심하다.

드라마는 장르에 따라 '얼마나 빠르게 화면을 바꾸어야 하는가?' '얼마나 인물에 집중해야 하는가?'같은 세부사항이 결정된다. 비밀의 숲, 홈타운같이 스릴러와 추리극은 빠르게 전개되는 화면과 인물에 집중하는가에 따라 이야기의 강약이 조절된다. 그에 반해 '갯마을 차차차'같은 로맨스물은 항구 도시인 '무진'시의 사람들을 담기에, 카메라 속도가 빠르지 않다.


[시간을 분리하기 위해 사용한 영상 비율]

강다정의 유년시절은 비율을 달리해 시청자들이 직관적으로 시간을 알아차리게 했다.

'너는 나의 봄'은 1.85대 1과 2.35대 1 비율을 동시에 사용한다. 강다정, 주영도의 어린 시절 이야기는 2.35대 1 비율을 사용한다. 이는 주변 관계를 서술하는데 유용한 2.35대 1 비율이 가진 특징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유년시절의 이야기는 언제나  주인공들의 ‘관계’와 서사만 묘사하는 선에서 끝난다. 특히 1화의 유년시절 영상에서는 화면의 가로폭을 줄이면서, 특정 사물을 강조한다. 이를 통해 이어지는 감정들을 묘사해, 강다정이 어떤 감정을 쌓아가면서 살았는지를 알려준다. 특히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촬영한 귤, 눈물 등은 영상 비율을 넘어 '감정'을 증폭시키는 도구로 변한다, 이처럼 [너는 나의 봄]에서 영상 비율은 기술적인 면을 뛰어넘어 드라마가 전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하는 강력한 도구다.

'너는 나의 봄' 이러한 화면 구성은 매우 자주 나온다. 

안정감을 지향하는 영상.


피사체의 구도의 3분1에 놓으면 화면은 안정적이다. [너는 나의 봄]은 이 기법을 매우 충실하게 따른다.

피사체를 화면 전체의 3분 2에 두는 3분 1법칙은 안정적이면서도 인물을 표현하기 매우 좋다. [너는 나의 봄]에서는 이러한 매우 정석적인 촬영을 자주 사용한다. 컷 전환 속도도 차분하다. 흥미롭게도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롱테이크 샷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롱테이크 샷을 통해 드라마 전개에 필요한 긴장감을 만들거나 드라마에서 필요한 감정을 전할 때 요긴하게 사용한다.


[너는 나의 봄]에서 카메라는 언제나 정적인 영상을 추구한다. 여기에 1.85대 1의 비율로 만든 장면들은 '인물과 인물' 간 관계를 보다 더 잘 보이게 만든다. 비율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드라마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롱테이크 샷를 다채롭게 활용해  감정, 관계가 드러나도록 세밀하게 연출한다. [너는 나의 봄]에서 가장 돋보이는 촬영 방식은 ‘와이드’와 '미디엄' 샷을 활용한 상황 묘사.'감정의 진폭'을 을 끌어올리는 정지화면, 대화를 끊임없이 전달하면서도 장면이 추구하는 정서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롱테이크 샷이다. 특히 '롱테이크 샷'은  인물들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많이 사용한다.

채준과 주영도의 만남. 롱테이크 신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1화에서 주영도와 채준이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롱테이크 신을 보자. 이 장면에서 주영도와 채준은 같은 공간에 있다. 하지만 촬영팀은 주영도의 모습만을 카메라에 담는다. 주영도와 채준과의 대화는 이어지나, 주영도만을 롱테이크로 잡으면서도 극 안에 필요한 '긴장감'을 연출한다. [그 이유는 마지막에 가서 알 수 있다.]

길고 긴 두 사람의 대화를 한 컷으로 모두 담아냈다.


'너는 나의 봄'에서는 많은 롱테이크 샷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장면은 서현진, 김동옥 배우의 '감정 빌드업 연기'를 가장 잘 보여준 강릉 롱테이크 샷이다. 이 장면은 한국 드라마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당히 긴 롱테이크 샷이다. 이 장면에서 촬영팀은 와이드샷에서 컷을 시작해 단 한 번도 대화 장면을 자르지 않는다. 또한 롱테이크 샷이 이어지는 도중 줌인 기능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핸드 헬즈만으로 주영도와 김다정의 대화를 [와이드-마스터-클로즈업] 샷으로 담아낸다. 

대화 장면이 끊어지지 않기 때문에, 강다정과 주영도의 대화는 시청자에게 더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이 롱테이크 샷은 영화 1917에서 로저 디킨스 촬영감독이 보여준 방법과 유사하다. 이 롱테이크 샷은 강릉 해변가의 노을 풍경을 감성적으로 끌고 온다. 여기에 바닷가의 파도소리도 두 사람의 대화를 같이 넣어 차분한 분위기를 더욱 배가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영상 구조 덕에 주영도와 김다정 간의 대화 및 감정이 매우 서정적인 영상으로 표현된다.

감정에 서서히 터져 나오는 강릉 해변가 대화 씬. 김동욱, 서현진 배우는 각자가 맡은 두 인물의 감정을 매우 섬세한 연기를 롱테이크 샷으로 극대화된다. 단순하게 서현진배우 혼자 연기하는 게 아니다. 그녀는 김동욱 배우와 대화 호흡을 맞추면서 감정 조각을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간다. 동시에 이를 순식간에 터트린다. 이러한 롱테이크 샷을 통해 우리는 서현진배우의 세밀한 연기. 무엇보다 디테일하게 감정을 쌓아가는 그녀의 연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연기를 받아내어 서현진배우가 같은 강다정을 돋보이게 하는 김동욱 배우의 연기도 압권이다. 그렇기에 이 장면은 [너는 나의 봄]에서 보여주는 연기중 단연코 압권이다. 또한 99 빌딩 패밀리들 간의 대화에서도 원형 회원 전형식으로 촬영 해대 화하는 배우 한 명 한 명이 균일하게 화면에 잡는다. 이 덕분에 모든 배우들이 펼치는 연기가 유기적으로 영상에 들어가게 만든다.


[안정적인 카메라 구도와 앵글.]

'너는 나의 봄'에서 많은 장면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대화하는 사람이 강조한다. 기본적으로 삼각형 구조를 지키며 소실점도 인물에 맞추어 영상 구조를 탄탄하게 만든다. 한 많은 영상에서 등장인물 모습을 의도적으로 넣어 '관계'를 강조한다. 단일 컷과 롱테이크 샷도 핸즈 헬드를 사용해 흔들리면서 잡아낸다. 세밀하게 흔들리는 카메라 앵글은 등장인물이 마주하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감정의 진폭을 시청자들에게 전한다.

[인물을 강조하는 클로즈업샷]


클로즈업과 아웃포커싱 샷은 인물을 강조하기에는 매우 좋은 샷이다. [너는 나의 봄]은 사람과 사람 간의 감정을 다루는 만큼 이러한 클로즈업샷과 아웃포커싱 샷을 매우 자유롭게 사용한다. 오히려 마스터 샷과 클로즈업샷 사이의 변화. 초점 변화에 중심을 두어 이야기에 필요한 영상을 효과적으로 만든다.


[기교 없이 정석을 지키는 풀샷과 와이드샷]

풀샷, 와이드샷, 미디엄 풀샷같이 [너는 나의 봄] 정석을 지킨다. 기교가 없다.

와이드 샷과 풀샷은  '대사'와 '내레이션' 없이 극 안의 분위기와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때 사용한다. [너는 나의 봄]에서 사용한 와 와이드와 풀샷도 이 역할에 충실하다. 풀샷들은 주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한다. 또한 실내 촬영은 와이드샷을 사용할 수 없으므로 풀샷을 사용해 최대한 와이드샷 느낌을 만든다. [너는 나의 봄]은 오히려 카메라의 기교를 비리고 '컬러'에 더 중심을 두었는데, 이러한 방향이 드라마의 디테일을 만든다.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을 사용한 감정선의 세밀한 묘사]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사용해 감정선의 세밀한 묘사를 위해 사용한다. 특히 인물이 겪는 각종 사건들. 인물들의 심리상태 등등을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으로 잡는다. 강다정의 기저를 설명하기 위한 소품들, 최정민의 죽음 뒤 강다정이 겪는 심리상태도 익스트림 클로즈업샷을 사용해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너는 나의 봄]은 역동적인 샷보다는 핸드 헬즈를 사용한 롱테이크, 효과적인 샷 전환, 등등 교과서적인 촬영을 통해 이야기를 차분하게 묘사한다.


드라마는 ‘설정’에서 시작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여정. 이것이 드라마의 ‘서사’다. 드라마의 서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질문들은 작은 이야기를 만든다. 마치 강줄기 같은 작은 이야기들. 이것이 모이며 드라마 전체의 서사가 된다. 때때로 이야기가  ‘답’을 주지 않고 끝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야기의 리듬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흐름을 따른다. 드라마를 지탱하는 커다란 질문이 제기된다.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할까?’’주인공은 복수에 성공할까?'두 사람의 사랑은 결실을 맺을까?’라는 질문을 통해 이야기는 길고 긴 서사를 시작한다. 이 서사의 기본구조는 설정, 질문, 구축, 답이다. 특히 질문은 주인공의 감정상태를 대체로 선명하게 전한다. 이야기 안에서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면 ‘사랑을 고백한’ 주인공의 상태 및 주변의 모든 게 변하고 그에 따른 질문이 나온다. 질문에 따라 즐거움 혹은 슬픔이 증가할 수도 있다. 관객들은 질문과 답을 추측하고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물론 관객들은 주인공과 다르게, 주인공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알고 있다. 관객들은 주인공이 언젠가 사랑을 고백할 것을 안다. 단지 전체 이야기에서 얼마나 ‘드라마틱’하게 사랑을 고백할까? 이런 부분을 주목한다. 주인공이 사랑을 고백하고 나면? 작가는 사랑을 고백한 직후 생긴 새로운 질문에 답을 준다. 일반적인 로맨틱 코미니 혹은 멜로물은 사랑이 결실을 맺는다. 하지만 막장드라마 같은 경우, ‘사실 너네 둘은 남매란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야기는 혼돈에 빠지기도 한다.

이 같은 모든 과정을 카메라로 담고 영상들을 묶고 엮은 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보는 드라마 작품들이다. 이 영상 안에서 배우들은 자신들이 맡은 역할에 스며들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동시에 배우들의 연기를 담는 촬영팀은 배우들의 연기를 어떻게 담아야 시청자들에게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지 고민한다앞서 말한 드라마의 구조. 또한 이를 영상으로 만드는 일은 결코 나눠진 일이 아니다서로 연결되어 있다만일 시청자들이 이러한 구조를  잘 안다면? 아마도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더더욱 늘어날 것이다동시에 이를 통해 관점이 다양해진 시청자들 덕에 드라마는 더욱 풍족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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