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알, 누군가는 모를 이야기
아직도 그 밤을 잊지 못한다.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나는 혼자 도서관에서 늦게까지 공부를 하다가
막차가 끊긴 줄도 모른 채
집까지 걸어가야 했다.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골목길,
가로등은 하나씩 꺼져가고
아파트 단지 뒤편 놀이터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없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는
낯선 기척을 느꼈다.
발걸음 소리도,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차가운 공기 사이로
뒷덜미에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느낌이
서서히 올라왔다.
괜히 휴대폰 화면을 켜서
뒤를 슬쩍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자꾸만
“누군가 있다”고 속삭였다.
집에 도착해 방문을 닫는 순간까지도
그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날 밤, 나는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누군가 내 곁에 함께 있는 것만 같은
기묘한 서늘함에
한참 동안 불을 켜둔 채
숨을 죽이고 누워 있었다.
다음날 아침,
현관문 앞에
작게 접힌 쪽지가 떨어져 있었다.
"다시 만날 거야."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괴담은 멀리 있지 않다는 걸.
누군가의 소문,
친구의 친구가 겪었다는 이야기,
오래된 전설 모두가
결국엔 언젠가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이 책에 담긴 괴담들은
직접 겪은 이들의 경험,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이야기,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일상에 찾아올지도 모르는
그 한순간의 오싹함을 기록한 것이다.
혹시,
당신도 잊지 못할 밤이 있는가.
이 책의 이야기가
당신의 기억을
조용히 두드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