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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과 퇴사 사이, 잠깐의 쉼

쉼은 낭비가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한 준비였다

by 피터팬


퇴사를 하면
바로 이직 준비에 뛰어들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회사를 떠나보니
그 사이에 ‘숨 고르기’가 꼭 필요했다.


쉬지 않고 달려온 몸과 마음은
어느 순간 멈춰 서야만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았다.


1. 일단 쉬어야 회복된다


처음 며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눈만 뜨면 불안감이 올라왔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자꾸만 눕고 싶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그 시간마저도 내 몸에는 꼭 필요했다는 걸.
쉬어야 다시 시작할 힘이 생겼다.


2. 정리할 건 정리해야 마음이 가벼워진다


책상 서랍에 쌓아둔 메모,
빼곡히 적힌 노트,
미뤄뒀던 행정 처리.


하나씩 정리하다 보니
‘아, 이제 진짜 끝났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비워낸 만큼 마음도 덩달아 가벼워졌다.


3. 멀리 갈 필요 없다


퇴사하면 한 달 살기,
유럽 여행을 다녀와야 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가까운 바닷가 마을에서 이틀 묵는 걸로도 충분했다.


낯선 풍경 속에 앉아 있으면
내 일상이 새롭게 보였다.
중요한 건 ‘거리’가 아니라 ‘호흡’이었다.


4. 하루 리듬을 놓치지 않는다


직장을 그만두면
하루가 길게 늘어진다.


나도 처음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 간단한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엔 산책,
낮엔 책 읽기나 글쓰기,
저녁엔 운동.


별것 아니었는데도
삶이 금방 안정됐다.


5. 작은 시도로 기억을 만든다


이때 아니면 못 해볼 것들을 가볍게 해봤다.
요리 클래스, 짧은 여행, 동네 스터디.


오래 이어가진 못했지만,
“그때 그거 해봤지”라는 기억이 남았다.
그 기억 하나가 내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6. 돈 관리가 마음을 편하게 한다


쉬는 동안에도 돈은 계속 나간다.
그래서 미리 한 달 예산을 세웠다.


월세, 생활비, 여유자금.
숫자로 정리하고 나니
막연한 불안감이 줄어들었다.


쓸 수 있는 선을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7. 기록은 작은 힘이 된다


짧게라도 일기를 썼다.
오늘 뭘 했고, 어떤 기분이었는지.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기록 덕분에 알 수 있었다.
“아, 내가 괜히 보낸 시간이 아니었구나.”




퇴사와 이직 사이의 시간은 길지 않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어떻게 숨을 고르느냐에 따라
다시 시작하는 힘이 달라진다.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잠깐 멈추고,
정리하고,
나를 다시 세워보는 그 시간.


그게 앞으로의 걸음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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