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억은, 누군가의 손끝에서 별이 된다.
밤마다 한 노인은 종이를 접었다.
누렇게 바랜 달력의 한 귀퉁이,
그 위에 손끝을 살짝 적시며
별 하나를 접었다.
탁!
별이 완성될 때마다
작은 숨소리가 방 안에 흩어졌다.
그건 마치 오래된 기억이 조용히 숨을 쉬는 소리 같았다.
그 별들은 모두 이름이 있었다.
‘서현’, ‘민수’, ‘은아’...
한때 세상 어딘가에서 반짝이던 사람들의 이름이었다.
노인은 그 이름들을 잊지 않으려
밤마다 종이를 접었다.
이 세상에서 사라진 사람들을 위해서였다.
어떤 밤엔
손끝이 떨려 별이 제대로 접히지 않았다.
그러면 노인은 조용히 종이를 펴고,
다시 한 번 모서리를 맞췄다.
“괜찮아, 천천히 접으면 돼.”
그 말은 별에게 하는 말이면서,
어쩌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 장, 또 한 장,
밤은 별들로 조금씩 채워졌다.
하지만 어느 날,
노인의 손이 잠시 멈췄다.
“이제는... 내 이름도 접어야겠네.”
그는 마지막으로 달력의 뒷면을 뜯어
천천히, 아주 천천히 별을 접었다.
종이가 구겨져도 괜찮았다.
그 별은 조금 울퉁불퉁해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노인은 창문을 열었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자,
작은 별이 손끝에서 흔들렸다.
그는 별을 가만히 올려다보다가
살짝 미소 지었다.
그리고 별을 하늘로 날렸다.
그날 밤,
하늘에는 종이별 하나가 새로 떠 있었다.
다른 별보다 조금 더 구겨져 있었지만,
그만큼 더 오래 반짝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