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보니 상남자
암컷이랬는데
아파트 쓰레기 분리수거함에서 코짱이를 데려올 때 물어봤었다.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암컷이에요'
예전 본가에서 암컷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었다.
얌전하고 조용한 성격의 고양이라 키우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그래서 암컷이 수컷보다 얌전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코짱이가 만약 수컷이었으면 입양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을 것이다.
코짱이는 와이프가 샤워를 하러 들어가면 궁금해서인지 왜인지 잘 모르겠지만,
샤워실에 따라 들어가 와이프를 물끄러미 쳐다봤었다.
동물이라도 민망할 수도 있는데, 와이프는 코짱이도 같은 여자니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코짱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주사를 맞히러 가서도 의사 선생님께 한번 더 성별을 확인했었다.
"암컷이에요? 수컷이에요?"
"암컷이에요'
그때까진 몰랐었다. 코짱이가 상남자인지를...
수컷의 상징
2주가 지났을 무렵 코짱이 엉덩이에 쌍방울 같은 게 생기더니 점점 커졌다.
이건.. 분명 쌍방울인데... 분명 암컷 이랬는데... 순간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마냥 귀여운 공주 같은 애가 산적 같은 상남자라니...
그 길로 곧장 동물병원을 다시 찾았다.
"애 암컷 맞죠?'
"수컷이네요"
"전에는 암컷이라면서요"
"어릴 땐 성별이 구분 안될 때도 있어요"
헐...
그렇다. 코짱인 상남자였다. 이 또한 나의 복인 것을...
와이프도 충격이 컸나 보다.
그 후 와이프는 샤워실 문을 잠그고 샤워를 했다.
ps: 이제부터 이쁨보다 강하게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