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였다. 월말이라 회계 마감 때문에 야근을 하고 오는 날이면 다음날 아침은 온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분명 일어나야 하는 시간인데 일어나지 못하고 있으면 끝부분이 뾰족한 목소리로 엄마가 방문을 열고 얘기한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일어나라는 소리는 되게 듣기 싫었었다.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지 못하는 나도 힘들었지만 엄마의 짜증 섞인 목소리를 아침부터 듣곤 하면 하루가 편치 않았다.
엄마가 나한테 하듯 아침을 깨우는 소리가 듣기 좋지 않았기에 나도 내 딸에게 똑같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다짐을 하면 뮈하나, 실천이 쉽지 않은 것을 아이 학교 석면공사로 길고도 길었던 겨울 방학 동안 몇 번이나 피가 거꾸로 솟았는지 모른다.
낮밤이 바뀌는 건 예사도 아니거니와 아침이 아니라 점심을 먹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제때 먹이지 못하니 짜증을 아이에게 내는 건 일쑤요. 집에서 나는 매번 소리 지르는 못된 팥쥐 엄마였던 것이다.
스스로 일어나지 못하고 억지로 엄마의 편치 못한 목소리를 듣고 일어나게 되면 자기가 놓친 지하철도 남 탓이고 혹시나 지각까지 하게 되면 하루 종일 남 탓만 하기도 했다. 아이도 내 짜증 섞인 목소리를 듣고 억지로 일어나게 되면 하루 종일 나랑 티격태격하며 내 탓을 하기에 바빴는데 이렇듯,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정서상태가 확연히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부정적인 정서상태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키기도 하는데 스트레스 호르몬이라는 별명을 가진 코티졸은 우리가 각종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정서적으로 생리적인 기능을 유지하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일 코티졸이 없다면 인체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코티졸의 양은 아침에 최고로 올랐다가 점점 하향 곡선을 그린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방안의 조명을 모두 켜고 30분 동안 강렬한 빛을 쬐는 것이 중요하다. 아침에 충분한 빛을 보지 못해 코티졸을 적게 만들어 놓으면 기운이 없어서 만성피로에 시달릴 수 있다.
억지로 깨워 만성 피로에 시달리지 않고
기분 좋게 아이와 아침을 맞이 할 수는 없을까?
1) 학교 가야 되니까 빨리 일어나!!!라고 짜증 섞인 목소리보다 아이가 하루를 기대할 수 있게 말해 주자 : 엄마는 아이 밥도 챙겨줘야 하고 옷도 챙겨줘야 하니 마음이 바쁘다.
혹시나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노심초사에 마음을 닦달하게 된다. 그럼 뭐하나!!
사실 하루 정도는 늦어도 된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보다 천천히 준비해서안전하게 학교 데려다주는 게 중요한데 되려 엄마의 완벽 바이러스가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엄마에 비해 아이는 자기 전에 내일을 그리며 기대하기도 한다. 엄마, 내일 뭐하는 날이게? 태권도에서 뭐뭐 하는 날 이야.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이들과 즐기며 놀 수 있다. 재밌겠지?!!!
라는 아이에게 일찍 자라고 핀잔주는 팥쥐 엄마
긍정기운이 세상을 변하게 하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한 즐거운 일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 엄마 마음을 닦달하며 하루를 엄마뿐 아니라 아이까지 부정 기운으로 힘들게 지내려 하지 말고 즐거운 일을 상상할 수 있도록 기대할 수 있는 말을 아이에게 불러 넣어주자.
2) 1분 벌써 지났어!! 내일까지 잘래?라는 말보다 1분 아니라 5분이나 더 잘 수 있어 라고 따뜻하게 말해주자 : 내 딸은 더 이상 유아기의 아이가 아니기에 자신이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는 자신이 더 잘 안다.
그럼에도 아침마다 일어날 시간에 더 자고 싶다는 건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억지로 일어나기보다 자기 자신이 스스로 개운하게 일어나고 싶은 바람일지도 모른다. 이때 제일 많이 자신을 지켜보던 엄마가 끝이 뾰족한 어투로 말한다면 일어나서 학교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1분만 더 잘게 라는 아이의 얘기에 쏟아 부치듯 이야기하지 말고 5분이나 더 잘 수 있네. 5분 더 자면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을 거야.라고 따뜻하게 말해주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했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정작 다른 사람들한테는 보이는 것이 있어서 말을 예쁘게 하려고 할지라도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가족과 아이에게는 말 한마디를 따뜻하게 해 준 적은 언제인지 가물가물 할 수 있다.
알파 세대 아이들은 지금 우리 세대들보다 더 기계와 친해질 수 있기에 어릴 때 자리 잡은 인성이 사춘기가 되고 어른이 되면서 그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아침마다 짜증내고 안 좋은 얼굴로 아이를 깨우며 부정적인 정서를 심어 주어 나중에 그때 그럴걸 이라고 후회를 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나부터 아이에게 말 한마디 따뜻하게 해 주며 밝은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