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연인보다 더 따뜻하게

고집불통 엄마와 알파세대 아이의 소통법

by 역전의기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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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어?

며칠 전, 아침에 헤어져서 학교를 다녀온 아이한테 고집불통 엄마가 한 첫마디였다. 대답을 하지 않는다고 계속 물어보던 팥쥐 엄마 그날 뭐 배운 지가 뭐가 중요하다고 아이를 보자마자 물어봤는지 정이 없는 듯했던 팥쥐 엄마의 질문에 아이도 듣고 싶었던 엄마의 말이 아닌지 대답이 영 시원치 않았다.


친구 엄마가 친구는 유치원이나 학교 다녀오면 재잘재잘 그날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이야기해준다 했다. 물론 아이의 말을 다 전적으로 믿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이 재미있었는지 어떤 게 힘들었었는지를 어렴풋이 유추해볼 수는 있다.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는 내가 일을 하고 있었던 터라 아침에 나가면 주로 밤에 자는 시간에 만났고 아침에 일찍 유치원 가는 길에는 빨리 데려다주어야 하니 마음이 바빠 물어볼 생각도 못했다. 아이와 대화를 시도하는 방법도 몰라서 대화할 때마다 쏟아 부치는 팥쥐 엄마는 의도와 다르게 말을 할 때가 많아서 오해를 살 때도 많다.


그도 그럴 것이 팥쥐 엄마의 어린 시절에는 학교 다녀오면 반겨주는 이는 없었다. 팥쥐 엄마가 학교 다녀오면 엄마가 하시는 장사를 도와 드리러 가야 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장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했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언제나 공부 잘해야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고 했던 엄마에게 고집불통 팥쥐 엄마는 마음을 위안받거나 칭찬받았던 적인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자라온 세월이 있어 무엇을 해도 서투른 팥쥐 엄마지만 마음은 아이가 아무 탈 없이 학교에서 잘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학교에서 아무 탈 없이 지내기 위해서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충실히 해가야 하는 것이 정답인 줄 아는 팥쥐 엄마는 아이에게 하는 말이 정해져 있다.




그에 반해 아이는 공부와는 친하려 하지는 않지만 , 살갑고 정 많은 아이이다.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이야기도 하려 하고 친구들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절하게 알려주려고 한다. 유치원 때는 책을 읽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책도 읽어주며 세심한 배려도 하려는 마음도 베풀 줄 아는 아이이다. 자신을 사랑하며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는 고집불통 엄마가 학교 다녀온 직후 , 자신에게 한 말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살갑고 정 많은 아이를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건 없을까?


1) 취조는 no , 잠깐의 휴식 yes :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면 잠시라도 마음의 눈을 뜨고 아이의 눈을 지그시 바라봐 주자. 두 팔 벌려 안아주어도 좋다. 보자마자 학교에서 뭐 배웠는지 선생님 말씀은 잘 들었는지 물어보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도록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다. 집은 언제 와도 있고 싶은 곳인데 매일 보는 엄마가 학교 다녀온 아이에게 오늘 학교에서 뭐 배웠어?라고 쏟아 부치면 아이는 집이라는 것이 행복의 대상의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2) 사랑해 말 한마디가 열 치료약 부럽지 않다 : 이제 클 만큼 컸다고는 하지만 엄마와 장난치는 것이 좋고 엄마와 노는 것이 좋은 아이는 학교에 갈 때도 엄마와 스킨십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고집불통 엄마라도 학교에 다녀왔을 때 보자마자 학교 이야기보다는 자신에게 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듣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엄마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품어준다면 아이는 이 세상에 든든한 편이 생긴 것 같아 굳이 엄마가 묻지 않아도 이 얘기 저 얘기를 하고 싶을지 모른다. 긴 세월 앞으로 아이가 가야 할길 은 멀고도 때론 험할지 모른다. 아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들 때도 거뜬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주는 든든한 편이 되어 주자.



11 년 전, 연예시절 남편은 언제나 내편이었다. 힘든 회사 생활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려 했고 따뜻한 설렘 속에 말도 툭툭 내뱉는 말보다는 남편을 생각하는 말을 많이 하려 했다. 사는 게 바빠 잊고 살았던 설레는 고민 내속으로 낳았던 내 아이에게도 해보는 것이다. 외국영화에서 보면 학교를 데려다주거나 하교에서 오는 아이들에게 눈 맞추치고 뽀뽀해준다. 영화를 볼 때면 우리와 문화가 달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자존감 놓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못할 건 없다. 하교에서 온 아이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때로는 연인보다 더 따뜻하게 말해보자.


보고 싶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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