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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남편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마음

by 행복수집가

이번에 아이랑 서점에 갔다가, '팝업하우스 만들기'를 샀다. 종이 도면을 잘라서 입체적인 집모양을 만드는 건데, 이걸 하다 보니 잡생각도 안 나고 집중이 되면서 생각보다 재밌었다. 수지도 가위로 종이 자르는 걸 무척 재밌어했고, 꽤 집중해서 잘하는 모습에 새삼 놀랐다. 그리고 집모양을 하나하나 완성하면서 뿌듯함도 느꼈다.


지난 주말에 우리 세 식구는 거실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팝업하우스 만들기 가내수공업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다. 각자 가위 하나씩 들고 자르고 붙이며 협력해서 종이집을 만들었다.


이걸 하다 보니 집중하게 돼서 나는 말수가 줄어들었고, 수지도 말없이 자르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남편은 만들기를 하면서 계속 혼잣말도 하고 추임새도 넣고, 콧노래도 흥얼거렸다.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던 나는 어느 순간 남편이 계속 혼잣말을 하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그 모습이 재밌어서 "오빠는 오디오가 비지 않네."라고 말했다.


내 말에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세 식구가 같이 모여서 뭔가 같이 만들고 있는 이 순간이 좋아. 즐거워. 아, 그래서 우리 셋이 차 타고 어디 갈 때도 내가 콧노래를 많이 부르나 봐. 즐거워서."


내가 가볍게 그냥 던진 말에, 남편은 진심의 무게를 담아 말했다.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이 좋아서, 저절로 콧노래가 나온다고 말하는 남편의 모습이 순수한 아이처럼 보였다.


즐거워하는 남편을 보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마음이 전해지니 나도 이 순간이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남편은 3교대 근무를 해서 쉬는 날이 일정하지 않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날이 많다. 그래서인지 세 식구가 같이 있는 시간을 더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끼는 것 같다.


남편은 세 식구가 같이 쉬는 날이면 어떻게든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애쓴다. 수지와 적극적으로 놀아주고, 나들이도 가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온 마음을 다한다.


이 날, 팝업하우스를 만들면서도 남편이 이 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느끼고 있는지 마음으로 전해졌다.

이런 남편을 보며 나도 더 행복해졌다.


우리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이 가정의 따뜻한 온기를 지켜주는 것 같다.

남편이 가정을 아끼는 그 마음이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 마음만 있으면 어디서 뭘 해도 즐겁다. 근사한 곳에 가지 않아도 집에서 종이 접기만 해도 즐겁고, 나가서 뛰어놀지 않고 집에서 숨바꼭질만 해도 아이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 핀다. 웃음으로 가득한 집만큼 행복한 풍경이 있을까.


남편과 아이가 함께 놀면 해맑은 웃음소리가 집안 가득 퍼져, 행복한 공기로 가득 채워진다. 그리고 그런 순간에 내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고맙고 감사하다.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어디서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역시,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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