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마음챙김에 좋은 책 필사
이전 글에도 적은 적이 있는데 난 문장수집을 꾸준히 하고 있다. 좋아하는 문장들, 울림이 되고, 생각이 되는 문장들을 모아서 자주 보며 필사를 한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끄적거리며 연필이나 펜으로 적는 걸 좋아해서, 메모나 일기 등 손글씨로 적는 기록을 오랫동안 했다. 펜으로 직접 글을 적으면 그 내용에 더 집중이 되는 것 같다. 좋은 문장을 노트에 적다 보면 그 문장에 오롯이 집중하게 되며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요즘엔 문장 필사만 하는 게 아니라 책 필사도 즐겨하고 있다. 한 문장만 적는 것이 아니라 적고 싶은 책의 한 챕터를 필사한다.
앞뒤 내용이 이어지는,
문장과 문장이 연결돼서
주는 메시지를 적다 보면
내 정신이 채워지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을 경험한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조용한 시간에 책과 나, 그리고 펜과 노트만 있다. 필사를 하면서 내 마음이 책 내용에 젖어든다. 그냥 읽어도 좋은 내용을 한 문장, 한 문장 따라 적다 보면, 글자가 노트에만 새겨지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도 새겨진다.
필사하는 게 너무 좋아서 밤 12시가 넘도록 한 적도 있다. 멈추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 좋아서 잠이 와서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필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이런 나를 보며 내가 확실히 좋아하는 것을 하나 더 알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내 안에 나도 몰랐던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기쁨, 잠재되어 있는 내 안의 모습이 알을 깨고 나온 행복을 느끼게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며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건지, 요즘 책 필사를 하며 새삼 다시 느낀다.
좋은 책을 읽어도 한번 읽고 다시 되새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한다. 되새김과 반복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 필사는 책의 내용을 계속 곱씹으며 생각하게 한다. 생각할수록 마음이 더 깊어진다.
필사하는 책은 너무 어려우면 금방 지칠 수도 있다. 나는 요즘 가볍게 읽기 좋은 에세이 책을 필사 하고 있다. 읽기 쉬운 책이지만 그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다.
짧은 한줄한줄에서 주는 울림이 내 마음을 파고든다. 좋은 말을 간결한 문장으로 잘 정리된 책을 필사하다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더 즐겁게 필사하게 된다.
늘 똑같은 환경에서 똑같은 것만 반복하다 보면 그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 버려서 새로운 생각을 할 틈이 없다. 그리고 어떤 영감이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도 어려워진다.
그런데 책 필사를 하다 보면 책의 내용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주기도 한다. 좋은 말을 심은 마음에 좋은 생각과 행동이 잘 자라날 수 있는 양분이 되기도 한다.
책 필사를 통해 마음에 신진대사가 좀 더 활발해진다. 마음이 한 곳에만 고여 있지 않고 움직이며 생동감이 넘친다.
필사를 하고 나면 내 정신이 좀 더 건강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필사는 나의 정신건강,
마음 챙김을 위한 운동과도 같다.
쓰면 쓸수록 마음이 행복해진다. 필사를 하고 나서 빼곡하게 채워진 노트를 보면, 내 마음도 좋은 것으로 채워져 있는 걸 느낀다.
우리 몸은 많은 음식을 먹으면 무거워지는데, 마음은 좋은 것으로 채울수록 오히려 더 가볍고 고요해지는 것 같다. 쓰면서 어느새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돈된다. 그래서 필사를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진다.
이렇게 필사의 달콤한 맛을 제대로 보니, 이제는 안 하려야 안 할 수 없게 되었다. 나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 꼭 해야 하는 필수 루틴이 되었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명상이나 독서 외에 내면을 풍성하게 채워주고 마음의 고요를 찾는 분들이 계시다면 책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