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수집가 Jun 13. 2023

내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것

지금 모습 그대로를 완전체로 받아들이자.

어제 아침에 수지는 울면서 등원했다. 수지 아빠는 일찍 출근하고 내가 수지를  등원시킨 아침이었는데, 아빠랑 아침마다 산책하고 가는게 루틴이 되어버린 수지를 위해 산책 한바퀴 하고 가면 울지않고 잘들어가려나 싶어서 30분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산책을 나갔다.


산책하고 어린이집 간다니까 수지는 집에서 즐겁게 나왔는데,  산책하는동안 가자고 하는 코스가 점점 길어졌다. 더 멀리 가고싶어하고, 등원시간이 다 돼 가는데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하고. 그러는동안 시간이 지체되어, 수지를 등원시키고 난 출근을 해야해서, 수지가 하자는대로 못해주고 어린이집을 갔더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출근 하기도 전에 이미 힘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유모차를 타고 갔었는데,  유모차에서 안내릴려고 온몸에 히을 주며 떼를 써서, 정말 힘들게 겨우 수지를 유모차에서 꺼내고 선생님께 안겨드렸다.


좀 더 일찍 나와서 수지가 좋아하는 산책을 하고가면 더 나을줄 알았는데, 아기의 요구는 더 커지고 그 요구가 안채워지니 떼를 쓰고 운다.


그렇게 수지를 힘들게 등원시키고 마음이 심난했는데 '엄마심리수업' 책을 추천받은게 생각났다. 생각해보니 난 매일 독서를 하면서도, 육아에 관한 책을 읽어본적이 없다.


육아도 책을 통해 분명 공부가 필요한 부분인데, 그동안은 필요한 정보만 주는 그런 매체들을 통해 육아 정보나, 팁을 얻었지, 엄마의 심리나, 아이의 심리에 대해전문가가 저술한 책은 읽어본적이 없다. 그런데 점점 난이도가 높아지는 육아를 실감하니, 전문가의 도움을받아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는데, 정말 나에게 너무나 필요했던 말들, 가이드가 되는 말들, 내 마음을 다독여주며 내가 아이를 향해 어떤 시선과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내 마음에 위로와 힘과 지혜를 주었다.


책 내용 중, 내 마음에 와닿은 문구를 적어보고자 한다.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전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결국엔 자발성이 이긴다.

자발성의 핵심은 재미다.

재미있으니까 스스로 하고 틈만 나면 하려고 한다.

자발성을 키워주는방법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아이의 기질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엄마가 운명의 흐름을

잘타고 넘는 지혜로운 엄마다.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새롭게 만나야 한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모자라면 모자란대로

그 모습이 지금 현재 내 아이의

최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금 모습 그대로를 완전체로 받아들이자.



이 몇줄의 내용만으로도 내 마음에 큰 울림이 있었고, 깨달음이 있었다. 나는 아이를 위해 뭔가를 해줘야 한다고만 생각했지, 내가 하지 말아야 할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적이없다. 그런데 이 글을 읽고 내가 뭘 하지 말아야 할까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아이의 기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 그대로의 아이를 만나며, 믿어주는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많이 와닿았다.


나도 때로는 아이에 대한 태도가 일관적이지 않고 내 감정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감정의 변화가 많았던 것 같다. 힘들거나 피곤할땐 아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잘 받아주지 못했다. 잘 몰랐던,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나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고.


그리고 수지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었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게 있고 하고싶어하는게 있다. 그런것들이 내기준이나, 내 컨디션에 맞춰서 받아들여야 하는게 아니라 수지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이 필요다는 생각을 했다. 난 자주 내 관점에서만 아이를 봤는데, 아이의 관점에서는 어떨지 생각하는 마음이 눈이 필요한것 같다.



세상에는 이런 엄마도 저런 엄마도 있다.

엄마가 어떤 모습이건 상관없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수 없다.

나만이 내 아이에게 완전체의 엄마가 될 수 있다.


-엄마심리수업 중-



이 문구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마음이 찡했다. 큰 위로와 토닥임이었다. 내가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어도, 내 아이에게 만큼은 완전한 엄마다.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이 책은 엄마로 사는 나를 돌아보게 하면서도, 엄마인 나를 따뜻하게 위로하고 안아주는듯했다.


이 책 내용을 보고 내 마음을 돌아보고 수지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서인지, 어제 수지 하원하고 저녁에 잠들기전까지의 시간동안 단 한번도 짜증이 나지 않았고,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든 마음이 일희일비 하지않고 평온했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하원하고 수지 우산쓰고 장화신고 물첨벙 놀이 하며 산책을 했는데, 위험하지만 않으면 물이 좀 튀어도,옷이 좀 젖어도, 지렁이 본다고 쭈그려 앉아서 엉덩이가 젖어도, 그냥 내버려두었다. 수지 하고싶은대로 하게 하고, 엄마도 같이 물 첨벙하라고 해서 같이 하니까 수지가 너무 좋아했다.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하는것을 할 수있도록 해주는 것에 대한 책 내용이 마음에 많이 와닿았는데, 수지와 있으며 그 말을 실제 적용해보니, 나의 기준을 내려놓고 아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니 마음이 한결 가볍고 수지가 뭘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조금 넓어진것 같았다.


이전엔 비오는 날 물첨벙 놀이 할때 인도가 아닌 차가 다니는 길에 물은 좀 더러워서 못밟게 하고, 풀이 있는 곳에 물웅덩이가 작게 생겨나있으면 거기도 흙에 고인물이라 신발 다 베리고 발이 푹 빠질까봐 못하게 했는데, 어제는 그저 수지가 물 첨벙 하고 싶다고 하는곳에 같이 가서 다 하게 해주고, 풀숲에 있는 물웅덩이도 발을 데보고 싶어해서, 내 손을 잡고 들어가 발을 물에 넣어보기도 했다. '하지마, 안돼' 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밖에서 아빠 엄마랑 같이 잘 놀고, 산책하고, 집에 왔는데 수지는 밖에서 더 놀고 싶은데 집에 데려왔다고 크게 울면서 집 현관 바닥에 드러누워 떼를 쓰기도 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고도 마음이 평온했다.


예전 같았으면 너 왜그래, 하지마 그만해 하며 짜증내는 아이에게 나도 같이 짜증을 냈을텐데, 어제는 마음의 요동침이 없이, 평온한 상태로  짜증이난 수지도 그냥 그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수지의 화가 풀릴때까지 분을 분출하게, 잠시 울도록 내버려두었다.


그랬더니 얼마 안있어서 수지의 악쓰는 소리가 줄어들었고 그때 가서 안아주고 눈물 닦아주며 "집에 오기 싫은데 와서 속상했어?" 라고 하며 토닥여주고,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게 하니, 수지가 짜증감에서 벗어나 평소의 귀여운 수지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그동안 내가 피곤해서 귀찮거나, 하기 싫으면 수지에게 안된다고 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다. 그저 내 컨디션이 안좋다는 이유로, 아이가 하고싶다고 하는 것을 못하게 한 것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이 든다.


수지와 같이 즐기고, 수지가 하는대로 그냥 바라보고 받아들이다보니, 수지도 유난히 더 즐거워하고 좋아했고, 하고싶은 행동과 말을 자유롭게 다 꺼내놓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엄마의 태도가 조금 달라지니 아이가 훨씬 자유롭고 더 밝고, 더 신나하는걸 분명히 느꼈다.


수지는 어제 저녁 내내 기분이 너무 좋았고, 아빠랑 목욕하고 나와서는 발가벗은 귀여운 몸으로 "엄마 수지 봐바~" 하더니 나에게 달려와서 와락 안겼다.  너무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나를 보는 수지 눈에서 꿀이 떨어졌다.


저녁에 수지는 신나게 잘 놀고, 잘때도 침대에서 좋아하는 핑크퐁 사운드북을 한참 틀어서 노래도 따라 부르고 율동도 하더니, 자기가 할만큼 다 하고 나니 "엄마 이제 힘들어" 하고 스스로 누워서 잠들었다.


그전에는 침대에서 계속 안자고 있으면 이제 자야한다고 자는 시간이라고 몇번 다그치기도 했다. 내가 자라고 해서 자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내가 다그치지 않아도, 수지는 평소에 잠드는 일정한 시간에 잔다. 그리고 자기전에 노래부르고 율동하는게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그런데 이것도 내 컨디션이 안좋거나 피곤한날, 좀 빨리 쉬고싶은날엔 안자고 노래부르는 수지를 그 모습 그대로 이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물론, 나도 사람이라 몸이 지치고 힘들땐 더 예민해지기도 하는게 당연하지만, 그래도 내 상태가 안좋다는 이유로, 아이에게까지 부정적인 기운을 주는것은 하지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내 상태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일희일비 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스리고,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올때 잠시 멈추고 아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도록 기다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의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육아를 함면서 힘을 들여야 하는게 아니라 힘을 빼야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나에게도 강압적인면들이많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하루가 평온하고 너무 감사했다. 등원시키는 아침까지만 해도 너무 힘들었는데, 내 마음에 변화를 준 책을 대하면서, 책의 글이 내 마음에 들어오고 내 삶에 적용이 되어, 이런 감사한 변화를 일으켜주었다.


이 경험과 이 마음을 잊지않고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나도 공부를 끊임없이 하고 마음에 가르침을 주는 글들을 계속 읽으며 마인드컨트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나 저러나 나만이 수지에게 완전한 엄마다.


"오늘 하루도 사랑으로 채워보자, 엄마가 항상 더 노력하고, 우리 수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게, 존재자체가 선물인 우리 수지, 사랑해 아가."

 

이전 01화 빈틈 엄마가 좋은 엄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