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42 댓글 8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이와 함께 사전투표 하고 오는 길에 만난 봄날

봄과 잘 어울리는 아이와 함께

by 행복수집가 Apr 06. 2024

어제는 남편과 같이 아이 하원을 시키고, 사전투표 하러 갔다.


하원할 때 가지고 간 씽씽이를 타고 수지는 봄바람을 가르며 씽씽 달렸다. 핑크색 씽씽이에 핑크색 옷을 입은 수지가 지금 봄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렸다. 신나게 앞서 가는 수지의 뒷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사전투표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었다. 그래도 줄이 빨리 줄어들어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수지도 어른들 사이에서 잘 기다려주었다. 체육관에서 사전투표를 한 거라, 수지는 처음 보는 체육관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보며 ‘저건 뭐야, 이건 뭐야’라고 물어봤다.


수지의 물음에 답하면서 기다리다 보니 우리 차례가 되었다. 수지는 아빠와 같이 들어가서 투표를 하고(?) 나왔다. 아이와 투표소에 같이 간 경험도 참 특별하게 느껴진다. 나중에 내 아이도 투표 권리가 생기는 나이가 되면,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같이 투표를 하고 오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침 한참 남은 미래지만 왠지 그날이 궁금해진다.


무사히 투표를 하고 나와서 나와 남편은 인증사진을 찍었다. 이 모습을 본 수지가 자기도 사진 찍을 거라고 브이를 하며 콩콩 뛰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한참 웃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봄기운 잔뜩 느끼며 산책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봄을 닮은 아이와 함께하니 더 행복했다.


수지는 걷다가 벤치가 보이면 ‘우리 저기 앉아서 쉬었다 가자’라고 했다. 수지 덕분에 걷는 길에 벤치에 앉아서 쉬며 잠시 멈춰서 주변 풍경을 감상했다.


아이 없이 우리 부부만 있었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것에만 집중해서 그냥 빨리 왔을 텐데 아이와 있다 보니 천천히 걸으며 주변 풍경을 여유롭게 보게 된다. 아이와의 산책길엔 항상 멈춤의 시간이 있다. 그 시간에 주위를 더 둘러보고, 음미한다.


가는 길에 꽃이 보이면 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새가 있으면 그 앞에서 멈춘다. 시선을 끄는 나무, 풀, 개미 모든 것이 아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그리고 나도 아이 옆에 멈춰 서서 그 순간을 온전히 느낀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근처 벚꽃나무의 벚꽃 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걸 본 수지는 벚꽃나무 아래에서 떨어지는 벚꽃 잎을 잡으려고 폴짝폴짝 뛰어다녔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동화책 그림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벚꽃과 아이의 조합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봄에 핀 꽃 같은 내 아이, 내 마음에 꽃을 피우는 아이가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5살 아이의 첫 뮤지컬 관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