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이 주는 행복
제주여행 셋째 날 오후엔 '하리보 해피월드'에 갔다. 제주에서는 최대한 야외에서, 자연을 보고 싶었으나 이 날,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아이와 밖에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찾은 곳이 하리보 해피월드였다.
아이는 젤리를 좋아하는데, 젤리 하면 하리보가 빠질 수 없다. 젤리로만 보던 하리보 캐릭터를 큰 전시관에서 보면 아이가 어떤 반응일지도 궁금했고, 나도 이곳이 궁금했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매우 비싼 입장권 금액에 비해 내용은 조금 부실하게 느껴졌다. 그저께 갔던 키티 아일랜드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고, 매우 만족했던 키티 아일랜드에 비해 하리보 해피월드는 볼 것도, 체험할 것도 조금 부족했다. 내 주관적인 느낌이지만.
그래도 하리보 자체가 워낙 귀여워서 하리보로 꾸며놓은 곳은 매우 귀여웠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들도 많았다. 원색 배경이 많아서 여기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좀 더 선명하고 산뜻하게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전시관을 구경하는 시간은 짧았는데, 하리보 기념샵에서 생각보다 오래 머물렀다. 하리보해피월드의 메인은 기념샵이었다. 각종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물품들이 많았고, 시중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젤리도 팔고 있었다.
오히려 전시관보다 더 볼거리가 많았다. 너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게 많아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막상 아이는 물건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젤리 하나만 골랐다. 오히려 내가 더 눈이 휘둥그레져서 이것저것 보느라 신났었다.
나는 여기서 에어팟 케이스, 키링, 미니 파우치, 폰 그립톡을 샀다. 평소에 핸드폰 액세서리를 좋아해서 폰 케이스나, 그립톡 사는 게 취미인데 하리보 폰 액세서리는 정말 너무 귀여워서 참을 수 없었다.
마침 이틀뒤가 내 생일이어서 남편이 내가 갖고 싶은 거 사준다고 했었는데, 난 여기서 사달라고 했다. 남편이 정말 이거면 되겠냐고 몇 번을 물어봤다. 자기는 스마트 워치를 사주려 했다고. 그래서 내가 나는 스마트 워치 필요 없다고, 난 진짜 (하리보 폰 액세서리) 이거면 된다고 강력히 말했다.
그렇게 해서 내 생일 선물을 하리보 해피월드에서 사게 됐다. 사고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귀여움이 주는 행복감을 너무나 좋아한다. 내가 사용하는 물건이 귀여우면 내 일상도 그냥 귀여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이를 위해서 간 하리보 해피월드였는데, 나를 위한 해피월드가 되었다. 좋은 추억이 되었다. 지금도 하리보에서 사 온 미니 파우치와 에어팟 케이스를 잘 쓰고 있다.
하리보 해피월드를 구경하고 나서는, 호텔 체크인을 하고 동문시장에 가서 몇 가지 기념품을 샀다.
직장 사람들과 아이 유치원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간단히 샀다.
뭐, 해외까지 간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왔으니 소소한 선물이라도 드리면 기분 좋으니까. 선물을 사면서 이걸 좋아할까, 저걸 좋아할까 고민하며 비교해 보고 고르는 시간도 나름 즐거웠다.
이것도 여행의 맛이 아닐까.
이렇게 선물까지 고르고 나서야 이번 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다음날 아침 비행기로 돌아가는 거라, 셋째 날이 사실상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넓은 제주를 다 둘러보기엔 3박 4일도 매우 짧았지만, 그래도 제주의 아름다움을 보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가는 곳마다 아름다웠던 제주.
계획하지 않은 곳에 갑자기 가게 되면 오히려 생각지 못한 선물 같은 풍경이 우릴 맞이해줘서 '안 왔으면 큰일 날뻔했다'라고 생각한 곳도 많았다. 그리고 어딜 가나 보이는 그림 같은 하늘과, 노란 귤이 열려있는 귀여운 귤나무들, 그리고 찬란하게 빛나던 푸른빛의 바다를 잊을 수 없다.
우리 가족 첫 제주여행에서 잊지 못할 풍경과,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 이번 제주 여행은 우리 세 식구에게 정말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