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라톤 준비 1: 변수를 대하는 태도
50일 앞으로 다가온 마라톤.
목표는 단순하다.
포기하지 않는 것, 4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
인터벌, 템포런, LSD.
한 주에 세 가지 훈련을 모두 하기로 했다.
첫 주가 끝났다. 솔직히, 쉽지 않았다.
인터벌부터 삐걱였다.
800m 구간을 8번 반복하려 했지만 5번에서 멈췄다.
체력이 모자랐다.
템포런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14km를 달렸지만, 페이스는 들쑥날쑥.
평균 5분 51초. 목표는 5분 45초였다.
주말엔 LSD를 2시간 30분 달릴 계획이다.
첫 주를 돌아본다.
실행은 했지만, 욕심이 앞섰다.
현실을 고려하지 못한 훈련이었다.
다음 주는 달라야 한다.
훈련도, 삶도 변수가 있다.
생각은 앞서고, 몸은 따라가지 못했다.
둘이 합의하지 못하니 훈련이 어그러졌다.
삶도 늘 그랬다.
계획은 언제나 멋지다.
자기 계발서처럼 계획하고, 동기부여하고,
주도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현실은 늘 변수를 던진다.
머릿속 계획은 결재받지 못한 문서처럼 흩어지고,
삶은 휘어지고, 꺾이고, 예기치 않은 길로 간다.
이번 훈련도 마찬가지였다.
날씨를 고려하지 않았고, 체력을 간과했다.
페이스를 유지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무너졌다.
네가 가는 길이 곧 길이라는 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길은 불확실하다.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길을 바꾼다.
그걸 없앨 순 없다.
넘어갈 실력을 갖추고 싶지만,
그게 된다면 변수는 더 이상 변수가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하나다.
변수를 받아들이는 태도.
페이스가 무너질 때,
발이 무거워질 때,
기록이 흔들릴 때,
가장 현명한 대처는 단순하다.
멈추지 않는 것.
남은 거리라도, 남은 시간이라도
발을 내딛는 것.
그렇게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목표에 조금은 가까워진다.
삶도 그렇다.
변수를 탓하며 멈출 순 없다.
회피하고 합리화하기엔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그저 묵묵히, 멈추지 않고,
주어진 길을 끝까지 가는 것.
이번 주 훈련은 계획과 달랐다.
그러나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실패가 아니다.
삶도 마찬가지다.
예상치 못한 변수로 막혀도,
돌아가고, 우회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
끝까지 했다면 실패는 없다.
멈추지 않는다면 좌절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