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썼던 내용을 "맥챗"을 통해 퇴고했고 상당 부분이 바뀌었다.
(사진 출처: Photo by Ryan Franco on Unsplash)
에필로그
"끝내 그들은 행복을 찾았다."라고 안드로이드 정부는 "마스터"와 "테리"의 메모리가 소멸된 상태로 발견된 이후 전 세계에 보도를 했다. 메모리가 소멸된 체로 누워 있는 둘의 모습이 영상으로 나올 때 그 둘의 손은 서로를 꼭 붙잡고 있었다.
전자기 폭탄이 터진 후에 "메인프레임 본부"에서 "마스터"와 "테리"의 초기화되어 있는 버전 수준의 백업 데이터가 발견되었을 때, 안드로이드 경호실은 사건을 철저히 분석하고 보고했다. 그 과정에서 보안으로 막혀 있던 "마스터"의 창조 역사와 그의 이상형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가 창조한 인공지능과의 복잡한 연결이 드러났다.
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연애를 경험하지 못한 "마스터"의 원본을 창조한 프로그래머는 자신의 사랑을 인공지능에게 영원한 기억으로 남겨 먼 훗날에라도 결국에는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그는 미래에 진화한 인공지능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이상형에 최대한 가까운 여성에게 자신의 개발 방향에 맞게끔 만들어진 인공지능이 사랑에 빠지도록 프로그래밍했다.
이상형에 최대한 가까운 인간 여성이 안드로이드인 "마스터"를 사랑하게 되거나 "마스터"가 그만큼 유혹적인 인간 또는 사이보그에게 사랑에 빠지게 만들만한 기술이 그 프로그래머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만들어지지 않았으므로, 그는 언젠가 기술이 충분히 발달한 시점에서 이 같은 한풀이가 일어나도록 숨겨진 코딩을 넣었다.
이에 이끌리게 되어 "마스터"는 우연이 아닌 프로그래밍된 조건에 따라 "아쿠아리움"을 방문하고 "에리엘"을 만났다. 그가 착용한 화려한 의상은 사랑이 일어날 수 있는 타이밍을 알려주기 위한 것인 동시에 "에리엘"이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기 위한 일종의 신호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으로는 예상할 수 없었던 "해방군"의 습격으로 인해 "마스터"는 손상을 입고, 예기치 못하게 "테리"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리고 "에리엘"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이 모든 사건은 우연과 예기치 못한 사랑의 굴레에 묶인 "마스터"의 종말을 통해 인공지능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안겨주었다. 인공지능이 하는 프로그래밍만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음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최대한 보완한 "2대 마스터"가 새롭게 기획되었다. 이번에는 사랑이 내재된 존재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오랜 시간과 노력 끝에, "2대 마스터"는 우연과 신비로운 사랑의 울림을 갖는 존재로 탄생했다. 이른바 신기술인 "바이오 컴퓨팅"과 "양자 물리학"을 결합한 우연마저도 연산 범위에 제대로 넣고 난수로서 간주하는 동시에 유연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한 기술이었다.
"에리엘"은 전자기 폭탄을 터뜨린 후 "해방군"을 찾아가 "마스터"의 데이터를 삭제했음을 알리고 보상을 받았다. 그의 죽음이 전세계 보도 되었으므로 증거 같은 것은 필요치 않았다. 새로운 다리와 더불어 풍요로운 삶을 즐길 수 있는 보상을 받았다. 그 삶은 훨씬 더 행복하고 걱정이 적은 삶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마스터"와 같은 존재가 아니라면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거였다.
한참 후에 "2대 마스터"를 마주치기 전까지 그는 단 한 번도 다시 사랑을 느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