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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Mar 04. 2024

고스팅, 찔러 보기

두 주연 간에 성적인 긴장감이 흐르고 있음을 오해하지 않게 하다

(포스터 출처: IMDB)


애플 TV를 아직은 무료 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기간 동안 다른 채널의 영화나 개봉 영화 근처에도 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지금 극장에는, 한국 역사상 있지도 않은 건국의 영웅을 역사적인 사실을 거의 완벽하게 왜곡해서 "다큐멘터리"인 척 만들어보려고 하는 노골적인 영화가 두 편이나 개봉해 있다.


뭐 어렸을 때야 반공 영화를 보러 집단 관람도 갔던 시대를 지나쳐왔지만, 그 옛날 캄보디아 공산독재정권 크메르루주의 대량 숙청을 그린 "킬링필드"는 작품성과 객관성이 어른거리고 감동적이었다.

(출처: Film Affinity)

칭기즈칸도 따지고 보면 대량 살인자다. 그러나 영웅으로 불린다. 당시 역사 배경에서 정복할 국가의 국민을 죽인 것이다. 자국민을 학살하고도 영웅으로 이름을 올리는 이는 역사상 그리 흔치 않다.


공산독재정권이 있는 "소련"이 "스탈린"을, "중공"이 "모택동"을 각 국가에서의 대량숙청의 역사마저 합리화시키며 영웅시하고 있다. 그렇게 자국민을 많이 죽였어도 영웅이라고 한다. 이 빨갱이들은.


그게 자유진영인 이 나라에서조차 다시 가능해진 이 시대는 분명히 역사적으로 퇴행하고 사실과 멀어지고 있는 위험한 시대로 보인다.


다시 대량으로 자기 변호권을 일체 인정 않고 국민을 숙청해도 좋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듯하고, 이제 곧 입법과 사법, 행정을 권력으로 꽁꽁 묶어 장악하는 데 성공하면 원할 때마다 그것을 할 것 같다.


다른 좋은 극장 개봉작도 많고, 고대하던 "듄 2"도 건국의 영웅을 그린 영화의 흥행을 막고 있어서 좌파 영화 소리를 듣고 있을진 모르겠지만 개봉해서 당연히랄 정도로 빠르게 1위를 점유했다.

(출처: ComicBook.com)

우측으로 많이 치우친, 우주시대를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왕조와 귀족, 태어난 혈통에 의한 천부인권설을 말하는 왕당파 이념을 가진 듯한 영화 "듄 2"를 보고 싶은 게 지금의 나다.


이런 관객이나 시청자가 정말로 "좌파"란 말인가? 내가 보기엔 "건국의 영웅"을 이미지로 조작해 내려고 애쓰는 그 일련의 집단이 "빨갱이"와 더 가까워 보이는데 말이다.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애써 안 보려고 고개를 돌려 외면하고 있었던 애플 TV의 작품인 "고스팅"이 어제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넷플릭스에서 "그레이맨"의 사이코패스 악역으로 OTT 오리지널 데뷔를 잘했던 "크리스 에반스"와 더불어 그 작품에서 같이 나와 "라이언 고슬링"과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맞췄던 호흡을 다시 제대로 맞춘 "아나 데 아르마스"가 여기에 나왔다.


아무 생각 없이, 한국의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같은 스트레스 가득한 생각을 잊고 아무 생각 없이 볼 그저 "킬링 타임용"의 영화일 것이 뻔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재미있다는 느낌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1. 버려야 할 선입견

 1) (포스터만 보자면) 시작부터 빵 터지는 일이 급격하게 벌어질 것 같다(X)

 2) (포스터만 보자면) 여자 배우의 보조역으로 크리스가 끌려다닐 것 같다(△)

2. 고스팅, 찔러보기



농촌+스파이+바이오물 액션이라는
새로운 하위장르를 만든 것처럼도 보인다


1. 버려야 할 선입견

 1) (포스터만 보자면) 시작부터 빵 터지는 일이 급격하게 벌어질 것 같다(X)

"아르테미스"가 맡은 "세이디"는 첫 장면부터 차량에서 "애플 카플레이"로 통화를 하는 PPL을 하면서 등장한다. '가볍고 들인 비용 대비 일정 이상의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을 목표로 만들었어요.'라는 말을 누군가가 내레이션으로 하는 것만 같다.


근육질의 호쾌한 남자, "크리스 에반스"가 맡은 "콜"이 수염을 잔뜩 기르고서는 미국의 시골 장터에서 자신이 직접 농장에서 키운 화초 등을 팔다가 "세이디"와 마주해서는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이 실랑이 장면은 두 남녀가 마치 서로를 쥐어 패기라도 할 것처럼 거세게 욕을 하는 장면으로 나온다. 실제의 삶에서 이런 정도로 싸우면 서로 다시 볼 일이 없게 되거나 앙심을 품고 대립할 거다.


하지만 "콜"은 대신 봐줬던 가게의 여주인이 "콜"과 "세이디"의 말싸움이 '성적인 에너지를 서로 주고받는 것 같았다는 의견'을 제시하자, 뒤를 따라가서 친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가까워진다.


이 영화는 친절하게도 이처럼 둘이 싸울 때마다 '둘 간의 성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군, 어디 가서 방이나 잡지'라는 대사를 반복한다.


그럼으로써 이 커플이 사랑싸움이란 것을 성적인 요소를 깔고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반복하는데. 이 두 남녀의 싸움을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거나 둘이 멀어지는 것으로 오해 말란 신호를 준다.


이렇게 시작한 둘의 연애가 급작스럽게 사랑으로 불붙기까지의 템포는 예상보다 좀 길게 걸린다. 그건 "콜"의 시골 농부스러운 순수함을 화면 속에서 사실처럼 느껴지게 만들려는 몸부림 때문이다.

(출처: Marca.com)

 2) (포스터만 보자면) 여자 배우의 보조역으로 크리스가 끌려다닐 것 같다(△)

툭하면 남자를 휘두르고 자기 보조물처럼 흔들면서 다니는 강한 여자가 등장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포스터만 보자면 어쩌면 여자에게 학대당하는 것을 즐기는 남자가 불현듯 볼 작품 같기도 할 정도다.


그러나 뒤로 갈수록, 왜 "크리스 에반스"란 배우를 캐스팅했는가를 확실히 드러내면서 액션 비중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해피엔딩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결정적인 액션을 "콜"이 해낸다.


더구나 농부로서 가지고 있는 식물에 대한 지식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상황을 호전시키는 영리함을 보여줘서. 농촌+스파이+바이오물 액션이라는 새로운 하위장르를 만든 것처럼도 보인다.



중후반부쯤에서는 거의
하자 잡을만한 내용이 없다


2. 고스팅, 찔러 보기

그동안 짧지 않은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이 상위 수 퍼센트 안에 드는 절대적인 매력이나 부, 능력 등을 갖고 있는 이가 아니라면 한 번쯤은 당해봤을 만한 이별이 "잠수 이별", 바로, "고스팅"이다.


별별 이유가 다 있을만하겠지만, "고스팅"을 시도하는 쪽의 입장은 상대방에 대해서 매우 화가 났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전혀 다시 만남의 지속을 고려할 만큼의 여지가 남아 있지 않기에 우발적으로 그같이 하는 경우도 있고, 쌓인 게 많다 보니 계획하고, 마음을 먹은 뒤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 작품 속의 "세이디"처럼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만 하고, 언제 죽게 될지도 모르는 스파이인 데다가, 일 때문에 한 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할 때, 마치 선인장인 것처럼 일 년에 한두 번만 물을 주어도 살아 있는 "남자 친구"를 구하려고 했다가,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는 경우는 확률 낮은 판타지다.


그것은 "고스팅"을 당해본적이 있었던 많은 이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는 듯한 소재로 이것을 삼았구나 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는 성적인 에너지가 차고 넘치는 분방한 20~30대일 것이다. 군데군데 "캡틴 아메리카_윈터 솔저"에서 나왔던 배우를, 정체불명의 "택스맨"을 잡았다고 생각하고, 이 커플을 붙잡아 끌고 다니다가 서로를 죽이는 하나씩의 카메오로 등장시킨다.


"팔콘"이었다가 2대 "캡틴 아메리카"가 된 "앤서니 매키"와 "윈터솔저"인 "세바스찬 스탠"이 등장해서 똑같이 두 남녀가 아옹다옹할 때, "같이 방이나 잡지 그래"라고 번역되는 대사를 똑같이 되풀이하다 죽는다.

(출처: Sportskeeda)

중간에 한국계 배우인 "존 조"가 "캡틴 아메리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잠깐 현상금 사냥꾼 중 하나인 "늑대"로 나와서 죽게 되는데, 이 부분은 아마도 "마블팬"이 상대적으로 많은 한국에 대한 배려와 더불은 "아시아 배우" 쿼터를 인종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맞춘 구색 같기도 하다.


그런 느낌마저 전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서로 다른 인종이 두루뭉수리 나오는 작품이 나오기엔 아직 더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데드풀"의 "라이온 레이놀즈"가 끝의 난장판에 맥락 없이 나와서 "세이디"와 긴급한 순간에도 말을 주고받기도 해서, 이 화려한 배우의 카메오 향연이 마치 작품의 매력의 50%는 책임져 주는 것 같았다.


빌런 역할의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아직 제대로 된 악역을 제대로 연기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워낙 인상이 선하거나 순진해 보이기 때문에 좀 더 외모가 망가져야 빌런 연기가 통할 듯하다.


이런저런 재미요소를 깔면서 심심찮게 차량 체이싱 장면과 수많은 적이 되든 좁은 공간에서 소규모의 적이 되든 "총"뿐만 아니라 타격기를 발휘하거나 "프로레슬링"같은 동작을 하면서 액션이 적재적소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중후반부쯤에서는 거의 하자 잡을만한 내용이 없다.


"그레이맨"이 90점짜리 영화였다면, 이 작품에는 85점을 주고 싶다.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가 없었다면 거의 같은 수준의 작품이다. 둘 중에 하나라도 만족스럽게 봤다면 나머지도 그렇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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