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만의 빛을 찾거나 발할 수 있다.
어둠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평면적인 어둠이고,
다른 하나는 입체적인 어둠이다.
평면적인 어둠이 떠올리게 하는 것은
꽉 막혀 버린 답답함과 좌절, 절망,
나아갈 길이 없음, 출구 없음 같은 것이다.
이 어둠은 아무런 상상과 말과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정체된 머무름..., 무...
막막함만을 강요한다.
장막을 걷어올리듯이
어둠을 눈앞에서 치우지 않고는
이 평면적인 벽을 넘어서서
무언가를 볼 수가 없다.
그 어둠은 당신이 무지하고
무기력하고 불능화되어
아무것도 제대로 알지 못하길
바라는 존재이다.
세상에 아무런 변화가 없길 바라고
이대로 멈추고 싶어 하는 자들이
이런 어둠으로 세상을 꽁꽁
동여매기를 원한다.
반면에 입체적인 어둠은
바로 공간이기도 하고
질감을 가진 무엇이기도 하다.
이런 농밀한 어둠이 거리와
내가 있는 공간을 감쌀 때
느끼게 되는 것은 안온함이다.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
모든 것이 다 출구인 세계이다.
입체적인 어둠 앞에서
빛을 품고 있었던 사람은
그 빛을 내비치어
발 앞의 공간으로부터 먼 곳까지
보거나 나아갈 수 있다.
그리고 끝끝내는 그 어둠 저편에 있는
더 크고 환한 빛과 만날 수 있다.
또 누군가는 비록 빛은 품지 않았지만
멀리 어두운 공간 어딘가에 있는
무언가를 더듬더듬 쫓아 가다
결국엔 빛을 발견하고 이와 더불게 된다.
우리 이전에 세상에 있었던 어둠은
바로 공간을 안으로 품은 입체적이고
질감을 가진 가능성의 어둠이었다.
이 어두움은 사람들로 하여금
온갖 것의 가능성을 바라보게 해준다.
빛 이전에 어둠이 있었듯,
빛마저도 어둠의 가능성이듯.
막막하고 어두운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면 바로 그 어둠이
온갖 가능성의 보고라고 생각해보자,
그럼 언젠가 장막이 걷히듯
다시 눈앞에 새로운 것들이
나타나리라는 이야기가
우리로부터 나오게 될 것이다.
그 이야기를 애초부터 지니고 있어
빛 인양 바라보게 되는 사람이 있고
그 빛을 찾아가 확인하는 사람이 있고,
처음엔 찾아 헤매다가 어느 순간에
스스로 보게 되는 사람이 있고
아무런 생각도 없이 거닐다
발에 걸리듯 찾게 되는 사람이 있다.
어떤 경로로 어떤 가능성과
만나게 되는가는 미리 알 수 없다.
그렇게 이 어둠의 공간에 사람들이
각각의 빛의 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눈 앞에 널려 있는 모든 보이는 것들은
다 입체적인 어둠이 창조한 것들이다.
그럼으로써 나도 어둠 속에
나만의 빛을 만들게 될 수 있다고
믿을 수 있게 되었다.
건방지게도 누구의 빛 아래에도
거하지 않고 살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것은
나만의 빛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가진
각자만의 빛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