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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를꿈꾸는회계사 Feb 17. 2023

이유 있는 부동산 투자기

잘한 거 맞나? 무주택자에서 다주택자까지


 시기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주식시장은 거의 광란의 파티였다.  회사에서 동료를 만나도, 클라이언트와 식사해도 주식 이야기는 빠지지 않았다. ‘현금은 쓰레기’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졌고, 주식이 뭔지도 모르던 우리 엄마까지도 주식 방송을 보고 단타를 치겠다고 나섰다.  




 나 역시도 가즈아를 외치며 미쳐 날뛸 뻔 했지만, 다행히(?)도 지난 실패의 경험으로 이성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비트코인에 3년간 돈이 묶이는 경험을 했던 나로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주식으로 얻은 이익을 확정하고, 그 돈을 파킹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어차피 답정너에 가까운 고민이었고, 그 역할에 부동산 말고 다른 대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채권을 고민한 적도 있지만, 최근에는 주식과 채권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 돈이 끝없이 풀리다 보니 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었지만, 마땅히 다른 방법도 없었다. 부동산은 거래비용도 비싸고 거래도 원활하지 않아 반강제로 장기투자가 되는 장점도 있었다. 




 기존 가지고 있던 집을 팔고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이 가장 좋겠지만, 그 집도 매수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아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부동산 정책상 다주택자가 되는 것이 매우 불리했지만, 그런 정책이 영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당시 여러가지 부동산 규제를 고려할 때, 공시지가 1억원 미만의 주택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물론 공시지가 1억원 미만 주택들은 가격이 말해주듯이 오래된 소형 평수의 아파트가 대부분이다. 그 자체의 시세차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재건축으로 인한 개발차익을 노리는 것인데 이건 아주 지루하고 긴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파킹이라는 목적에 적합하기도 해서, 공시지가 1억 이하의 주택을 찾아 전국을 샅샅이 뒤졌다. 말로만 듣던 임장을 주말마다 다녔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고 뜻밖의 여행을 다니면서 추억도 많이 생겼다. 그렇게 몇 차례 부동산을 들락날락하다 보니 어느새 다주택자가 되어 있었다. 




 그런데 현재 시점에 이게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파킹이 목적이라면 파킹은 확실히 한 것 같은데, 다주택자가 되면서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생겼다. 대출도 제한이 생기고 기존 집을 팔고 이사하고 싶어도 세금이 무서워 팔 수가 없다. 이런 게 다 귀찮다면 1주택이 무조건 상책이다. 현재의 우리나라 정책상으로는 1세대 1주택이 여러모로 유리한 것은 맞지만, 파킹이라는 목적에 다른 마땅한 대안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에 조금 찝찝한 구석이 있다. 한 10년 뒤쯤 목표로 했던 개발차익이 현실이 된다면 지금의 고민이 다 잊혀질테니, 그런 비전을 가지고 기다려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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