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오르는 것은 ‘내용’에 따른 구분이다. 정보를 묻는 질문도 있고, 의견을 묻는 질문도 있다.묻는 내용은 같은데 묻는 ‘이유’가 다를 수도 있다. 몰라서, 이상해서, 아닌 것 같아서 등등. 그 밖에누구에게 질문을 하는 건지, 그 사람과 무슨 관계인지, 청중이 존재하는지, 분위기가 어떤지…
내용, 목적, 맥락은 다양해도, 모든 질문에는 공통점이 있다.
머릿 속의 질문을 ‘표현’할 때 나와 외부세계 간에 ‘관계’가 생기고, 그 관계는 우호적일 수도 적대적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질문 앞에서 망설임 또는 설레임을 느낀다면 본능의 촉이 그 관계를 감지하기 때문이다.
‘의견’을 묻는 질문, ‘사실’을 묻는 질문, 일반적으로 어느쪽이 무난할까?
답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다. 상황 나름이고 질문 나름이니까. 혹시, 사회에서 특별히 환대받는 질문 유형, 뭐 이런 것도 있으려나? 애들한테 많이 하라고 예로 드는 질문들이 뭔지를 보면... 과학에 관한 질문이다. 누구를 건드리지도 않고, 잘 되면 과실도 같이 누릴 수 있으니까.
이것도 늘 그랬던 것은 아니다. 갈릴레이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질문을 삼켜야 했다. 과학은 당시 기득권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으므로. 결국, 질문을 실제로 하는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그 질문으로 불편한 사람이 있나, 불편한 이유는 무엇이고, 그 자가 누구냐’가 질문을 분류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겠다.
혼자 생각만 하면 이런 복잡한 문제는 '덜' 생길 것이다.
조용히 혼자 하는 질문도 질문이다. 질문이란 그 본질이 ‘사색’이니까. 세뇌*에서도 질문을 주입하지는 못한다.
*세뇌 -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을 다른 생각으로 바꾸게 하거나 특정한 '사상'을 주입함. 대상에게 특정한 ‘가치 체계’를 주입하고, 그 가치 체계에 해당되는 ‘감정 반응’을 일으키도록 심리를 조작하는 정신 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