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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잉크 Sep 21. 2015

북촌한옥마을 공방나들이

전통을 지켜가는 북촌 사람들

전통한옥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북촌한옥마을에는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다양한 공방들이 몰려 있다. 매년 가을 북촌 축제가 열리면 이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주로 가회동 11번지 골목과 원서동 공방골목 그리고 계동길에 위치해 있다.

북촌한옥마을에 터전을 잡고 전통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공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북촌 3경길 한상수 자수전시공방


첫 번째로 소개할 공방은 가회동 공방 골목이라 불리는 북촌로 12길에 위치한 한상수 자수전시공방이다. 가회동 공방 골목에는 매듭 공방, 금박연 공방, 민화 공방 등이 몰려 있는데 한상수 자수전시공방이 위치한 곳은 북촌 3경으로 유명한 명소이기도 하다. 


북촌의 특색이 가장 잘 드러나는 풍경 중 하나인 북촌 3경 골목 입구에 위치한 한옥이 과거 자수박물관으로 운영되기도 했던 한상수 자수전시공방이다. 





겉에서 본 자수전시공방의 모습. 북촌 한옥마을 내에 위치해 있어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북촌 한옥마을은 가회동에 밀집되어 있는 한옥촌을 이르는데 가회동 공방골목은 북촌로를 중심으로 우측에 위치해 있다.


개관시간이 별도로 있기 때문에 방문한다면 시간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만약 개관시간에도 굳게 문이 닫혀있다면 관람하는 정원이 넘은 것이기에 잠시 기다리면 된다. 또한 많지는 않지만 2,000원 이하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개관시간 오전 10:00 - 오후 5:00


일반 2,000 원

할인 1,000 원(고교생 이하, 유공자, 군인, 장애우)

단체 일반 20%(20인 이상)





너른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약 100평 가까이 되는 한옥이 펼쳐진다. 북촌의 한옥들이 대부분 아담한 것을 생각하면 꽤 규모 있는 한옥이다.


인자한 미소를 띠고 마중 나오는 이가 바로 중요 무형문화재 제80호 한상수 자수장이다. 자수란 바늘귀에 꿴 실이나 장식물들을 평편한 재질의 표면에서 다양한 자수침법으로 특정한 문양과 색채를 이루어 질감과 입체감이 두드러진 무늬결의 전통 수공예라고 한다.


내부에는 한상수 장인이 평생을 모은 자수품 유물과 관련 민속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사진 촬영은 할 수 없다. 다만 한복을 대여해 주며 멋스런 한옥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인당 5천 원. 절구와 한복, 처마와 장독대가 잘 어우러지는 풍경이다.





숨은 명소, 자수전시공방에서 바라 본 북촌마을 전경


한상수 자수전시공방에는 숨겨진 명소가 하나 있는데 하마터면 모른 채 나올  뻔했다. 장독대 뒤편으로 길 따라 들어서면 북촌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한옥의 기와 지붕을 내려다 보는 풍경이 북촌 4경에 꼽힐 만큼  정겹고 운치 있는 풍경이다. 저 멀리 건너편에 가회동 성당도 보이는데 성당에서 내려다 본 북촌마을 풍경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5대 가업의 전통을 잇는 금박연


한상수 자수전시공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우뚝 솟은 종로의 높은 빌딩들을 향해 걷다 보면 멀지 않은 곳에 두 번째 소개할 공방이 위치해 있다. 역시 가회동 공방 골목에 위치한 금박연이다. 


금박연은 금박 공방으로 금박이란 금 덩어리를 얇게 두드려 편 재료로 문양을 표현해내는 것을 말한다. 금박연의 안주인 김덕환 선생은 중요 무형문화재 제119호로 지정된 금박장인데 조선시대 철종조부터 4대에 걸쳐 가업으로 이어 오고 있다고 한다.  





가회동 11번지 골목 내림방향으로 내려가다 좌측 골목에 접어들면 신축 한옥들 사이로 금박연 공방을 만날 수 있다. 본래 화동 정독도서관 근처에 위치했던 것이 가회동 공방 골목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한옥 사이로 걸려있는 풍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옥의 처마와 어우러진 자연의 색이 참 고왔다. 


사실 가볍게는 댕기나 저고리 등에 금박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만 실제 한 땀 한 땀 손으로 금박 장식을 한 것은 흔치 않다. 우리가 보는 것은 대부분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공방 금박연의 역사는 조선시대 철종(1849~1863), 1대 김완형으로부터 시작되어, 명성황후의 국장을 위해 황실 장인으로 금박일을 했던 2대 김원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실을 위해 일했던 3대 김경용, 현 중요 무형문화재 금박장 보유자인 4대 김덕환 선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김덕환 선생의 아들 김기호 씨를 중심으로 5대째 가업의 전통을 잇고 있다. 한때 김덕환 금박장이 협심증으로 쓰러지며 궁실 문양의 금박공예예술의 대가 끊어질 위기에 처했었다. 당시 로봇 설계에 매진하던 김기호 씨가 5년간 몰입했던 연구를 뒤로 하고 가업을 잇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동네에 금박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는 북촌축제에서였다. 당시 금박공예체험을 할 수 있어 딸아이가 직접 댕기에 금박을 올리는 체험을 했었다. 최근에는 풀을 개발해서 접착제로 쓴다 하지만 마땅한 풀이 없던 시절에는 어교라고 물고기의 한 부위를 사용해 금박을 접착시켰다고 한다. 


빠르고 간편함을 추구하는 세상이지만 소중한 전통은 이어져야 마땅하다. 5대째 이어진 가업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져서 왕실의 금박공예가 후대에도 전해지길 소망해 본다. 


▶ 공방 금박연 웹사이트 http://www.kumbak.co.kr





나전 옻칠공방, 한국황실문화갤러리


마지막으로 소개할 공방은 시간이 멈춘 듯 옛 향수를 자아내는 계동길에 위치해 있다. 문을 연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화려함을 간직한 나전과 옻칠공방인 한국황실문화갤러리이다.


처음엔 한국황실문화갤러리라고 하여 공방이 아닌 갤러리라 생각했는데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나전과 옻칠공방이었다. 나전칠기와 옻칠은 예부터 가치가 높고 고급스러워 황실문화와 밀접한 관계였다. 때문에 한국황실문화갤러리라는 이름이 붙은  듯했다. 계동길을 따라 곧장 올라가면 우물이 하나 보이는데 석정보름우물이다. 우물을 끼고 우측 골목으로 들어서면 공방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 들어서면 무형문화재 등 명인들의 소개가 붙어있다. 아마도 나전과 옻칠의 장인들이 아닐까 싶다. 

사실 나전과 옻칠에 대해 아는 바가 적어 찾아보니 나전은 우리가 흔히 자개라 부르는 나전칠기이다. 조개 껍데기를 활용해 멋스럽게 꾸미는 것으로 자개장을 연상하면 쉽다. 옻칠은 나무에 옻나무 수액을 발라 윤을 내는 것을 말한다. 


마당에 놓인 탁자에는 체험을 해볼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생각대로 야외 체험 공간이라 한다. 다양한 구슬들이 보이고 그 옆에 팔찌가 있는 것으로 보아 구슬을 꿰어 팔찌 만들기 체험을 하나 보다. 내부는 전시실과 교육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옥의 정겨운 처마와 한옥의 창호가 눈길을 끈다. 갤러리 관장님인지 전시실로 안내해주셨다. 





온통 나전과 옻칠로 꾸며진 왕비의 방은 그야말로 외마디 탄성을 자아내는 화려한 공간이었다. 탁자 앞에 있던 품격 있는 자개함은 손수 꺼내 보여주셨는데 조류를  형상화하여 나전의 다채로운 빛깔을 그대로 활용하였다. 짧은 식견으로는 감히 설명하기 어려운 공예품들이 즐비했다. 특히, 자개 병풍이 백미였다. 


한국황실문화갤러리에서는 나전과 옻칠 외에도 궁중매듭, 궁중자수, 궁중장신구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라 한다.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에서 상세하게 찾아볼 수 있다. 


▶ 한국황실문화갤러리 블로그 http://blog.naver.com/krh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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