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여행도 하고 벚꽃구경도 하는 일석이조
북촌에 무슨 벚꽃구경을 간다고 그래?
무슨 소리! 진해군항제, 여의도 벚꽃축제만큼은 아니지만 북촌에 가면 벚꽃도 구경하고 골목여행도 할 수 있다는 사실! 봄나들이에 빠질 수 없는 북촌에서 골목투어도 하고 벚꽃구경도 하는 일석이조 북촌 명소를 소개한다.
화동 1번지에 자리 잡은 정독도서관. 경기고등학교 시절을 거쳐 도서관으로 자리 잡은 이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특히, 가을 단풍과 봄의 벚꽃이 유명한 명소이다.
특히, 봄에는 벚꽃이 만개해 터널을 이룬다. 이름난 벚꽃 명소만큼 벚나무가 줄지어 늘어서진 않았지만 제법 굵은 줄기의 벚나무에서 뻗은 벚꽃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가만히 앉아 쉴 수 있는 벤치가 많은 것도 벚꽃놀이는 고된 것이 아닌 휴식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벚꽃비가 내리며 벚꽃이 지면 피어난다는 왕겹벚꽃은 정독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토종 벚꽃으로도 알려진 왕겹벚꽃은 또렷한 핑크빛 컬러의 꽃잎이 여러 겹으로 일반 벚꽃보다 크고 화려하다. 서울에서는 정독도서관과 어린이대공원에서만 볼 수 있을 만큼 흔치 않은 벚꽃이다. 사람 구경이 아닌 벚꽃구경을 하고 싶다는 분은 날이 살짝 저물 때 정독도서관을 찾아보자. 더욱 한적하고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늘 사람들로 붐비는 삼청동을 조금만 지나면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삼청공원으로 들어설 수 있다. 서울시가 선정한 아름다운 단풍길 명소로도 지정된 삼청공원은 봄나들이하며 산책하기도에 좋은 공원이다. 1940년대에 조성된 공원이기 때문에 녹음이 짙고 1 급수에서만 산다는 도롱뇽이 서식할 만큼 서울에서 보기 힘든 청정지역이다.
봄이 되면 삼청공원에도 벚꽃터널이 만개한다. 연인이나 가족과 벚꽃길을 걸은 후 숲속도서관에서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읽으면 금상첨화이다.
주말이라면 북촌에 숨겨진 벚꽃 명소가 또 하나 계동길 끝에 위치해 있다. 바로, 100년 넘은 고풍 넘치는 교정이 유명한 중앙고등학교이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종영된지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욘사마! 를 외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발길 하는 교정이지만 일반인 개방은 주말에만 가능하다는 점!
사실 중앙고에 벚꽃나무가 즐비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은 본관 앞에 위치한 목련나무 한 그루와 벚꽃나무 한 그루. 마치 수양버들을 연상케 하는 우람한 벚꽃나무의 화려한 자태는 물론이고, 양옆으로 늘어진 벚꽃 역시 화려하기 그지없다.
중앙고 역시 붐비지 않고 한적하게 벚꽃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뒤편으로 늘어선 1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교정을 구경하는 것은 덤이다. 물론 학교 앞에 펼쳐진 시간이 멈춘 듯한 아날로그 계동길까지.
그 외에도 북촌 곳곳에서 봄이 되면 벚꽃을 볼 수 있지만 추가로 하나 더 추천하자면 경복궁 돌담길 따라 걷는 청와대길을 들 수 있다. 돌담길따라 걷고 싶다면 삼청로에서 청와대로 방향으로 오르면 되고 골목길을 둘러 가고 싶다면 팔판동에서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앞서 소개한 명소처럼 쉴 수 있는 벤치는 없지만 아마 가장 한적하게 걸을 수 있는 벚꽃명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