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전에 통과해야 할 세 가지 문
귤은 겨울이 제철인 과일이다.
귤과 겨울을 소리 내어 읽어보자.
규울. 겨울.
참으로 어울린다.
누구나 알듯이,
귤을 사 오면 먼저 상한 것을 골라내야 한다.
상한 귤은 다른 귤까지 상하게 만드니까.
마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한 사람의 마음이 상하면,
그것도 전염될 수 있다.
내 마음이 평안하기를 바란다면
상대의 마음이 상하지 않기를 바라야 한다.
적어도,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
마음을 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말 일 때가 많다.
말만 조심해도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만들 일이 크게 줄어든다.
말하기 전에, 당신의 말이 세 개의 문을 지나가게 하라. 첫 번째 문에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것이 진실한 말인가?' 두 번째 문에서 물어보라. '이것이 꼭 필요한 말인가?' 세 번째 문에서 물어보라. '이것이 친절한 말인가?' :: Mary Ann Hoberman 'The Llama Who Had No Pajama'
난 진실한 말은 잘하는 편이지만,
필요하지 않은 말을 해서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경건한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수위 높은 농담을 했다가 분위기를 굳게 만든 일.
어쭙잖은 조언을 했다가 뒤늦게 부끄러워진 일.
타인의 잘못을 지적했던 일.
아내가 술 먹고 커튼에 토했다고 소문내고 다닌 일.
모두 진실이지만 필요하지 않은 말이었다. (또 말해버렸네!)
가까운 사람과 말할 때는 친절한 말인지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왜 친해지면 덜 친절해질까? 나만 그럴까?
항상 이 세 가지를 통과하는 말만 한다면
모두가 침묵 속에서 살아야 할 수도 있다.
상처를 주느니 침묵이 낫겠지만,
그래도 말은 하면서 살고 싶다.
세 가지 모두를 통과한 말만 하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오늘 뱉은 말들을 진실, 필요, 친절로 점검해 볼 수는 있다.
이런 점검이 다음에 그럴 일을 줄 일수 있지 않을까?
나는 오늘,
어떤 거짓된 말을 했는가?
어떤 필요 없는 말을 했는가?
어떤 친절하지 않은 말을 했는가?
인간에게 가장 큰 해를 끼칠 수 있는 존재는 인간이다.
전쟁에서는 총과 칼로 사람을 해치지만,
일상에서는 말로 서로를 해친다.
그러나 사람에게 가장 유용한 존재도 사람이다.
사람에게 이성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는 다른 사람보다 더 유용한 독특한 실재는 자연 안에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사람에게 가장 유용한 것은 그의 본성에 가장 합치하는 것, 곧 (자명한 것처럼) 사람이기 때문이다. :: 스피노자 에티카, 정리 35 따름정리 1
때로는 반려 동물이 사람보다 더 큰 기쁨을 주지만,
반려 동물은 해줄 수 없는 것이 있다.
인간의 마음을 공감하고 이해하는 일.
말로 위로와 격려를 하는 일.
남녀가 몸으로 사랑을 나누는 일.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는 존재가 사람이기에,
가장 행복하게도 가장 불행하게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타인의 안녕은 나의 안녕과 연결되어 있다.
다른 사람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은 줄이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유용함을 넉넉히 나누면서 살고 싶다.
더 중요한 것은 나도 사람이라는 점이다.
나 또한 내게 가장 유용할 수 있는 존재인 사람이다.
나는 나에게 진실한가?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가?
나는 나에겐 친절한가?
상한 귤은 버리면 되지만
상한 마음은 골라내어 버릴 수 없다.
골라내어 버리고 싶은 사람이 있기는 하다. 아내는 아니니 오해하지 마시길.
내 마음이 이미 상해버렸다면,
모두 잘 알다시피,
세 가지를 하면 된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달리면 된다.
이 세 가지는,
상한 마음이 전염되는 걸 막아주는 힘도 있다.
오늘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달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