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강박, 더하여 잠에 대하여.
인상 깊었던 영화, 마이 웨이
2011년 말에,
회사 사람들과 단체로 (회사 돈으로) 영화관엘 갔다.
그때 본 영화는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 주연,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 웨이' 다.
영화를 보고 나서 회사 동료 대부분은
'이게 뭐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떤 이유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반면에,
나는 이 영화가 인상 깊었다.
웅장하고 실감 나는 전쟁 장면이 좋기는 했지만,
그것이 가장 인상 깊었던 이유는 아니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주인공 김준식(장동건)의 달리기다.
영화에서 김준식은 계속 달린다.
어릴 적부터 달린다.
인력거 일을 할 때도 달린다.
전쟁터에서도,
강제 징집되어 머물던 숙소에서도,
심지어 포로수용소에서도 달린다.
포로가 자기 러닝화를 신고 저녁에 조깅을 하다니!
포로 조깅 장면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영화지 않은가.
누군가에는 거슬릴 수 있는 이 장면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 깊었다.
영화가 끝나고 마음속으로 내게 물었다.
어떤 상황과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하고 싶은 무언가가
내게는 있는가? 그것을 꾸준히 하고 있나?
그때는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있다.
김준식만큼은 아니어도
나도 꾸준히 달리고 있다.
달리기에 대한 강박
저번 주에 수술을 했다.
김준식은 이깟 수술쯤이야 하면서 뛰었겠지만,
나는 일주일 넘게 달리기를 못했다.
올 들어 이렇게 오랫동안(?) 달리기를 쉰 적이 없었기에
일주일 넘게 달리지 않은 것은 나에게 오래다.
수술 전부터 걱정이 되었다.
달리지 않는 동안 내 몸과 마음이 괜찮을까 싶었던 것이다.
근데 괜찮았다.
심지어 몸과 마음 상태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했다.
몇 년을 달리다 보니,
달리기에 대한 강박이 생겼던 것 같다.
달리기가 몸에도 마음에도 좋음을 경험하고,
사람들에게 그 유익을 반복해서 말하고 다녔다.
계속된 실천과 설득은 믿음을 더 굳건히 만들었다.
믿음은 확신이 되어 강박으로 발전했다.
강박증이라 부를 만큼은 아니고, 안 하면 조금 찝찝한 정도긴 하지만...
달리기를 오래 쉬어 보고 느낀 것은,
운동을 어느 정도 꾸준히 했다면
며칠 정도는 쉬어도 괜찮다는 것과
좋은 것이라고 해도
강박을 가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꾸준히 달리겠지만,
강박은 버리려고 한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도,
강박이 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청결에 대한 강박은 피부 건강을 해친다.
운동에 대한 강박은 부상 위험을 높인다.
잠들고 싶다는 강박은 잠드는 것을 방해한다.
사랑에 대한 강박은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모든 강박은 마음 건강을 해칠 위험이 있다.
말장난 같지만, 강박을 버리려는 강박은 괜찮을까? 강박을 버리려는 강박도 강박은 강박이니 마음에는 안 좋겠다.
내년에도 올해의 좋은 습관을 이어가고 싶다.
단,
올해보다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는 것을 조건으로 말이다.
더하는 말, 잠에 대하여
잠을 잘 자려는 강박도 문제가 될까?
어서 자야 한다는 강박이 잠드는 것을 방해하기는 하지만,
날마다 잠을 충분히 잘 자려는 강박은
우리에게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잠을 대충자는 것을,
우리는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루 밤만 잠을 설쳐도 몸과 마음에 바로 이상이 생긴다.
얼마 전 지인들과 밤늦도록 술을 마시고 새벽 2시에 잔 날이 있었는데, 그날이 최근 들어 가장 피곤하고 힘들 날이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낮술이 좋다. 적어도 술이 깨면 잠은 잘 잘 테니까. 문제는 낮술이 밤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하루 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하루 1시간만 덜 자는 것은 괜찮지 않을까 싶지만,
45세 이상의 성인 중,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은 7~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리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도 있다.
'날마다 운동을 하는 것'과
'날마다 충분히 자는 것' 중
강박으로 실천할 하나를 고르라면,
잠이 낫겠다.
운동을 쉬는 동안 잠은 충분히 잤기에,
몸과 마음 상태가 좋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