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당연하고, 또 다른 새해 계획

가지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더 만족스럽다.

by 월든

새해가 되었다.

새해가 되면 다짐을 한다.

'작년보다 더 건강하기를'

'작년보다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만큼만 만족스러웠으면 좋겠다.

아니면 조금 덜 행복해도 괜찮지 않나 싶다.

기대를 낮추니 마음이 더 편하고

올해가 더 기대된다.


새해가 되면 미뤄두었던 것들을

다시 해볼 마음도 생긴다.

운동, 금연, 금주, 다이어트, 영어공부 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짐하는 항목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안녕한 삶에 도움 되는 것이 있다.

버리기다.

작년에 시작한 버리기를 올해도 이어갈 생각이다.


우리는 많을 것을 가지고 싶어 한다.

좋은 집을 가지고 싶어 하고,

좋은 차를 가지고 싶어 한다.

좋은 배우자도.

나도 그렇다.


많은 것을 가진다고

그만큼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많은 물건,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것이 곧 나라는 착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많은 물건을 가지면 더 풍요로운 사람이 될까?

값진 물건을 가지면 그만큼 더 값진 사람이 될까?

한정품을 가지면 더 가치 있는 사람으로 비칠까?


우리가 가지고 있거나 가지기를 바라는 많은 물건들은

그저 물건일 뿐이다.


나도 멋져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있어 보이고 싶은 허영심이 나에게도 있다.

포르쉐 카이엔을 사서 하차감을 느껴보고도 싶다.

하차감 : 자동차에서 내릴 때 느끼는 만족감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얻는 심리적 만족을 뜻하는 신조어.


하지만 진짜 나를 만족시키는 것은

비싼 물건들이 아니다.

책 살 때 딸려 온 짙은 녹색 어린 왕자 머그컵.

유칼립투스 에센셜 오일의 향.

모닝 페이지를 쓸 때 도움이 되는 문진.

만족스럽게 쓰고 있는 짙은 녹색 만년필.

들이다.


그리고 소유를 추구하는 것보다.

버리는 것이 안녕감에는 더 도움이 되었다.

작년에 700권 정도 되는 책을 100권쯤으로 줄였다. 책장도 거기게 맞게 줄였다. 책을 7분의 1로 줄였더니, 만족감은 7배로 늘었다.


그래서 올해도

조금씩,

꾸준히,

버릴 생각이다.


처음으로 버릴 것은 옷이다.

내가 즐겨 입는 옷은 몇 벌이 안된다.

책을 줄여서 얻었던 만족감을

옷을 줄여서 또 얻고 싶다.

좋아하는 옷만 있는 여유로운 옷장을

상상만 해도,

만족감이 일어난다.


나는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다.

미니멀리즘 쪽으로 가고 싶지만,

중간쯤에서 멈추고 싶다.

내가 바라는 것은,

지금 보다 물건을 적게 가지고 싶은 것이다.

내게 딱 맞는 만큼만.


우리가 건강하지 않은 것은

못 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먹어서이듯이,

우리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은

적게 가져서가 아니라

너무 많이 가져서다.


손웅정 감독님의 책 제목처럼,

읽고 쓰고 버리는 만족스러운 한 해가 되기를!

책 제목,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가 씀)



미니멀리스트를 지칭하는 말

미니멀리스트나 심플리스트를 지칭하는

적당한 우리말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봤는데,

마땅히 없다.


단순화주의자, 간소화주의자, 단순인, 간소자, 단순쟁이, 간소꾼

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최소주의자'로 쓰는 경우가 종종 보이지만,

이것도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다 적당히 마음에 드는 말을 만들었다.

'소유인'.

가진다는 뜻으로 소유(所有)를 쓸 때는 '바 소'자를 쓰는데, '적을 소'자를 쓴 소유(少有)다.


즉,

소유인(少有人)은 '적게 가지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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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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