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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Jan 10. 2024

글을 쓰고 읽기로 했다

내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 

겪어보니 감정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효과적인 방법은 내 안에 내가 한 명 더 있다 생각하고 또 다른 내가 원래의 나를 지켜본다 상상하는 것이다. 말로 설명하자니 마치 이중적인 자아를 가진 이상한 사람처럼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그저 나의 마음을 한 발짝 떨어져 잘 살펴보자는 의미다. 


내가 이렇게 나 자신을 한 발짝 떨어져 들여다보아야겠다 생각할 때 사용하는 방법은 바로 글쓰기다. 글로 지금의 내 생각과 마음을 묘사해 보는 거다. 그러고 나서 찬찬히 다시 읽는다. 그럼 마치 원래 있던 누군가의 책을 독자 입장에서 읽는 기분이 들어, 내 마음을 한 발짝 떨어져 살펴보자는 그 모호한 생각이 구체화된다. 


'감정 소화불량자'라는 연재를 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약도 꾸준히 먹고, 상담도 꾸준히 하고, 나름의 공부도 하며 예전에 비해 마음 근육이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감정이 잘 소화되지 않는 경우는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때 일 때문에 늘 작성하는 정보성 글 말고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에게 내 속마음을 솔직히 하소연하며 그들과 함께 내 마음을 읽어보자 싶었던 거다. 


이전에도 글을 적게 쓰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내 속마음을 남들에게, 그것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오픈된  상태로 쓰는 것은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나의 마음을 글로서 들여다보는 것, 우울한 감정을 남들에게 알려 직, 간접적인 도움을 청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치유 방법이었다. 


어릴 적부터 그림을 그리고 미대를 나온 사람으로서 나는 이미지로 생각을 전하고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었다. 오히려 대학을 들어가기 전까진 책도 많이 읽지 않고 국어 점수도 그다지 안 좋았던 건 물론, 숙제가 아닌 글을 쓰는 것이 익숙하진 않은 아이였다. 그런데 대학 입학 후 들어간 동아리 게시판을 통해 주제도 없이 쓰고 싶은 글을 쓰며 남들과 나누는 것의 재미를 알게 되며 마음을 그림보다 글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다양한 플랫폼에 다채로운 글을 쓰며 하소연도 하고, 징징거리기도 하고, 때론 글로 돈도 번다. 


그러니 마음이 힘들고 감정이 명치에 걸릴 땐 딱 한 줄이라도 글을 쓴 후 찬찬히 읽어보면 좋겠다. 족히 10여 년은 소화불량을 앓다 많이 좋아진 사람의 말이니 한번 믿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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