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 구조대

by 고다혜

“푸드덕 푸드덕”


‘이게 무슨 소리야?’

아침 적막을 깨는 소리가 들렸다. 정체는 몰라도 집 안에서 들리면 안 될 소리 같았다.


“푸드덕덕덕”

고양이들이 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리가 나는 쪽과 일치했다. 벽난로였다. 재를 뒤집어써서 알아보긴 힘들었지만 커다란 무언가가 좌우,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요란하게 움직일 때마다 장작을 때고 남은 재가 벽난로 안에 시커멓게 찼다. 겁나고 당황스러웠다. ‘심장아 나대지 마.’ 벌렁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사이 상대도 조용해졌다.


‘도대체 뭘까?’


손바닥만 한 작은 참새였다. 날개를 파닥거려서 커 보였나 보다. 힘이 빠졌는지 벽난로 구석에 얌전히 앉아 있는 숯검댕이 참새는 가엾고도 귀여웠다. 빨리 살려줘야 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참새를 본 것도 난생처음인데… 내가 할 자신이 없었다. 친하게 지내는 동네 삼촌께 전화드려 SOS를 쳤다.


“삼촌~ 벽난로에 참새가 들어왔어요. 살려줘야 할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삼촌이 쏜살같이 달려와주셨다. 삼촌과 나. 참새 구조대가 결성됐다. 고무장갑 두 켤레를 준비했다.


“삼촌 끼세요.”

“고무장갑은 무슨~. 맨손으로 잡으면 돼~”


기운 없어 보이던 참새는 삼촌이 벽난로 안으로 손을 뻗을 때마다 요리조리 몸을 잘도 피했다. 기세 좋게 맨손으로 잡으려 하셨으나 녀석의 세차고 빠른 날갯짓을 당해낼 재간이 없으셨다. 돕고 싶었지만 문을 많이 열면 새가 빠져나올 수 있어 그러지 못했다. 고무장갑을 끼고 뒤에서 지켜보는데 놀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으악! 끄악!’ 소리가 나왔다.


“다혜야 뜰채 있지? 가져와봐”

“뜰채요???”


맞다! 우리집엔 나도 들어갈 만큼 큰~ 고기 낚을 때 쓰는 뜰채가 있었다. 우리 부부와 가끔 낚시를 갔던 삼촌은 뜰채의 존재를 기억하고 계셨다. 재빨리 창고로 달려가 가져다드렸다. 물고기 비린내가 났다. 뜰채를 이런 식으로 쓰게 될 줄이야…


“자, 벽난로 문을 조금 더 열어서 참새가 어느 쪽으로 나오는지 보고 그 방향으로 뜰채를 댈 거야. 알겠지?”


심장이 참새 부리만 해졌다. 이 계획이 실패하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참새가 온 집안을 날아다닌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개미 오줌만 한 소리로 ‘네’라고 대답했다. 벽난로 문틈을 더 벌렸다. 심장이 얼마나 뛰는지 박동이 목구멍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다. ‘푸드덕!’ 탈출을 노리는 새의 힘찬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기회는 한 번뿐이었다. ‘삼촌 손을 내가 보았던가?’ 순식간에 새를 뜰채로 몰아서 뜰채 안에 있는 새를 소중하게 쥐었던 그 일련의 동작을. 너무 빨라 보았다 해도 기억나지 않았을 것이다.


“우와아아아! 삼촌 최고예요!!!”


뜰채 안에서 어리둥절한 표정의 참새와 뿌듯한 얼굴의 삼촌, 잔뜩 신난 나. 참새 구조대의 구조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신난 건지 무서운 건지 고양이들은 쉴 새 없이 야옹댔다.


“다혜가 직접 살려줘~”


참새의 여린 몸을 살며시 감싸 쥐었다. 작은 몸이 참 따듯했다. 콩콩콩 뛰는 옅은 박동이 느껴졌다.

초대하지 않았어도 우리집에 들어왔으면 손님이다. “잘 가라~ 고생했다.” 인사까지 마치고 자연으로 보내줬다. 삼촌이 말씀하셨다. 쟤가 고맙다고 박씨 물어오면 어떡하냐고. 참새 들으라고 하늘에 대고 크게 얘기했다.


“나는 박씨 말고 로또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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