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카페로 브런치 먹으러 가야 하는 이유
브런치에서 일본 브런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도쿄에선 아침한정 카페조식세트를 먹을 수 있다. 평소엔 아침잠이 많다가도 여행과 같은 낯선 환경에선 이른 아침에 눈이 잘 떠지는 분이라면 솔깃할 정보다.
카페에서 무슨 아침식사를 주는 걸까 궁금하지 않나? 보통 아침 7시부터 11시까지 운영되어 누군가에겐 조식 누군가에겐 브런치가 될 수 있다. 도쿄여행 시 가볼 만한 카페조식맛집 3곳을 소개한다.
1. 나고야의 자랑, 코메다커피
가격: 700엔(한화 6,300원 선)
조식 운영시간: 아침 7시~11시
시부야점 위치: https://maps.app.goo.gl/Zk3eQYW64xQ2cvEF6?g_st=ic
4년 전, 다니던 회사의 신제품이 잘 팔려서 나고야로 회사워크숍을 갔었다. 나고야에서 유학하셨던 대표님이 소개해주신 나고야의 자랑 코메다 커피다. 일본의 카페조식을 처음 알게 된 곳으로 내겐 제법 의미 있는 장소인 셈.
잘 구워진 빵에 앙금과 버터를 찍어먹으면 달달해서 졸린 눈이 또렷하게 떠진다. 옛날에 먹던 그 맛 그대로 여전히 맛있더라. 팥이 싫다면 스크램블 에그, 쨈 등 다양한 조합을 골라서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 개인적으로 이 집 아이스커피는 보리차 같이 심심해서 좋다.
특별하진 않지만 반듯한 모범생 같은 기본에 충실한 곳. 이곳의 매력에 반해서 커피잔이라도 구매하고 싶어 질지도 모른다. 나고야에서도 재고가 없어서 실패했는데, 도쿄에선 일주일 전 예약이 필요하여 구매가 어려웠다. 나고야여행을 가신다면 무조건, 도쿄여행을 오신다면 근처에 지점이 있다면 한번 들려볼 법하다.
2. 도심 밖으로 나가버리고~기타센주 Kohi Monogatari 커피스토리
가격: 720엔(한화 6,480원 선)
조식 운영시간: 아침 8시~11시
위치: https://maps.app.goo.gl/oKzJG4eerjQM3SaGA?g_st=ic
도쿄메트로패스 72시간권을 끊고 뽕을 뽑기 위해 히비야선 종점역인 기타센주에 가봤다. 벼락치기하는 기분으로 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구글맵에서 영업 중인 카페를 쭉 훑었다. 벽 한편에 예쁜 커피잔으로 도배된 사진을 보고 이 카페로 낙점!
꽤 자리가 많은데도 만석일 정도로 조식메뉴의 인기가 좋더라. 직원분이 2명이라 너무 바쁘시다. 이런 구조 탓에 조금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단점.
근데 식사 나오면 불만이 사라진다. 받자마자 정갈한 메뉴구성에 감탄을 내지를 지도? 한국에 돌아가 집에서도 아침마다 이렇게 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본메뉴는 구운 빵, 찐 계란, 으깬 감자샐러드가 나온다. 간단한 구성인데 으깬 감자샐러드가 이 집의 킥인 것 같다. 레시피를 배우고 싶을 정도. 쨈이나 곁들여먹을 재료들은 요금을 지불하고 추가할 수 있다.
가게이름에서 느껴지듯 커피 향도 깊다. 예쁜 잔과 접시에 담겨 나오니 맛있는 음식에 감칠맛이 더해진다. 주말에 갔더니 일요일아침을 브런치로 시작해 한껏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할 수 있더라.
을지로감성을 좋아하거나 나만 알고 싶은 카페를 만들고 싶다면 여기로 향해도 괜찮겠다. 기타센주에선 한국인 관광객을 만나지 못했으니. 이 집이 아니더라도 걷다 보니 꽤 괜찮은 카페들이 많았다.
든든하게 카페조식을 먹고 영화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배경이 된 레인보우 플라자 강변을 걸어보자. 일본의 청소년들이 야구, 축구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 한적한 도쿄에서 사람들의 일상을 탐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별히 여긴 꼭 가야 해 하는 의무감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분명 보물 같은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도 나는 이 동네를 걷다가 마주친 100엔짜리 팥떡꼬치가 선하다.
3. 도쿄역 지하상가 터줏대감, 아로마 커피 아예쓰
가격: 600엔(한화 5,400원 선)
조식 운영시간: 오전 7시~12시
위치: https://maps.app.goo.gl/52jCkpJPLDP9rair9?g_st=ic
아침 8시에 구글 지도에서 영업 중인 카페를 검색하다 발견한 곳이다. 부산에서 스가모커피를 참 맛있게 마셨는데 여긴 스가모커피 맛집이더라. 스가모커피를 끊임없이 만드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달까.
구워진 빵에 팥, 버터, 딸기잼, 구운 계란까지 총출동했다. 다른 곳들에선 돈을 더 내야 즐길 수 있는 것을 여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본값으로 다 준다니. 거기다 맛이 두 가지인데 아로마와 아메리카노 중에 아로마를 고르면 커피가 리필된다.
혜자스러움 그 자체인 곳으로 이곳에서 업력이 가장 오래됨을 증명하듯 오래된 골동품이 곳곳에 놓여있다. 로컬 할아버지가 신문 보면서 빵에 팥앙금 듬뿍 발라드시는데 얼마나 흐뭇하던지. 도쿄의 도심에서 아침에 카페에서 조식 먹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니 도쿄의 카페조식을 입문해 보시길.
이번 도쿄여행에서 직접 가본 카페조식맛집을 소개했다. 도쿄에서 아침은 꽤 관대하지 않나. 카페 아침메뉴가 오전 11시까지는 운영하니 말이다. 카페에서 조식 또는 브런치를 먹을 수 있다니 제법 특별한 경험일지도?
이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한국에선 이 정도로 푸짐하게 먹으려면 13,000원 이상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일본에선 7,000원이 안 넘는다. 합리적인 가격에 어떻게 카페사업이 유지되는지 절로 궁금해진다.
일본여행 중 든든하게 아침을 시작하고 싶다면 조식메뉴가 있는 카페에 들러보자. 아침식사를 잘 챙겨 먹지 않던 내가 이번 계기로 아침이면 조식이 당기는 사람이 되었다. 조식의 힘을 얻으니 하루 2만 보는 금방 걸어지더라. 어쩌면 아침식사는 양보다 챙겨 먹는 기분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