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배낭여행 최적의 숙소를 찾아서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8일까지 10박 11일간 도쿄를 여행했다. 남매 2명이서 10박 동안 총 숙소비는 47,842엔이었다. 인당 20만 원 선인 셈. 합리적인 도쿄 배낭여행에 솔깃해졌다면 주목해 보자.
1. 슈퍼호텔 1박, 7,684엔
링크: https://www.booking.com/Share-VICpnPp
오빠가 일본여행이 처음이라 굳이 선택한 곳이다. 슈퍼호텔은 미니대욕장이 있어 간이온천을 즐길 수 있고,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이 두 가지 메리트가 내겐 가장 중요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간이빗, 일회용 면도기, 일회용 칫솔치약이 세팅되어 있다. 특별히 여성 게스트에겐 일회용 세면용품 5개를 고를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더라.
언제나 1층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시원하게 뽑아마실 수 있었다. 저녁시간엔 간단한 술코너도 잠시동안 마련된다. 일본 숙소답게 객실이 좁은데 1층 공용공간이 넓어 활용하기 좋았다.
이 공간을 고른 가장 큰 이유. 바로 높낮이별 베개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것. 취향껏 나만의 맞춤베개를 선택할 수 있다니. 베개까지 고를 수 있는 섬세한 배려가 처음이라 설렜다.
슈퍼호텔은 체인으로 지점이 많아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장기여행자라 어느 위치라도 좋아서 시내에서 가까우면서 제일 저렴한 지점을 골랐다. 우리가 머문 곳은 슈퍼호텔 시나가와 아오모노 요코초였다.
모름지기 낯선 나라에서 첫날은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슈퍼호텔을 결정한 것은 최고의 선택이지 않을까. 미리 예약하면 보다 저렴하게 머물 수 있으니 발 빠르게 움직여보자.
2. 나인아워스 슬립랩 2박, 13,654엔
링크: https://www.booking.com/Share-Q2VOeh
수면보고서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굳이 선택한 곳. 오빠는 평소에도 애플워치와 갤워치로 맨날 수면분석 측정을 하는 편이다. 나는 매일의 꿈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푹 자는데 데이터로도 그럴까 궁금했다.
일본 숙소는 남녀가 유별하게 잘 구분되어 있다. 남자층, 여자층이 따로 있어 엘리베이터가 각각 있다. 그래서 성별이 다른 일행이 있다면 1층 로비에서만 볼 수 있는데 공간이 협소한 것이 단점.
지하 1층에 락카가 있어 짐을 보관하고, 샤워실도 함께 있어 수면 준비를 완벽히 할 수 있다. 지상층부터는 캡슐침대만 있어서 숙소에서 제공한 잠옷 입고 바로 자러 가면 된다.
2층침대인데도 특별하게 1층과 2층이 반대편에 설계되어 있어 편했다. 나는 2층에 배정받았는데도 덕분에 편하게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2층침대의 2층을 싫어하는데 이런 구조라면 충분히 괜찮더라.
다만 문제는 수면측정에서 발생한다. 수면측정을 하기 위해 캡슐 내 모션센서 기계가 설치되어 있어 신경을 거슬리는 소리가 계속된다. 잠귀가 어두운 편이라 귀마개를 끼면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이미 뇌에서 소리가 난다고 인지가 돼버려서 은근히 거슬렸다.
수면측정보고서는 메일로 숙박한 이후 1주일 내로 받아볼 수 있다. 수치로 보니 생각보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어서 놀라웠다. 비교분석을 위해 2일이나 잤는데 첫날보다 둘째 날이 수면효율이 더 최악이었달까. 여행에서 깊은 잠을 자기란 이리 어려웠던 것인가.
나인아워스도 체인으로 일본 곳곳에 있다. 우린 수면보고서를 위해서 슬립 랩(수면연구소)이 있는 지점인 나인아워스 아카사카를 이용했다. 수면보고서에 관심이 없다면 차라리 도쿄타워의 야경이 한눈에 보이는 하마마쓰초 지점을 추천한다.
입지가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본여행이 처음이거나 혼자 왔다면 선택할 만한 숙소다. 나는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는데 나인아워스 자체사이트가 있더라. 항공권처럼 더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자체사이트를 우선 살펴보는 게 좋겠다.
3. 1 나이트 1980 호스텔 도쿄 아사쿠사 심플 스테이 8박, 26,504엔
링크: https://www.booking.com/Share-lSuOYz2
처음엔 여기만 10박 내내 있을까도 생각했다. 그만큼 가격이 저렴하고 평점이 8점 이상으로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숙소이동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위해서 초반에 숙소 2곳을 추가했다.
수건, 칫솔, 옷걸이가 1층에 넉넉히 배치되어 있어 기본 적응을 빨리 할 수 있다. 여기도 신기하게 여성손님만 종이쇼핑백에 수건 2개와 일회용 세면용품(샴푸, 린스, 바디워시), 생리대 1개를 제공하더라. 숙박하는 8일 내내 선물처럼 주셔서 개인적으로 챙겨 온 세면용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여자층과 남자층이 구분되어 있지만, 3층에 공동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간단히 음식을 먹을 수도 있고, 책상이 많아서 활용하기 편하더라. 일주일 동안 우리의 집합장소가 되었다.
시설은 1990년대 지은 것처럼 오래되었다. 근데 깨끗하게 청소하고 꾸준히 관리해서 그런지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기본적인 청결개념이 높은 것. 이것이 일본숙소의 장점이 아닐까.
사실 기존 리뷰를 읽다보니 흡연하는 여행객이 있는 날이면 담배냄새가 지독하게 나서 힘들다고 하더라. 난 비흡연자라 담배냄새가 싫어서 고민했다. 하지만 환풍기가 잘 설치되어있어서 숙박하는 일주일동안 담배냄새를 맡은 적이 없었다.
보안이 나름 철저해서 여자층은 보안카드를 찍어야만 침실과 샤워실 출입이 가능하다. 샤워실도 넓고 많아서 한 번도 샤워실이 모자라본 적이 없다. 비좁은 침대 한 칸을 배정받았으나 내가 활동할 수 있는 공용면적이 넓어서 수월했다.
사실 정말 최고의 장점은 여기에 있다. 바로 개인 짐방 한 칸을 따로 제공하는 것이다. 옷걸이도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어 옷을 편하게 널 수 있다. 기대하지 못한 장점 덕분에 짐이 계속 늘어났달까.
본인의 숙소의 기준이 높지 않다면 충분히 만족하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항상 풀부킹 방으로 1층에서 안내되고 있었다. 온라인예약으로만 이용가능한 숙소라 1박만 예약하고 추가로 더 머물러야지라는 계획은 이미 예약이 가득 차서 어려울 수 있다.
위치도 이리야 주변으로 내가 좋아하는 동네들과 가까워서 즐겁게 돌아다녔던 기억으로 남았다. 잘 모르는 일본이지만 도쿄에서 하나의 믿을 구석이 생겼달까. 다시 도쿄여행을 가면 가성비 숙소로 또 가야지 싶어서 알아봤는데 이미 예약이 찼을 만큼 인기가 좋으니 참고하자.
이번 도쿄여행은 특별히 친오빠랑 가는 것이니 만큼 숙소를 많이 찾아봤다. 비싼 숙소보다는 내가 기대하는 확실한 특징이 있는 곳(온천, 조식, 수면보고서, 위치, 가격)들이 우선순위였다. 덕분에 일본은 남성들만 받는 숙소도 있고 남녀구별, 흡연/금연 구분이 명확한 점을 미리 알 수 있었다.
홍보는 아닌데 난 부킹닷컴에서만 예약한다. 많은 이용 덕분에 지니어스 3 레벨이 되면서 추가할인받을 수 있는 특정숙소가 생겼다. 같은 숙소를 다양한 사이트에서 비교했을 때 부킹닷컴이 내게 유리해진 것이다. 거기다 미리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용 3일 전까진 무료취소가능해서 충분한 시간 동안 숙소를 다양하게 살펴보고 최종까지 결정할 수 있더라.
항공편 예약하면 진짜 그 나라에 가야 하기 때문에, 숙박 예약부턴 본격 여행 시작이다. 이미 다양한 숙박플랫폼에 미리 다녀온 사람들의 현실 후기가 가득하다. 마치 내가 그곳에 간다면 최소한 누릴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고 감당해야 할 단점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간다면 후회를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좋은 세상이 됐다. 나의 경험담이 누군가의 도쿄여행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