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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탱탱볼에세이 Mar 25. 2024

[치앙마이 14일 차] 친구의 전화

헬로 마이 프렌드

주말이라 계획 없이 집 밖을 나왔다. 어찌어찌 밥을 먹고 카페에 가서 영상편집을 하였다. 갑자기 태국번호로 걸려온 모르는 전화. 숙소사장님 폼이었다.


어디냐고 지금 어디 좀 같이 가잔다. 반가운 연락에 알겠다고 답했다. 갑자기 생겨버린 계획. 지금 출발하며 15분 뒤에 도착한다며 물에 젖을 수 있으니 여분의 옷을 챙겨달란다.


1년 만에 다시 만난 폼. 반가움에 차에서 그동안의 이야기로 엄청 수다를 떨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느 물가였다.


원래는 구석진 곳이라 한적하고 조용한 분위기라던데 그녀도 놀랐다. 지금이 애들 방학기간이라 붐비는 것 같다고. 누군가의 생일인 듯 애들 있는 가족들은 이곳에  다 모인 것인지 정말 시끌벅적했다.


다들 물속에 몸을 적시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물놀이를 하더라. 나도 폼을 따라서 풍덩 빠졌다. 엄청 뜨거운 태양에 후끈한 날씨였는데 시원한 물속에 들어가니 그저 상쾌했다.


한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저 카페에 앉아서 에어컨바람 쐬고 있었는데. 더위를 이렇게 잊을 수 있다니 정말 쿨한 주말이 아닌가. 무엇보다 아침까지만 해도 무난하게 무계획으로 집 밖을 나왔는데, 계곡 물에 발 담고 있는 오후가 비현실적이더라.


여기 완전 핫플레이스인 게 폼의 오래전 친구도 우연히 물가에서 만났다. 태국 현지인들은 주말에 뭐 하고 노나 궁금했는데 궁금증이 풀렸다. 입장료는 없고 입구에서 이름만 적으면 입장 가능한 숲 속으로 피서를 오는 것이었다. 폼은 이곳을 내게 소개해준 스스로를 엄청 뿌듯해했다.


물놀이를 즐기는 태국인들 그리고 태국에서 일하는 미얀마인들을 구경했다. 미얀마 남자들은 타투가 많은 점. 젊은 아기엄마들이 많은 점. 가족구성원이 형제자매가 있는 대가족인 점. 그래서 트럭 뒤에 다 같이 오순도순 타고 이동하는 점. 캠핑의자와 테이블을 물가에 설치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점. 숯덩이가 담긴 화로를 가져와 물가 앞에서 바비큐를 열심히 굽는 점. 재밌고 즐거운 일 투성이었다.


오전에 무계획으로 나와서 집 근처에서 서성댄 것. 그래서 친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도 쉽게 응할 수 있었던 것. 친구의 차를 타고 내가 모르는 장소로 훌쩍 떠난 것.


 주말에도 나를 불러주는 친구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모르는 전화를 받길 잘했네! 덕분에 평범한 주말이 완벽한 주말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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