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2년 전 추석연휴에 부모님과 방콕 1주일, 치앙마이 1주일을 여행했었다. 방콕에서 치앙마이로 넘어올 땐 야간열차를 타고 이동했던 추억이 아직도 몽글몽글하다. 각자 배낭 하나씩 메고 치앙마이 기차역부터 숙소까지 걸었던 것이 시작이었다. 내가 혼자 치앙마이 한달살기 했을 때도 그렇게 시작했으니까 그 감정을 오롯이 부모님께도 전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다.
덥고 무겁고 멀고 힘든 경험이지만 그래서 하루하루 진하게 기억에 남았다. 도이인타논 같은 큰 이동 빼곤 모두 걸어 다녔으니. 2년 만에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도 다시 가고, 마사지받았던 가게를 거쳐 시내 갈 때 걸었던 거리도 오랜만에 지나갔다. 엄마는 꽤 많은 풍경을 기억하고 계셨다. 우리 동네의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을 구분하며 변화를 알아차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길 다시 오게 될 줄은 또 몰라서 두 배로 반가웠는지도.
급기야는 아날로그 치앙마이 지도를 크게 펼쳐서 이번 여행에서 다닌 경로를 1일 차부터 쭉 표시했다. 여긴 오일마사지받던 동네, 저긴 정글카페 있던 동네. 치앙마이 전체가 우리 동네가 되는 중이다. 치앙마이의 거리 골목골목을 거닐며 함께 보았던 풍경을 시간이 지나도 함께 나눌 엄마가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