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가고 싶게 만드는 책. 권남희 지음.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더라... 꽤 오래전부터 읽기 시작해서 어제 다 읽었다(8월 18일 다 읽음). 두세 달 걸린 것 같다. 아이들과 내가 자기 전 15~20분 동안 읽었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때 내가 책 읽어주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귀찮고 피곤해서 읽어주기 싫을 때도 있고 아이들 책 중에 아이들은 재밌다는데 나는 별로인 책도 있어서 그냥 잘 때도 많다. 그런데도 엄마가 책 읽어주는 것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니 내가 읽어도 재밌고 아이들이 들어도 재밌는 책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딱 걸린 책이 이거다. <스타벅스 일기>. 밀리의 서재에서 읽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읽기도 편했다. 종이책은 손으로 잡고 불도 비추어야 해서 불편한데 그냥 탭만 들고 읽으면 되니 편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권남희 작가가 스타벅스에 다니면서 쓴 일기다. 우리 둘째의 표현에 의하면 '스타벅스 가서 사람들 조사한 이야기'라고 한다. 하하. 맞는 말이다. 작가는 스벅에서 자리를 잡고 일하면서 앞, 뒤, 옆에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들었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짧은 글을 썼다. 나도 카페나 음식점에 가면 주변에 앉은 사람들의 말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편이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목소리가 저절로 내 귀로 들어온다. 부동산 이야기, 건강 이야기, 아이들 학원이나 교육이야기 등 가만히 듣고 있으면 빠져들게 된다. 나는 이러한 이유로 카페에서는 집중해야 하거나 집중하고 싶은 일은 잘 안 한다. 자꾸 옆 테이블 이야기를 듣게 되고 듣기 싫어도 들려서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권남희 작가는 스타벅스에 가서 번역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책까지 내셨다! 종이책도 봤는데 책 표지가 무척 예쁘다. 고급스럽고 감성적이라고 할까. 부러웠다.
나도 종종 스타벅스에 가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옆 사람 얘기를 들으며 빠져들 때도 있고 목소리가 너무 커서 방해를 받아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잠깐 있다 올 때는 괜찮지만 시간을 오래 보내야 할 때는 가벼운 일거리를 가져가거나 동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중요한 일을 할 때는 그래서 카페보다는 도서관을 선호한다. 이 책에서 내가 인상 깊게 본 것은 스타벅스 메뉴가 참 다양하다는 것이다. 나는 주로 따뜻하거나 차가운 카페라테만 먹는데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별도 모아보고 싶어졌다. <스타벅스 일기>로 인해 나처럼 이렇게 스타벅스 메뉴를 시도하고 싶은 사람들이 좀 생겼을 테니 스타벅스에서 권남희 작가에게 기프티카드라던가 뭐 그런 걸 줄 것 같기도 하다. 만약 그렇다면 다시 한번 정말 부럽다.
짧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권남희 작가의 혜안과 위트가 묻어난다. 혹시 잠자리에서 아이들 책 뭐 읽어줄까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 한 번 시도해 보시기를. 엄마아빠도 재밌고 아이들도 재밌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