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잘 쓰는 비법이 딱 하나 있다면

[프롤로그] 글 쓸 때 몇 번 고치세요?

by 글밥 김선영


13년 동안 방송작가를 하고, 현재는 글쓰기 코치를 하는 제게 글벗들이 묻습니다. “글 잘 쓰는 비법이 무엇일까요?” 비법이란 것이 따로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묻습니다. 오죽 답답하면 그럴까, 그 심정은 이해합니다. 지름길이 있다면 저도 가보고 싶네요.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야 한다는 당연한 말에서 ‘쓰기’에 돋보기를 들이대 봅니다.

많이 고치세요

여기서 많이란, 최소 두 번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야말로 진절머리가 나도록 고치라는 뜻입니다. 저는 늘 퇴고를 강조합니다.


글을 쓰고 퇴고를 몇 번이나 하나요? 우선 퇴고를 하는지부터 물어보라고요?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아서 하지 않는다는 분도 보았습니다만 두려워할 필요도, 창피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아직 내 글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이런 희소식!) ‘발행’ 직전까지 나만 아는 비밀 글이죠. 그래서 말인데, 제 초고를 보여드릴 수도 없고 답답하네요. ‘글쓰기를 가르친다는 사람 글이 이렇게 엉망이라고?’하며 많은 분에게 희망을 드릴 텐데 안타깝습니다. 저도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입니다.


방송작가가 시간을 쏟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수정’ 작업입니다. 흔히 편집이라고 부르는 그 일을 하느라 피디와 작가는 며칠씩 밤을 새웁니다. 결국에는 50시간짜리 영상 기록물을 50분짜리 다큐로 만들어냅니다. 고민은 끝도 없이 솟아오릅니다. 무엇을 빼고 무엇을 더할까, 무엇을 앞으로 배치하고 무엇을 뒤로 보낼까, 자막에 틀린 맞춤법은 없는가, 고정관념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문법을 쓰지는 않았는지 등 마감 직전까지 꼼꼼하게 검토합니다.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이 혼수상태 글을 살립니다. 퇴고는 심폐소생술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름길은 없습니다.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방법을 따르세요.


퇴고를 효과적으로 하려면 순서와 기준을 알아야 합니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며 수천 편의 글을 고친 노하우를 그러모아 열흘 동안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 글 내가 고치는 법’입니다. 일부는 여러분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퇴고 법 열 가지를 늘어놓지 못하는 당신이라면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앞에 쓴 글에 대한 공허와 실패를 딛고
매번 다시 시작하는 일이다.
-이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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