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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밥 Jun 28. 2024

온라인서점 리뷰 믿고 책 사도 될까

리뷰 똑똑하게 읽는 법


출간작가로 살게 된 뒤부터 나에게는 비밀스러운 루틴이 생겼다. 신간이 나오면 한동안 ‘판매지수’와 ‘리뷰’를 검색하는 일이다. 일 년 넘게 책상 앞에 말뚝처럼 앉아 탄생시킨, 자식 같은 책이 세상 밖으로 나가 어떤 반응을 얻고 있는지 궁금한 저자는 비단 나뿐이 아니리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서점에 접속한다. 판매지수가 어제보다 올라가면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내려가면 바늘에라도 찔린 듯 명치가 따끔하다.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조언은 남에게 쉽지만 당사자가 됐을 때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된다.     


판매지수는 참고 사항일 뿐, 진실은 리뷰에 숨어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은 서평단의 리뷰는 대체로 호의적이다. 아무래도 대가의 성격이 있다 보니 아주 형편없는 수준이 아니라면 비평보다는 책의 구성과 장점 위주로 풀어쓴다. 신간이 나온 후 시간이 좀 지나면 서평단이 아닌 ‘내돈내산’ 리뷰어의 글들이 올라온다. 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이들의 글을 읽어본다. 정말이지, 두근두근하다 못해 두려워서 한쪽 눈만 뜨고 읽을 때도 있다. 마치 공포 영화를 볼 때 실눈 뜨고 보듯 말이다.     


내가 쓴 문장에 공감이 가고 유익하다는 평을 발견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그 부분만 읽고 또 읽고, 사진으로 캡처해두기도 한다. 가끔은 ‘혹시 나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신랄한 악평을 발견하기도 하는데, 그럴 땐 아이디를 눌러본다. 그동안 어떤 책을 읽었고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하며 구질구질한 집착을 부려본다.      


어느 날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가 거의 모든 책에 악평을 남긴 흔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양서로 유명한 책에도 예외는 없다. 그 비판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견 수긍이 갈 때도 있고, 그의 무지나 오해에서 불거진 내용일 때도 있다. 아무튼 그 사실을 알게 되면 묘하게 안심이 되는데 그런 내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그렇다면 칭찬 일색의 리뷰어도 마찬가지 아닌가. 부정적인 면에 유독 집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긍정적인 면에만 집중하는 사람도 있는 이다.      


나는 이 지점에서 고민에 빠졌다. 리뷰를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 저자 입장에서는 비판적인 의견은 다음 책을 쓸 때 참고하거나 보완하고, 장점은 더욱 살리는 건설적인 피드백으로 삼으면 된다. 그렇지만 독자의 입장은 다르다. 나 역시 작가이기 전에 독자다. 책을 사기 전에 먼저 읽은 독자들의 리뷰를 읽어보고 구매에 참고한다. 그런데 악평을 읽고 좋은 책을 놓칠 수도 있고, 칭찬 일색인 리뷰를 믿고 샀다가 실망하는 일도 생긴다. 특히 독서 경험이 적은 사람은 자신의 안목을 믿기 어려워 더욱 남을 의지하기 쉽다.     


리뷰를 참고하는 것은 좋지만, 리뷰가 얼마나 객관성을 담보했는지, 어느 정도나 신뢰하면 좋을지 확인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온라인서점 책 리뷰,

똑똑하게 활용하자   

  

1. 전체 리뷰와 구매 리뷰

온라인서점에 올라온 리뷰는 보통 전체 리뷰 보기와 구매한 사람의 리뷰만 보기 중 선택해서 읽어 볼 수 있다. 전체 리뷰는 책을 사지 않아도 올릴 수 있는 리뷰이다. 서평단이나 지인에게서 책을 선물 받았을 사람일 확률이 높다. 자신이 직접 돈을 주고 책을 구매한 사람들의 리뷰만 읽고 싶다면 ‘구매 리뷰’로 설정해서 읽으면 된다.     


2. 최근순과 추천순

독자들은 리뷰를 읽고 공감 버튼을 눌러 해당 리뷰를 추천하는 기능이 있다. 보통 추천을 많이 받은 리뷰가 상단에 배치된다. 만약 추천순이 아닌 최근에 올라온 리뷰를 확인하고 싶다면 설정을 ‘최근순’으로 바꿔서 확인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추천을 많이 받은 리뷰라고 무조건 훌륭한 리뷰라는 뜻은 아니다. 10건의 추천을 받은 악평이 상단에 떠 있다고 300건의 호평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이다.      


3. 리뷰어 탐색하기

리뷰를 쓴 사람의 아이디를 클릭하면 그동안 어떤 책을 읽고 리뷰했는지 볼 수 있다(공개 시). 리뷰의 양과 질, 즐겨 읽는 분야, 평점 평균 등을 확인하면 해당 리뷰의 신뢰도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4. 질이 좋은/ 나쁜 리뷰 구별하기

질이 좋은 리뷰에는 이유와 근거가 있다. 책의 어떤 부분이 좋았고 나빴는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가령, ‘글 쓸 때 조심해야 할 점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 실용적이다’, ‘알기 쉽게 니체를 풀이한 책,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작가의 생각보다는 인용문이 더 많아 실망스러웠다’ 같은 식이다. 반면, 나쁜 리뷰에는 의견만 있다. ‘책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작가의 일기장에 불과하다’, ‘무조건 봐라 재밌다’처럼. 리뷰의 질을 따져보고 책 구매 여부에 참고한다.     


사실, 리뷰는 책을 사기 전에 읽는 것보다 책을 다 읽고 읽는 것이 더 재밌다. 내가 푹 빠져 읽은 책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읽었는지 궁금하니까. 내가 좋다고 느낀 부분에 상대도 공감했다고 하기쁘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부분도 마찬가지다. ‘역시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어’하는 확인은 마치 동지가 생긴 것처럼 든든함마저 든다.


그런 리뷰어를 만나면 그가 쓴 다른 리뷰들도 읽어본다. 보통 나와 취향이 비슷하다. 그러면 그가 추천하는 책들을 믿어봄직하다. 추천 도서 목록이 새로이 생기는 것이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온라인서점의 리뷰는 책 구매 가이드 역할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재미있는 콘텐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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