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1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고 어느새 도착한 바람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이내 그것을 믿는다.
모든 물음을 빼고 조용히 다가온 말.
그리하여 나는 이제 자기소개서를 쓰고 볼 일이다.
팔자가 고약해 세 번 이혼하고도 혼자 살았던 해녀가
유명한 사람을 시누로 두게 되는 남편을 만난 후
말한 것을 지키는 내가 그곳에 갔을 때
냉대를 넘어선 구박을 했던 것이 떠오른다.
그 마음을 알겠다.
자신의 인생에 간신히 찾아온 행운에
불안했던 것.
믿으면서도 체감되지 않은 감사에
달아날까 봐 자꾸 오른편 창가 하늘을 쳐다보는
내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