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주르륵

학교 이야기

by 봄날

매해 새로운 아이들을 만난다. 열일곱, 열여덟의 변화무쌍하고 순수한 영혼들과 매일매일 함께 지내는 일은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올 때도, 난감하고 지치는 감각으로 남을 때도 있다. 올해 우리 반으로 나와 인연을 맺게 된 아이들은 예년에 비해 밝고 씩씩하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중에서도 주리는 친구들과 웃고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밝고 명랑한 아이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는 종례를 마치고 “선생님...” 하고 다가오더니 커다란 눈 한가득 눈물이 고였다. “왜? 무슨 일 있어?” 놀라서 묻는 내게, 열심히 한 만큼 성적이 잘 안 나온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주르륵주르륵,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계속해서 아이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바꿀 수 없는 교육 현실이 무겁게 가슴을 짓눌렀다.


그 후에도 주리는 종종 내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였다. 대회 참여 결과가 안 좋아서 울고, 친구 관계가 마음 같지 않다며 서럽게 울었다. 그러나 평소에는 또 구김 없이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아이다. 늘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며 집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가끔 이렇게 “선생님~” 하고 부르며 달려와 엉엉 우는 모습도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어쨌든 솔직하게 자기감정을 표현할 줄 안다는 것은 마음이 건강한 것이니까.

그런데 오늘은 머리도 아프고 속도 울렁거려서 힘들다고, 조퇴하고 싶다고 교무실로 나를 찾아 왔다.

“주리야, 몸이 아픈 거니, 마음이 아픈 거니?”

“잘 모르겠어요.”

말끝을 흐리는 주리를 데리고 상담실로 들어갔다.


얼마 전에도 반 친구들과의 문제로 달려와 서럽게 울었던 일이 있어, 오늘은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았다.

“며칠 전 그 일로 아직 마음이 불편한 거니?”

“꼭 그런 건 아니에요. 이제 제가 걔네들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았거든요.”

“선생님 생각에는, 네가 정말 마음을 내려놓았다면 아직도 이렇게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혹시 집에서 엄마랑 그 얘기를 해봤니?”

“아니요.”

주리의 늘 밝고 솔직한 모습을 보아왔기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부모님과 이야기해서 의논해보지 않고?”

“예전에 친구들과의 문제로 갈등이 좀 있었는데, 어느 날 아빠가 저를 부르셔서 엄마 그만 힘들게 하고, 이제 빨리 해결하라고 하신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말하기가 좀 그래요.”


예상치 못한 대답에 마음이 덜커덩 내려앉는다. 아이들에게 친구들과의 관계는 얼마나 중요하고 큰 문제인지, 어른들은 자주 잊는다. 늘 아이들 속에서 생활하는 나조차도, 내 앞에 처리할 사안들이 많을 때는 모르는 척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엄마, 아빠가 힘드니 아이의 문제는 대충 넘어가자고 말하는 것은 참 폭력적이구나, 다시 느낀다. 아이들은 마음 놓고 고민을 털어놓고 들어줄 어른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어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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