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티너리 May 26. 2022

남미에 있는 ‘안데스 공동체’는 뭘 하는 곳일까?


유럽의 EU나 아시아의 ASEAN처럼, 중남미에도 지역 공동체가 존재합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지역 공동체’가 만들어진 이유는 지역 경제나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남미에는 대표적으로 메르코수르 (MERCOSUR)가 있고,  태평양 동맹 (Pacific Alliance)도 최근 국내외 언론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남미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설립된 공동체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안데스 공동체 (Comuniad Andina)입니다. 안데스 공동체는 1969년 5월 26일 콜롬비아 ‘카르타헤나 협약’을 통해 처음 만들어졌으며, 지역 통합을 위해 노력해온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안데스 지역의 문화 가치를 보존하고, 국가 경계선을 넘어 결속력 있는 커뮤니티를 구성하기 위해 설립된 것입니다.


현 안데스 공동체 회원국 (사진 자료: Biz Latin Hub)


현재 안데스 공동체는 (1) 페루, (2) 볼리비아, (3) 에콰도르, (4) 콜롬비아, 이렇게 총 4개 회원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런데, 평소 중남미 지리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왜 몇몇 안데스 지역 국가는 속해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두운 갈색으로 칠해져 있는 안데스 산맥 지역 (사진 자료: edubaba)


위 지도를 살펴보면, 안데스 산맥은 남쪽 칠레부터 북쪽 베네수엘라까지 뻗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안데스 지역’이라 하면 위에 언급된 네 나라를 비롯해 칠레와 베네수엘라가 속한 총 6개 국가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현재 칠레와 베네수엘라는 안데스 공동체 회원 명단에서 빠져있는 것입니다.


우선 칠레의 경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칠레는 1969년 처음 공동체가 만들어질 당시 속해있던 창립 멤버였습니다. 그런데, 1973년 쿠데타로 피노체트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안데스 공동체가 추구하는 경제 정책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신자유주의로 노선을 변경한 피노체트 정권은 특히 안데스 공동체가 정한 ‘조항 24: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방안‘ 내용에 반대했습니다. 적극적으로 경제를 개방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원했던 칠레는 결국 1976년에 안데스 공동체를 탈퇴하기로 결정합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원래는 창립 멤버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1973년 조금의 절차를 거친 뒤 공동체에 가입하게 됩니다. 당시 경제 대국이었던 베네수엘라의 가입으로, 안데스 공동체는 더욱 큰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 베네수엘라가 가입하면서 잠시나마 남미 최대 연합체로 자리 잡게 됩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2006년 우고 차베스가 안데스 공동체를 탈퇴하기로 결정합니다. 그가 탈퇴를 밝힌 이유는 정치적 이유가 컸습니다. 2000년대 초 페루와 콜롬비아가 미국과 FTA를  맺자, 반미 성향이 강했던 차베스는 회원국들에게 비판적 시각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베스는 '안데스 공동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남미 공동체'를 만들고 싶은 야망을 내비쳤습니다. 베네수엘라의 탈퇴 결정으로, 안데스 공동체가 가지고 있던 명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안데스 공동체 국기 (사진 자료: 위키피디아)


이런 갈등의 역사가 있었음에도, 안데스 공동체는 여전히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속한 국제적인 조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 최고 석학으로 꼽히는 카를로스 말라무드 교수는, “안데스 공동체는 메르코수르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남미의 공동체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현재 안데스 공동체는 4개 회원국 외에도 남미 5개국을 준회원국으로 두고 있으며, 스페인과 모로코가 옵서버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데스 공동체는 역내 민주주의 강화를 위한 시민 사회 활성화 프로그램을 비롯해 무역과 서비스, 투자, 안데스의 정체성 확립과 같은 다양한 방면에서 안데스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하루 5분 중남미 역사상식 매거진에서는 그날 벌어졌던 역사를 다룹니다. 매일 알쓸신잡st 글을 통해 중남미의 시시콜콜한 역사이야기를 알려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